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깃거리 많은 이 곳, 맛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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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깃거리 많은 이 곳, 맛도 있겠지?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8.08.22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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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멋 그리고 색다른 이야기가 함께하는 ‘숲속빵시장’
유목펜만들기 이시륙 작가, 업계에서 소문난 ‘나란히작업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지역문화진흥원과 함께 하는 지역문화콘텐츠 특성화 사업 ‘숲속책빵’이 오는 29일 청주중앙공원 일원에서 오후 5시부터 진행된다. 본사와 베이지가 함께 참여하는 비영리재단 ‘포레스트’와 성안길상인회, 그리고 청주시의 협조로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20여개 업체가 참여하기로 한 이번 ‘숲속책빵’에는 제품 판매뿐 아니라 공연과 이야기가 함께 한다. 이번호에서는 8월 행사에 참여하는 새로운 업체와 작가를 소개한다.

(왼쪽부터) 김사랑, 이슬기 대표 /육성준 기자

초청 쇄도하는 커피공방 ‘나란히작업실’

‘나란히작업실’은 더치커피와 밀크티 그리고 수제청을 만드는 공방이다. 용암동에 위치한 공방은 김사랑(29), 이슬기(25) 두 명의 공동대표가 운영한다. 유명 식음료체인점에서 함께 일하며 5년 넘게 알고 지내던 두 사람은 2년여 전부터 취미로 지인들에게 커피를 조금씩 만들어 선물했다. 취미로 시작한 일은 호응이 좋았고 그게 발단이 되어 회사를 그만두고 공방을 차리게 됐다.

김·이 공동대표가 취미로 시작한 2년 여간 실험들이 밑거름이 되어 ‘나란히작업실’은 탄생했다. 김 대표는 “‘나란히작업실’은 키가 비슷한 우리 둘이 나란히 설 수 있다는 뜻과 판매자와 소비자가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같이 제품을 소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란히작업실’은 음료와 수제청을 주 메뉴로 한다. 그리고 제품에는 ‘나란히작업실’이 내세운 3무 원칙이 적용된다. 3무 원칙은 무색소, 무방부제, 무보존제를 의미한다. 여기에 마켓에 특화된 제품들을 주 메뉴로 한다. 이 대표는 “주로 마켓에 참여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맛보도록 수제청의 크기를 300ml로 줄였다. 요즘 마켓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선호하는 사이즈인데, 시중에서 많이 유통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들이 ‘나란히작업실’을 입소문 나게 만들었고, 전국 여러 마켓들에서 이들을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 김 대표는 “여러 문의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사업적인 고민을 해야 했고 그래서 최근 사업자를 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자를 내기 전부터 전국의 여러 마켓에 참여했다. 그는 “광주 곳장마켓에 참여했고, 올해 9월에 경주에서 열리는 그린플러그드페스티벌에 참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린플러그드페스티벌은 2010년부터 시작한 음악공연으로 이곳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특징적인 스토리를 갖고 있어야 한다. 광주 곳장마켓은 파워셀러 50인을 선정해 운영하는 마켓이다.

김 대표는 “처음에 그린플러그드페스티벌에 꼭 참여하고 싶어 문의를 했는데 거절당했다. 하지만 취지와 제품을 설명하고 보여줬더니 되레 그쪽에서 함께 했으면 한다고 연락이 왔다”며 과정을 설명했다.

‘나란히작업실’은 현재 H백화점 팝업스토어로부터 참여제의가 들어와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생각보다 많은 관심에 당황스럽지만 아직 외연적으로 모습을 갖추고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매장을 내고 온라인판매 준비를 하는 등 하나씩 다져나가겠다”고 계획을 말했다.

‘나란히작업실’은 앞으로 ‘숲속빵시장’에 참여한다. 김 대표는 “‘숲속빵시장’에 판매자이기 전에 소비자로 자주 방문했다. 의미 있는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사직동에서 작업하고 있는 이시륙 작가 /육성준 기자

스토리 담은 펜만들기. 이시륙 작가

이시륙(34) 작가는 유목펜을 만드는 사람이다. 유목펜은 ‘흐르는 물에 떠다니는 나무로 만든 펜’을 의미한다. 청주 사직동에 작업실을 차려놓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지역 청년예술가로 전국을 돌며 유목펜과 관련해 전시와 체험활동을 한다.

그는 청주 가덕면에서 나고 자라 청주의 한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본명이 이시륙은 아니다. 이시륙은 ‘26도’를 소리 나는 대로 표현한 말로 그와 지인들이 작은 실험공간을 내고 비공개로 서로 생각을 나누는 공간인 ‘26도씨 프로젝트’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이 작가는 “누구에게나 아지트 같은 공간이 필요하고, 그 공간을 통해 창의적인 생각이 발현된다”며 “저도 그 공간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착안했다”고 말했다. 그가 지금 진행하고 있는 유목펜 만드는 작업도 그런 가운데 나왔다. 한때 바다에 떠다니는 괴목으로 만든 작품들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유목펜을 만드는 예술가들은 지금도 많지 않다. 그는 “2년 정도 이 일을 하고 있다. 아직 배울게 더 많다”고 멋쩍게 말했다. 이어 “나뭇가지를 보고도 이게 어떤 방식으로 잘려졌는지 그 당시에 기후는 어땠는지 펜 하나를 통해 설명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아직 갈길이 멀다고 한다.

요즘엔 청주지역의 나뭇가지를 수집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그의 작업실에는 얼마 전 재개발로 없어진 모충동의 오래된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나뭇가지, 그리고 수곡동에 있는 보호수에서 떨어진 나뭇가지들이 잘 손질돼 있다.

이 작가는 “주로 채집은 바닷가로 간다. 바닷가에는 흘러 다니다 해변에 밀려온 나뭇가지와 수령을 파악하기조차 힘든 재료들이 많기 때문이다”고 말하면서도 “지역 작가로 내가 사는 지역에서도 의미 있는 나무들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요즘엔 바다보다 청주인근의 보호수들에 관심을 갖고 찾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지만 쉽게 잃어버리는 필기도구이고, 또 내 것이지만 내 것이라는 애착이 크지 않은 펜을 직접 만들면서 내가 쓰는 물건에 대한 의미를 찾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시륙 작가는 중앙공원에서 열리는 ‘숲속빵시장’에 참여한다. 중앙공원 압각수 근처에서 체험활동을 열어 사람들에게 일상에서 꼭 사용하면서도 쉽게 버리는 물건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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