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숲길을 걸어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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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숲길을 걸어 보셨나요?
  • 충청리뷰
  • 승인 2018.08.3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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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연결되는 어싱(Earthing) 추천…대전 계족산 걸어볼 만

“이 세상이 하나의 가족인 걸 잊지 말자. 하늘은 아버지이고, 땅은 어머니이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은 누이와 형제들이다. 대지를 맨발로 걸으면 우리의 정신은 우주로 연결된다.”

미국 원주민의 격언이다. 지난주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이 지나갔다. ‘솔릭’은 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전설 속의 폰페이섬 족장’을 뜻한다. 매우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릴 수 있어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라고 당부하는 방송이 계속되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피해는 작았으나, 크고 작은 피해가 있었을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누이와 형제들을 위로하고 싶다.

우리의 삶 속에서도 거대한 태풍을 만날 때가 있다. 우리의 상상력은 약한 소형 급의 태풍을 중·대형급 위력을 가진 태풍으로 만들어 내기도 한다. 알 수 없는 큰 두려움으로 가득해지고, 꼼짝할 수 없이 무기력해질 때가 있다. 이럴 때, 나는 홀로 숲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신발을 벗고, 맨발로 땅을 걷는다. 숲과 내가 하나가 되고, 흙의 시원한 느낌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어느 순간 맨발로 걷는 것이 더 편안하게 느껴질 때가 온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을 발견할 때, 그 공간에 앉거나 누워도 좋다. 그리고 땅으로부터의 안정감과 힘을 느껴본다. 마치 내 자신이 확고하게 땅 속에 뿌리를 내리는 것처럼 느껴본다. 이어 스스로에게 나직히 소리내어 이야기 한다.

“나는 땅에 발을 견고하게 딛고 있다. 나는 땅의 에너지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다. 나는 정확히 지금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있다.”

흙, 생명의 집
어린 시절, 할머니와 함께 밭일을 종종 하곤 했다. 어린 나는 땅 속에 심은 작은 씨앗과 뿌리가 싹을 틔워내는 것이 마법처럼 신기하게 느껴졌다. 상추, 고추, 토마토를 심어서 수확의 기쁨을 누려본 사람은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부모님의 과수원에 있는 과일나무들이 꽃을 피워내고, 싹이 나고, 열매가 맺히고, 익어가고, 수확하고, 낙엽이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가까이 보면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 큰 행운이다.

흙은 생명을 잉태시키고, 키워내는 모든 생명의 근원이다. 생명을 다하고 숨이 끊어지는 날 돌아가는 생명의 마지막 종착지이기도 하다. 흙을 한자어로 토(土)라 한다. 土는 플러스(+)와 마이너스(-)로 구성되어 있고, 조화와 균형을 상징한다. 병 들었던 사람이 숲에 들어가 황토로 집을 짓고 자연을 벗 삼았더니 건강해졌다는 일화는 많다. 흙이 사람을 살린다. 흙은 집이 되기도 하고, 그릇이 되기도 한다.

맨발 걷기는 자연 치유력의 회복
맨발로 흙을 밟으며 걷기를 어싱(earthing)이라고도 하고, 접지(接地)라고도 한다. ‘어싱’의 저자 클린턴 오버는 야외에서 맨발로 걷거나 앉아있기, 혹은 자연적인 지구의 치유에너지를 전달해주는 전도성 장치에 몸을 연결한 상태에서 잠을 자거나 일을 하는 것을 ‘어싱’이라고 정의했다.

즉, ‘어싱’이란 지구 표면에 존재하는 에너지에 우리 몸을 연결하는 것이다. 맨발 걷기는 발 전체를 자극해 혈액순환을 향상시켜, 머리가 맑아지고 피로가 빠르게 해소되는 등 순환이 원활해져 몸이 가벼워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맨발 걷기로 인해 통증이나 염증이 감소하고, 면역력이 향상되어 자연 치유력이 강화되고,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된다는 연구도 있다.

도시인의 생활은 발의 운동을 많이 제한하고 있다. 특히 맨발로 흙을 밟아 본 경험이 있는 도시인을 찾아보기는 매우 드문 일이다. 인간은 원래 맨발로 땅과 돌 위를 걷고, 나무를 올랐다. 맨발로 흙을 밟으며 걸을 때, 발바닥의 신경 반사구가 자극을 받게 되고 긴장을 이완시키는 작용을 하며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자율신경계를 통한 이완 반응이 일어나기도 한다.

맨발 걷기의 최적지, 숲
숲 만큼 맨발 걷기에 좋은 공간은 없다. 흙길, 황톳길, 바위 등, 신발을 신지 않고 자연과 연결되는 경험을 해 보라. 흙은 자연 쿠션 역할을 해줘 발에 충격을 줄인다. 지압 효과를 얻고 싶다면 크고 작은 둥근 돌이 깔려 있는 곳을 걸어보면 좋겠다.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한 숲의 흙을 밝으며 맨발로 숲을 느껴보기를 권한다. 맨발 걷기가 끝나면 발을 깨끗이 씻고 마사지를 통해 피로를 풀어주기 바란다. 맨발 걷기는 30분 이상 하면 발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임산부나 당뇨가 있는 사람은 피부가 연약하고, 면역력이 약할 수 있으니 특히 주의하도록 한다. 이번 주말에는 가까운 집근처 숲이나 대전 계족산 황토길을 맨발로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계족산 황토길
대전 대덕구 장동 산 59
042-608-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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