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자연풍경이 빚어낸 묘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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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자연풍경이 빚어낸 묘한 세계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8.07.1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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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립미술관 오창전시관 기획전〈도서산간圖書山間〉

청주시립미술관 오창전시관에서 올해 첫 번째 기획전인〈도서산간 圖書山間〉전시가 8월 26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책과 자연풍경을 주제로 전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김기성(영상, 사진), 김지선(회화), 김태형(회화), 서유라(회화), 이지현(설치), 이현열(회화), 임수식(사진), 하루 K(회화) 총 8명의 작가가 5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 기획의 출발점은 예부터 우리민족에게 익숙한 완상(玩賞 즐겨 구경함)문화를 되돌아보고자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청빈한 삶을 명예롭게 여겼던 과거 선비들의 대표적 완상 기물로는 수석이 있는데, 이때의 수석은 단순히 기이하게 생긴 돌이 아니라 거대한 자연풍경을 연상케 하는 역할을 한다. 책을 읽는 선비의 책상에 놓인 수석은, 자연으로 직접 나아가지 않고도 자연의 상징물을 늘 가까이 두어 세상의 섭리를 깨우치고자 하는 의도를 담은 기물이었던 것이다.

김기성 작가는 독일과 한국의 오래된 헌책방 책장에 무심히 꽂혀 있는 책들의 뒷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서유라 작가는 다양한 책들을 극사실 기법으로 그리는 작업을 한다. 화면을 가득 채운 책들은 각각의 정보를 내포하는 도구이자 개별화 된 주체로 표현된다.

텍스트에 대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는 이지현 작가는 예술, 인문학 등 다양한 책들을 펀칭기로 완전히 파편화 시킨 뒤, 다시 그 조각들을 이어 붙이는 작업을 진행한다.

‘손바느질 사진’으로 유명한 임수식 작가는 조선후기에 유행한〈책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한다. 작가는 특별할 것 없는 현대인의 책장을 사진으로 인쇄하고 이를 손바느질 과정을 거쳐 편집된 이미지로 만들어 낸다.

영국 유학시절부터 풍경이라는 주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김지선 작가는 덧칠과 지우기라는 반복적인 표현방법으로 본래의 형태를 잃어가는 풍경의 이미지를 화면 속에 그린다.

한국화와 일러스트디자인을 전공한 김태형 작가는 가사와 육아를 하면서 느낀 일상의 소소한 감정들을 재구성해 공상 혹은 망상에 가까운 동화로 들려준다.

작품 속 풍경을 현장에서 직접 사생하는 이현열 작가는 화면 곳곳에 조그마한 도상들을 숨겨 놓는다.

작가 하루K는 〈맛있는 산수〉시리즈를 통해서 인간의 세속적 욕망과 정신적 욕망을 이분법적으로 재치있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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