수억 원의 빚, 그 절망을 희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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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 원의 빚, 그 절망을 희망으로
  • 육성준 기자
  • 승인 2018.06.27 18: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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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네닭발’ 조석호 대표

“절실한 사람들에게 체인점을 내 주는 게 제 원칙입니다. 왜냐구요? 제가 절실한 상황에 놓여봐서 그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니까요.”

‘석호네닭발’ 조석호(53) 대표의 말이다. 4년 전 수억 원의 빚 독촉 전화에 밤잠을 설치며 지냈다는 그의 이야기 속에서 그 절실함은 당연한 것으로 보였다.

어려서부터 요리하는 걸 좋아했던 조 대표는 삼겹살집, 술집 등 식당을 운영하며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졌다. 하지만 남는 건 불어나는 빚이었다.

고민 끝에 지난 2014년 청주시 봉명동 허름한 상가건물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석호네닭발’을 개업했다. 자금은 돌아가신 아버님의 부조금 밑천이 됐다. “어머님께 사정했어요. 돈 한 푼 없으니 좀 도와 달라고 그땐 정말 불효자가 된 기분이었어요.”

“또 망하려고 그러느냐”는 주변 지인들의 핀잔 속에 시작했지만 닭발집은 같은 해 연말, 입소문이 났고 택배 주문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가게는 곧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리고 4년이지만 현재 대전 둔산에 27호점까지 열었다. 청주에는 14개점 점포가 있다. 연 매출은 100억 원을 기록했다.

조 대표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닭발집 문을 열기 전 3년간 양념의 비법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3년 동안 매일 닭발을 만들어 지인들에게 맛보라고 했죠. 그래서 맛있게 매운 닭발 양념의 정점을 찾은 것 같아요.”

그 정성을 이어가고자 지금까지도 본인이 양념을 직접 제조한다. 닭발에서 양념까지 모두 국산 재료다.

힘든 상황을 겪어본 조 대표는 지난해부터 충북시민재단의 1004클럽 CEO포럼에 가입해 희망 전도사 역할을 자처했다. “어려운 이웃들, 특히 청소년들한테 좌절하지 말고 희망을 품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도 죽을 만큼 힘든 시기를 겪었는데 이렇게 다시 일어섰잖아요.”

그는 기존 기부금 외에 체인점을 낼 때마다 20만 원씩 기부도 한다. “적은 금액이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곳에 쓰였으면 해요. 1004클럽은 그렇게 잘하잖아요.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기부만 하고 끝이 아니라 행동하는 모습이 보이니 참 예쁜 모임 같습니다.”

지난 8년간 무보수로 청주직지FC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사비를 털어 선수들의 뒷바라지를 했던 일이나 전단 뿌릴 돈 한 푼 없어 전전긍긍했던 사연 등 희망이 없어 보일 것 같았던 과거를 청산한 그의 목소리에서 당당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석호네닭발’은 이제 국내뿐 아니라 오는 7월 인도네시아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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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진 2018-06-27 22:01:24
일단 너무 있는 석호네 닭발...
맵기만 했던 기존 닭발들과.차별화된 있는 약간매운?맛 ㅎㅎ 오지요 ^^
늘 응원하고 주변을 둘러보실줄 아시는 조석호 사장님 존경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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