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공무원이었던 이규상 씨는 지난해 고향인 부강면에 ‘삼버들작은도서관’을 열었다. 4년 전 건강에 무리가 와 공직에서 조기 퇴직한 그는 이제 도서관장이 됐다. “이 동네에 버드나무가 세 그루 있었다. 삼버들 이름은 그렇게 지어졌다.”
퇴직 후 “닭튀김집을 하려다 책이 너무 많아 어쩔 수 없이 도서관을 열게 됐다”고 농을 던지는 그의 책 사랑은 여전하다. 그는 도서관 뒤 비밀창고 같은 공간을 보여줬다. 창고 안에는 족히 몇 만권의 책이 전시돼 있었다. 청원군과 청주시에서 근무할 때 그는 부강, 오창과 관련된 책을 5~6권 썼다. 향토사 연구에 있어 그는 많은 업적을 남겼다.
“부강면이 세종시로 편입될 때 부강면장을 맡고 있었다. 부강 관련 책도 여러 권 썼다. 고향에 대한 애착이 크다. 지금에야 말하지만 부강면이 세종시로 편입된 것은 참 아쉽다. 얼마 전 부강 출신 퇴직자들과 함께 ‘부강향토연구회’를 만들었다. 부강 관련 이야기를 수집하고 답사도 떠난다. 교수출신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학술회의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공교롭게도 아들 사업 때문에 최근 보은으로 이사한 이 관장은 매일 부강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부강 초등학교 100년사를 집필했다. 사실 부강에는 ‘삼버들도서관’이 유일한 도서관이다. 도서관장으로 그가 꿈꾸는 것은 무엇일까. “편안하게 지내고 싶다. 어떠한 목표를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 부강 사람들이 오는 사랑방이자 아이들의 공부방으로 만들고 싶다.” 오후 4시 미술수업을 받기 위해 온 아이들이 도서관 문을 두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