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쌓이는데 짓기만 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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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쌓이는데 짓기만 해서야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8.08.0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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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 아파트 미분양위험 높은 지역으로 선정, 소비심리 위축

음성군이 전국에서 미분양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충주·청주 등 도내 일부지역이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적은 있지만 미분양위험도가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국토정책 브리프’에 따르면 음성군의 미분양위험지수는 85.0으로 도내에서 유일하게 미분양 주택 경고지역(위험지수 80 이상)에 포함됐다. 음성군의 미분양 주택 수는 600가구가 넘는다.

음성군이 전국에서 미분양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계없음.

미분양주택 경고지수는 현재 미분양 주택수를 최근 2년간 미분양 주택 최대 값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해 산출한다. 80 이상이면 경고, 60~80이면 주의로 진단한다. 전국적으로 미분양주택 경고지역은 모두 15곳, 주의지역은 6곳이다. 음성지역은 미분양주택 증가와 함께 신규 주택 공급 강화와 지역경제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쳐 하반기 아파트 매매가 하락이 예상된다.

주택연구원 관계자는 “미분양 위험성이 높은 지역에 대해서는 공공부문 택지공급 축소, 매입형 임대주택 확대, 건설사 보증한도 제한 및 심사 강화, 주택건설기준 심의 강화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성지역은 지난해 ‘청약제로’ 현상이 일어난 곳이다. ‘음성 생극 태경 에코그린’이 대표적인데 104가구 중 1순위와 2순위에서 청약접수자가 한명도 없어 청약제로 사태를 겪었다. 2016년에도 음성군 대소면 IC윌메이드타운은 409가구를 분양해 미분양 아파트가 163가구였다. 하지만 음성지역엔 올해도 아파트 공급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금왕읍에 우신종합건설㈜의 새로운 브랜드 아파트인 ‘리온 더 클래스’가 분양을 시작했다. 지하 2층, 지상 15~23층 아파트 25개 동 규모로 총 1664세대다. 시행사 측은 교통여건 및 정주여건을 내세우며 홍보하고 있지만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많은 건설사들이 미분양을 막고자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악성 마케팅의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는 중도금 대출 무이자 혜택을 재등장시키고 있다.
시장금리 인상으로 이자부담이 커진 만큼 비슷한 입지의 아파트라면 중도금 대출 무이자 조건을 내건 단지로 사람이 몰릴 수밖에 없다. 부동산 업계는 비정상적인 마케팅도 많은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이 무이자라고 해도 민간분양 아파트는 분양가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분양가에 이자를 포함시켜도 계약자는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준공 시점까지 미분양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건설사는 부도 위험에 몰릴 수 있다”며 “이런 이유 등으로 건설사들은 미분양 물량을 빨리 없애기 위해 다양한 꼼수 마케팅을 동원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분양 발생 원인, 선분양 후시공
선분양 후시공 제도는 미분양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이 된다. 공급자 위주가 아닌 수요자 위주의 후분양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건설사 측은 분양공고만 낸 후 당첨자 추첨 등 계약을 하루 만에 끝내는 방식으로 사람을 모으는데 이 과정에서 인기 있는 동이나 층에는 청약자격 제한 없이 일반 수요자들에게 돌려 계약률을 높일 수 있다.

분양 리모델링이나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도 영업을 뛰는 사람들이 허위 광고나 과장된 마케팅으로 잘못된 허위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아울러 중도금 대출이 무이자라도 민간 분양의 경우 아파트 분양원가가 공개되지 않아 분양가에 이자를 포함시켜 분양해도 계약자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모를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음성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도 예외가 아니어서 수요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미분양 관리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혁신도시 개발이 이뤄지면서 원도심 공동화가 심화되고 있다. 음성 맹동면 혁신도시에 신규 아파트가 과잉 공급되면서 도시 중심부 상주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주택 공급 과잉이다. 인구가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도심 외곽에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원도심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인구는 정체되거나 감소하는데 신규 아파트 물량이 쏟아지다보니 기존 원도심 인구는 줄어들고 빈집이 늘어간다. 이 같은 현상이 전국적으로 일어나겠지만 음성군은 최근 들어 심해졌다”며 “빈집이 계속 늘어나면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 정부가 인허가 물량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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