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의 가족이 아버지에게 부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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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명의 가족이 아버지에게 부친 편지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8.07.1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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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시인의 가족, 고인에게 쓴 글 모아 『마음꽃밭』발간

김은숙 시인의 가족 17명은 15년 전 갑작스럽게 이별한 선친을 위해 특별한 생신선물을 준비했다. 최근 공동 집필한『마음꽃밭』이 <도서출판 고두미>에서 나온 것이다.

책『마음꽃밭』은 가족이란 무엇이고, 어려움 속에서 가족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의 저자는 고인의 아내, 동생, 처제. 처남, 자녀, 조카, 손자, 손녀 등 17명이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고인을 기억하고 끄집어냈다. 가족 간의 소통단절과 붕괴를 우려하는 이 시대에 『마음꽃밭』은 가족 간의 사랑이 일궈내는 따뜻한 위로를 느끼게 한다. 고인의 81세 생신 선물로 이 책을 발간했다.

책『마음꽃밭』에선 이러한 내용이 나온다.“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를 떠올리면 일순간 모든 것이 정지되거나,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슬픔 속에서도 누군가는 일어나야 했고 누군가는 부축해야 했다. 모두 아픈 가운데에서도 누군가는 사랑을 줘야 했고 누군가는 위로받아야 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의연한 버팀목이 되어야 했다. 아버지의 큰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온 우리 가족은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보듬으며 서로의 존재와 사랑에 의지해서 여기까지 온 듯하다.”(중략)

류정환 시인은 “고인을 이렇게 간절하게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가족들에게 이른바 ‘저세상’이란 ‘기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고인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며 행복의 꽃밭을 이룬 가족들, 고인에게 이렇게 흐뭇한 선물이 또 있을까.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이 되는 그들의 꽃밭에선 슬픔조차 영롱하고 향기롭다. 누군가 이 글들을 읽는다면 이 세상에 꽃밭이 그만큼 넓어지는 일이 되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 책은 청주 철당간 앞 우리문고와 금천동 꿈꾸는 책방에서 구할 수 있다.

김 시인은 34년 교직생활을 마치고 지난 2월 명예퇴직했다. 지금은 우리문고의 문화공간 ‘우리’의 기획자로 인문학 독서모임을 개최하고 있다. 김 시인은 “몇 권의 시집을 낸 것보다 이번 책이 주는 감동이 더 크다. 가족들이 책을 읽고 여러 번 울기도 웃기도 했다. 7월 19일이 아버지의 생신이시다. 그 때 선물을 드리려고 한다. 사실 책을 쓰면서 우리들이 더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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