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제천시 동상이몽 예술의전당 건립 부지 놓고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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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제천시 동상이몽 예술의전당 건립 부지 놓고 제각각
  • 윤상훈 기자
  • 승인 2018.09.1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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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명동 옛 동명초 자리 확정, 제천시 “거기는 세명대 제2캠퍼스 부지”

제천 ‘예술의전당’ 건립 부지를 놓고 제천시와 충북도 간 막판 진통이 벌어지고 있다. 충북도는 최근 이시종 지사의 지방선거 공약사업 중 제천 예술의전당 건립 부지를 명동 옛 동명초등학교 자리로 확정했다. 그러나 세명대학교 부지에 예술의전당 건립을 공약한 이상천 시장은 도의 결정과 무관하게 당초 공약을 수정 없이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때문에 도와 제천시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한 예술의전당 건립사업은 또다시 표류할 것으로 우려된다.

제천 ‘예술의전당’ 건립 부지에 대한 제천시와 충북도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사진은 옛 동명초 부지.

제천 예술의전당은 엄태영 시장 시절인 민선 4기 입안됐지만, 민선 5기 최명현 시장이 계획 수정에 들어간 데 이어 민선 6기 이근규 시장이 사업 자체를 백지화하는 등 수장의 입장에 따라 사업이 요동쳤다.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는 이상천 현 시장이 세명대학교 부지를 예술의전당 입지로 하는 공약을 발표한 데 반해, 이시종 지사는 옛 동명초등학교 자리를 예술의전당 부지로 공약해 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 지사 후보가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 충북도가 옛 동명초등학교 자리를 최종 부지로 낙점하자 지역에서는 도와 제천시 간에 입장 정리가 이뤄진 게 아니냐는 기대 섞인 전망이 우세했다.

도의 결정은 세명대에 예술의전당을 건립하고 동명초 부지에는 세명대 제2캠퍼스와 도심광장을 조성해 지역 유일의 4년제 종합대학인 세명대학교의 제천 착근과 도심 공동화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이 시장의 구상과는 배치되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 언론에서는 제천시가 충북도의 강력한 의지에 불복해 옛 동명초 자리에 예술의전당을 건립하기로 결정했다는 취지의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본보 취재 결과 제천시는 현재까지 예술의전당을 옛 동명초 부지에 건립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천 시장은 “이시종 지사는 올 지역 순방 때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예술의전당 부지를 동명초등학교 자리로 정해야만 예산 지원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는 취지로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옛 동명초 자리는 세명대학교 제2캠퍼스 부지가 될 것이고 예술의전당은 (자신의 당초 공약대로) 세명대 부지가 될지, 아니면 제3의 장소가 될지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자신의 공약 실현을 위해 관계 기관을 방문하고 예산과 정책 효과를 따지는 등 사업 추진에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그 첫 조치로 옛 동명초에 설치됐던 펜스형 담장을 허물고 학교 부지를 무료 주차장으로 조성해 시민 공간으로 환원했다. 또 매년 화산동 의병광장(옛 야외음악당)에서 열던 ‘박달가요제’도 이곳에서 개최했다. 그러나 이번에 충북도가 예술의전당을 옛 동명초등학교 부지에 짓기로 함에 따라 예술의전당 건립 사업에 상당한 혼선이 불가피해졌다.

제천시 관계자는 “현재 제천 예술의전당 건립 부지의 건은 기획실을 거쳐 주무 부서인 문화예술과로 이첩된 것으로 안다”며 “아직 예술의전당 부지 변경 등 변경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민선 4기 엄 시장 때 제천 예술의전당 건립 사업이 처음 제기됐지만 민선 5기 최 시장 당시인 2012년 8월 동명초등학교 터 1만 7233㎡가 제천시 소유로 이전된 바 있다.

당초 최 전 시장은 이곳에 교육문화컨벤션센터를 짓겠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주민 간 입장차이로 무산됐다. 이후 민선 6기 이 전 시장은 사업예산을 대폭 축소하고 예술의전당으로 바꿔 행정절차를 진행했다. 동명초교 터에 지하 3층·지상 3층 1200석 규모의 공연장과 공원 등 부대시설을 건립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이 재선에 실패하고 세명대 부지에 예술의전당을 짓기로 한 이상천 현 시장이 당선되자 사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다만 예술의전당 건립에 들어가는 총사업비 420억 원 중 도가 절반에 가까운 200억 원을 지원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제천시가 도의 입김을 마냥 무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옛 동명초등학교 자리를 세명대 제2캠퍼스로 활용하고 예술의전당마저 세명대 부지에 건립하면 사실상 시민들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적다”는 지역 일각의 우려도 이 시장이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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