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청주TP조성기
문화재 보존이냐 활용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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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청주TP조성기
문화재 보존이냐 활용이냐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8.07.1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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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청주시 역사박물관 청주테크노폴리스에 조성하자
”마한-백제를 품은 1~5세기 역사 밝힌 중요한 유물 나와
1차 발굴현장 보존 대신 아파트 건설, 유물전시관만 조성해

청주시가 테크노폴리스 사업(이하 청주TP) 지구를 2.2배 늘리는 방안을 짜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시작될 문화재 발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차 발굴조사에서 청주의 고대사를 밝힐 수 있는 유물들이 출토됐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땅을 덮고 공사를 강행했다. 발굴조사 지역은 주거 지역으로 지정돼 아파트가 이미 들어섰다.

지난 5년 전 발굴에 참여했던 도내 5개 기관은 유물을 모아 ‘청주 마한 백제를 품다’ 전시를 4월 25일부터 8월 31일까지 충북대 박물관 제2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발굴기관들이 협력해 조사를 마친데다 공동보고서 작성 및 전시까지 연 것이다.

 

발굴기관이 연 이례적인 전시

 

충북대박물관에선 8월 31일까지 ‘청주 마한 백제를 품다’전시회가 열린다. 전시회에선 송절동 유적에서 확인된 원삼국~삼국시대 분묘, 주거지, 제철 관련 유구 등을 만날 수 있다.

한국고고학계에선 이례적인 일이지만 일반 대중에게까지 이번 전시가 알려지지는 못했다. 발굴 기관 중에 하나였던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의 우종윤 원장은 “1차 발굴 조사의 결과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이 지역은 청주역사를 규명할 수 있는 장소이다. 면적이 확대된다면 어떤 유적이 발굴될지 모른다. 초기단계에서부터 유적 발굴에 대한 그림을 갖고 시작해야 한다. 1차 발굴의 경우 유적보호가 불가능했다. 2차 발굴에서는 시작부터 유적 발굴 이후에 대한 안을 짜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유적 발굴이후 시가 할 수 있는 것은 유적공원, 전시관 조성과 같은 소극적인 조치부터 청주시역사박물관 건립까지 확대될 수 있다.

지난 1차 발굴로 인해 청주의 1~5세기 역사를 밝힐 수 있는 취락, 무덤이 대거 발견됐다. 송절동 유적에서 무덤만 340개가 확인됐다. 마한에서 백제에 이르는 역사의 한 조각을 송절동 유적에서 찾을 수 있는 셈이다. 이는 지역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고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단면이기도 하다.

성정용 충북대박물관장(고고미술사학과 교수)은 “AD 1, 2, 3세기 마한 시대 한 지역에서 이렇게 많은 무덤이 몰려있는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집단 취락지였다. 4세기 집자리 터도 550개가 확인됐다. 마한에서 백제에 이르는 역사를 송절동, 신봉동, 봉명동 유적을 통해 입증할 수 있다. 1세기에서 5세기에 이르는 1000여개의 무덤을 통해 고대의 핵심지역이라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성 교수는 마한-백제 시대 전공자이다.

이미 봉명동과 신봉동 유적은 발굴 조사를 마쳤고, 신봉동엔 발굴 이후 백제유물전시관이 들어섰다. 송절동은 1차 발굴을 마쳤고, 향후 지구가 확대되면 2차 발굴작업이 시작된다.

1차 발굴 이후 문화재청 매장분과위원회 결정은 부지 안에 유적공원을 짓는 것이었다. 유적공원은 신설되는 내곡초등학교와 우방1차 아파트 인근에 조성된다. 청주테크노폴리스 자산공사 관계자는 “공원이 1만 7851m²면적에 조성되고, 그 가운데 전시관은 760m² 규모다. 단층 건물로 지어지고 예산은 31억 5000만원을 세웠다”라고 답했다.

 

전시관으로 끝나기엔…

 

청주 송절동 유적 출토 마형대구

전시관에선 1차 발굴조사에서 나온 유물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2차 발굴에서 어떠한 유물이 나올지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전시관 건립 예산이 너무 적다는 얘기도 나온다. 청주TP 자산공사 관계자는 “처음에 공원부지였던 곳에 전시관이 들어서게 되면서 역사공원으로 이름을 바꾸게 됐다. 계획대로 전시관을 조성하면 청주시로 이관하게 된다. 국보급 유물이 나오든 안 나오든 문화재청에 심의를 받아 보존 방향을 결정짓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내곡초 운동장 부지 일부는 문화재 현장보존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청주시는 청주TP부지 개발과 관련한 지분을 20% 갖고 있다. 성 교수는 “자산공사는 어찌보면 사기업으로 이윤을 목표로 할 수밖에 없다. 전시관이 제대로 지어지기 위해서는 지역사회가 관심을 갖고 개입해야 한다. 전시관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청주시 역사박물관을 짓는 것을 제안한다. 대전시만 해도 대전역사박물관이 문을 열어 지역사회 명소가 되고 있다. 자라나는 미래세대에게 역사박물관을 통해 지역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역사박물관이 들어설 최적의 장소는 바로 송절동이다”라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문화재의 현장보존이냐 활용이냐라는 근본적인 고민이 있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한범덕 청주시장이 갖고 있는 문화재에 대한 의지와 철학이다. 청주시가 지분을 설령 0%갖고 있더라도 청주시역사박물관을 짓는 것에 의미를 두고 예산 지원을 하든지 계획에 참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중지를 모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청주TP 자산공사 관계자는 “우리는 계획대로 준공하는 것밖에 못한다. 만약 시가 공원을 인수 받은 뒤 추가로 박물관이든 어떠한 시설을 지을 수는 있겠다. 시의 선택이지 자산공사 입장에선 아무런 답변도 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1차 청주TP 조성사업은 2015년부터 152만m²에 이뤄졌고, 24만m²가 2차로 추가됐다. 3차는 198만m²에 한 해 개발할 예정이다. 3차는 아직 지구지정이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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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마한 백제를 품다’전시회

충북대박물관에서 8월말까지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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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절동 유적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외북동‧화계동일대의 청주TP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부지 내에 위치한다. 지표조사를 통해 여러 시대의 유구들이 확인됨에 따라 지역의 문화재발굴기관 5곳은 발굴조사를 15만 5193m²에 한해 실시했다.

그 결과 마한에서 백제 한성기 무렵의 토광묘들이 여러 지점에 나뉘어 밀집조영된 것이 드러났다. 500여기 이상의 주거지및 수혈‧지상식 건물지 등과 함께 제련소, 각종 생산유구들도 나왔다. 송절동 유적은 마한-백제 한성기 무렵 청주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웅변해 줄 수 있는 핵심적인 유적으로 보고됐다.

충북대박물관에선 8월 31일까지 ‘청주 마한 백제를 품다’전시회가 열린다. 전시회에선 송절동 유적에서 확인된 원삼국~삼국시대 분묘, 주거지, 제철 관련 유구 등을 만날 수 있다. 발굴현장에 대한 사진과 유물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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