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맛이 안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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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맛이 안납니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8.09.2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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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강희 편집국장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제도는 지난 1993년 3월 김영삼 대통령이 집권하던 문민정부 때 생겼다. 이 재산 현황을 볼 때마다 서민들은 충격을 받는다. 한 푼, 두 푼 아껴가며 살아왔는데 일부 국회의원·단체장·대학총장·공기업 사장 등은 나와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음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서민들은 간신히 모은 돈에 대출을 받아도 지역에 있는 아파트 한 채 사기도 버겁다. 그런데 일부 고위공직자들은 지역은 물론 서울에 아파트나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그것도 비싸다고 이름난 강남구·서초구·송파구 같은 곳에.

이럴 때 자괴감이 밀려온다. 부동산투기 대열에 한 번 끼어보지 않고 정직하게 번 돈으로 열심히 살아왔건만 누가 알아주겠는가. 서울에 부동산이 있어야 힘 안 들이고 불로소득을 만져볼텐데 그런 능력이 없으니 평생 고생길을 벗어날 수 없다.

정부는 8·27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서울 및 수도권지역을 중심으로 시장과열 현상이 계속되자 세제와 금융 등을 강화한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일명 9·13부동산대책이다. 최근 수도권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충북지역 국회의원 8명 중 5명도 서울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고, 가격도 상당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에 아파트를 소유한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정우택(청주상당), 이종배(충주), 경대수(진천‧음성‧증평), 박덕흠(영동‧옥천‧보은‧괴산) 의원 등 4명으로 나타났다. 정우택 의원은 서초구 서초등 아크로비스타(220.55㎡)를 부인과 공동으로 소유했다. 이종배 의원은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73.26㎡), 경대수 의원은 강남구 압구정동 구 현대아파트(117.91㎡)를 갖고 있다.

또 부동산이 많기로 유명한 박덕흠 의원은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삼성웨스트윙(203.12㎡)을 본인과 부인명의로,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178.12㎡)를 부인과 차남명의로 소유했다. 반면 더민주당 변재일(청주청원) 의원은 영등포구 여의도동 광장아파트(150.71㎡) 한 채를 보유했다. 이들은 이 아파트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덕분에 1년에 몇 억원의 불로소득을 올리고 있다.

변재일·정우택·이종배·경대수 의원은 의원이 되기 전 서울에서 고위 공직자로 지냈고 현재 가족들도 거의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다. 박덕흠 의원은 서울에서 사업을 했다. 지역구에서는 임대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의 고향은 충북이지만 현재는 절반만 걸쳐놓고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가하면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135.99㎥)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김양희 전 충북도의장은 강남구 도곡동에 도곡렉슬아파트(114.99㎥)를 본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펠리스(94㎥)를 배우자가 갖고 있다. 이들도 실거래가 상승으로 수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하지만 공직자 재산신고는 공시지가로 하기 때문에 실제 재산보다 훨씬 적게 잡힌다. 아파트 가격을 8억여원이라고 신고했으나 실거래는 19억여원에 거래되는 식으로 두 배 이상 차이나는 경우가 흔하다. 때문에 공식적인 재산신고를 믿을 수 없다. 서민들은 그 내역만 봐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데 이 또한 사실이 아니라니 더 살 맛이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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