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왠일, ‘과수 화상병’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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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왠일, ‘과수 화상병’ 확산
  • 윤상훈 기자
  • 승인 2018.07.0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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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약조차 없는 치명적 질병…충북도·제천시 확산 방지에 총력

‘과일나무 구제역’으로 불리는 ‘과수 화상병’이 제천 지역 일부 과수농장에 발병해 지역 과수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제천은 이미 지난 4월 이상저온으로 복숭아와 사과·옥수수·블루벨리 등의 과수가 냉해를 입기도 했다. 과수 냉해는 봄에서 여름으로 계절이 바뀌는 시점에 상습적으로 안개가 발생하는 ‘청풍호’ 주변 과수농가에서 집중 발생했다.

이상저온으로 냉해를 입은 제천지역 과수농가가 이번에는 ‘과일나무 구제역’으로 불리는 ‘과수 화상병’에 신음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과수 화상병이 지역에 기승을 부리자 충북도가 기술영농종합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선 것. 이상천 시장도 일선 피해 농가를 찾아 공무원들에게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현지 지도에 나섰다. 화상병은 주로 백운면 사과 과수원을 중심으로 발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현재 화상병이 발병한 지역은 백운면 지역 10개 과수농가 9.8㏊다. 앞서 충북도와 제천시는 지난 4일과 15일 백운면 방학·도곡·화당리 1~2차 발생 다섯 농가 3.6㏊의 과수를 매몰 처리했다. 매뉴얼에 따라 이 과수원을 중심으로 반경 100m 이내 8개 농가의 5.3㏊ 과수도 함께 묻었다.

이상저온으로 냉해를 입은 제천지역 과수농가가 이번에는 ‘과일나무 구제역’으로 불리는 ‘과수 화상병’에 신음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 같은 지역 5개 농가 6.2㏊ 과수원의 사과나무 14그루에서 또 다시 화상병이 발생하는 등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반경 100m 이내 12개 농가 11.9㏊를 모두 매몰 처리했다. 도와 시는 화상병이 발생한 과수원 내 왕벚나무 41그루도 함께 처리했다.

제천시 관계자는 “충북도와 함께 인력과 장비를 총력 투입해 화상병 발생 과수원 출입을 통제하면서 매몰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며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2개조 9명으로 구성된 기술영농종합상황실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과수 농가에 손실보상금을 신속히 집행하기 위해 국비와 지방비 등 10억여 원의 긴급 방제비를 편성했다”며 “제천시와 인접한 시·군 과수농가에 대해서도 충북도가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하는 등 제천과 주변 지역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제천시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5월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 백운면 2개 농가로부터 화상병 의심 신고를 받았다. 이에 따라 국립농업과학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결과 지난 5월 29일 확진을 통보받았다. 제천지역에서 화상병이 발병한 것은 지난 2015년 7월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백운면의 한 과수원 사과나무 6점이 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화상병은 세균병의 일종으로 사과나무나 배나무가 마치 화상을 입은 것처럼 검게 그을린 증상을 보이다 나무 전체가 말라 죽는 병이다. 아직 치료 약제가 개발되지 않은 만큼 농가는 예방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보통 예방 약제를 개화 전, 70% 개화 때, 개화 10일 후 등 3회에 걸쳐 살포해야 한다. 4월 중순 이후 사과·배·비파·모과 등의 작물에 발생하는 병으로 올해는 이미 시기가 지난 상황이다.

화상병은 벌과 파리 등 곤충과 비바람·농작업 도구 등에 의해 전염된다. 따라서 농가 단위에선 화상병 세균이 작업자를 통해 전파되지 않도록 작업도구·작업복 등을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과수원을 출입할 때 70% 알코올이나 일반 락스를 20배로 희석해 작업도구와 작업복을 소독해야 한다.

제천시 관계자는 “화상병이 발생하면 해당 농가뿐만 아니라 반경 100m 이내에서 재배 중인 사과·배 나무를 모두 매몰하는 방식으로 방제하고 있다”며 “화상병이 발병하면 애써 재배한 사과와 배는 물론 나무까지 한꺼번에 잃고 이미 발병한 농가는 앞으로 5년 동안 과수를 재배할 수 없게 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는 만큼 농가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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