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빛낼 것인가 무술로 남을 것인가
상태바
빛으로 빛낼 것인가 무술로 남을 것인가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8.08.16 09: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사원, 충주 라이트월드 감사여부 검토 ‘촉각’

감사원이 충주라이트월드 조성사업에 관한 감사 실시여부 검토에 착수한 가운데 금주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충주시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최근 라이트월드 조성사업에 관한 전반적인 자료를 제출하라고 시에 요구했다.

충주지방분권시민참여연대가 지난달 19일 라이트월드 인허가 관련 시의 행정처리 등이 적절했는지를 확인해 달라는 공익감사를 청구한데 따른 것으로, 감사원은 청구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감사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참여연대는 “충주세계무술공원은 1000억 원 이상의 혈세를 투자해 조성했는데 시는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능력도 없는 라이트월드 사업자에게 땅을 10년 임대했다”면서 “시와 라이트월드의 유착관계를 소상히 밝혀달라”고 감사원에 요구했다.

또 “라이트월드는 법인등록을 했지만 자본금 2억 원의 영세 개인사업자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감사원 감사청구에 그치지 않고 청와대 국민청원, 사법기관 수사의뢰 등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트월드 문제는 지난 6·13지방선거 때도 쟁점이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우건도 충주시장 후보는 라이트월드를 ‘낮엔 흉물, 밤엔 시민 돈을 먹는 하마’로 규정하고 철거를 공약했으며, 같은 당 충주지역위원회는 “개인사업자에게 충주시민의 재산인 무술공원을 내준 것은 특혜”라고 비난했다.

참여연대도 충주시와 라이트월드 측이 6·13지방선거 전 선거법 운운하면서 유료입장을 고수하더니 최근에는 충주시민에 한해서 무료입장을 시키는 점도 의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라이트월드 측은 “불법 시설에 하자투성이인 것처럼 왜곡하고 명예를 훼손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며 우 후보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마찰을 빚었다.

자유한국당 조길형 충주시장은 “라이트월드는 수도권 전철 시대를 맞아 외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시설이다. 지역경제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라이트월드에 관한 논란이 가열되면서 충주시의회는 조사특별위원회 구성을 논의 중이다. 충주시의회는 라이트월드 야간 유료 조명시설 개장과 관련해 행정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합의했다.

시의회 특위 구성…감사결과 이후로
충주시의회는 시가 허가한 라이트월드의 추진과정부터 인허가상 불법과 편법이 작용했는지 등 그간 집행부의 허가경위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더민주당 소속 시의원 11명 모두가 자필 서명한 상태다. 시의회 구성원 19명 중 과반수가 넘는 의원들이 합의한 것.

이렇게 되기까지는 라이트월드를 추진했던 단체장이 자유한국당 소속인 것도 한몫하고 있다는 목소리다. 시의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홍진옥 의원은 “라이트월드 특위 구성 전에 집행부의 입장과 의회 사무국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들을 필요가 있고, 특위보다는 9월과 10월 임시회 행정사무감사와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특위 구성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해프닝도 있었다. 최근 댐·군비행장피해극복과 관련해 시민행복회의라는 단체가 구성돼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라이트월드 문제가 언급됐다. 상황이 이렇자 이 단체에 가입했던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 2명이 기자회견 당시 자신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언론보도에 싣지 말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 여부가 검토되면서 시의회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감사원 감사 결과를 지켜보고 특위 구성을 진행하기로 한 것. 참여연대는 의원들이 특위를 구성하기로 서명하고서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원주국토관리청은 충주시 관광과에 민원사항(국민신문고) 처리에 따라 라이트월드 주변에 설치된 울타리가 불법 시설이라며 조치를 요청했다. 울타리가 국가하천 남한강 자전거도로와 인접해 불법 시설이라고 충주시에 공문을 보내 개선을 요구한 것.

하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때문에 지역의 이목은 감사원 결과에 쏠리고 있다.

감사원은 감사청구대상과 감사청구요건의 적합성 여부, 감사청구인 명부에 기재된 서명 유효 여부 검토를 거쳐 감사 개시 또는 각하를 결정하게 된다. 법정성립요건과 함께 주민감사 청구대상이 된 라이트월드 조성사업 추진과정을 훑어본 뒤 주민감사청구 심의회 의결을 거쳐 감사 개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감사가 개시되면 감사원은 60일 이내에 감사를 완료해 그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 문제가 있으면 시정 요구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참여 작가 “작품비 못 받아” 소송
라이트월드사업에 참여했던 한 작가는 작품비를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라이트월드 사업장 입구에는 에릭 송 작가의 메탈아트 작품들이 설치돼 있다. 이 작가는 “라이트월드 측이 계약이행을 하지 않아 작품비로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며 소송 중이다.

해당 작가는 라이트월드 측이 당초 1650㎡ 규모의 전시관을 지어주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작품에 대한 비용도 여전히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릭 송 작가는 “그분들이 이행을 못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 왔고 그래서 저도 법적으로 제 작품이 거기에 들어가 있으니까 소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트월드 내 에릭 송 작가의 작품은 모두 156점. 작가가 추산하는 작품 값은 50억 원 상당이다. 작가는 “전시관을 지어준다는 라이트월드 측의 조건에 가격을 낮춰 10억 원을 제시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비용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작가는 작품 소재가 ‘메탈’인 만큼 비와 눈 등 기후에 따른 작품 손상과 어린이 안전사고에 대해 우려했다. 하지만 작품을 빼려 해도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

에릭 송 작가는 “나 말고도 많은 작가들과 공사에 참여했던 분들이 비용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며 “우선 작품 철거를 위해 변호사를 선임했고 법적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충주라이트월드는 충주시 칠금동 세계무술공원 내에 조성한 빛 테마파크다. ‘세계 최초·최대 빛 테마파크’를 표방하면서 지난 4월 13일 개장했는데 공론화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아 개정 전부터 논란이 일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