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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봉명동의 좌충우돌 엄마 선생님들엄마들이 똘똘 뭉쳐 성장하는 마을교육공동체
‘어린이기자단’ 중심으로 변화의 바람 분다

‘직지마을의 행복한 아이들’은 봉명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청주행복교육지구 공동체다. 마을특색프로그램 개발 명목으로 예산을 지원받은 공동체는 현재 30여명의 회원들과 50여명의 아이들로 활동한다.

교육공동체를 통해 봉명동을 변화시키는 회원들. (사진뒷왼쪽부터) 박인숙, 김현정, 김현명, 손영근, 이혜진, 신경숙

봉명동은 청주시의 대표적인 오래된 주택가다. 많은 인구가 살고 있지만 아파트 밀집 단지가 아니라서 아이들이 넓은 지역에 퍼져있다. 그러다보니 교육공동체를 꾸리기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신경숙 사무국장은 “아이들이 교육공동체 모임장소까지 걷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아이들을 모으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렇다고 장소를 옮기기도 쉽지 않은 일. 행복교육지구는 마을 자체적으로 공간을 마련해서 공동체를 꾸려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재 교육공동체는 박인숙 대표의 지원으로 박 대표의 사무실에서 진행한다. 박 대표는 지역에서 교육사업을 하고 있는 사업가. 그가 중심이 돼 ‘직지마을 행복한 아이들’ 교육공동체가 조직됐다. 그는 현재 공동체에서 대외업무와 엄마들이 운영하며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사무실은 봉명동에 있고 집은 가경동이다. 처음에 행복교육지구를 신청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가경동은 공동체를 꾸리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상대적으로 봉명동은 열악했다. 봉명동에서 공동체를 꾸려간다면 더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직지마을의 행복한 아이들’을 계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박 대표는 교육공동체가 자리 잡는데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는 “다른 행복교육지구 공동체들의 사례를 접하고 소통하게 되면 우리공동체가 잘 하고 있는지 걱정하는 엄마들도 많다. 그렇지만 봉명동은 교육공동체가 이제 시작이다. 출발은 서툴지만 계속 노력하면 잘 꾸려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의 뜻에 공감해 6명의 엄마들이 뭉쳤다.

 

우연히 뭉친 엄마들의 좌충우돌

‘직지마을 행복한 아이들’은 올 2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그에 앞서 지난해 가을 엄마들은 청주시교육지원청에서 운영하는 선생님교육과정을 통해 서로 알게 됐다.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 김현정 선생님은 “엄마들이 처음 교육과정을 수강하러 올 때는 서로 다른 생각들이었다. 자녀를 잘 교육해보고자 배우러 온 사람, 선생님교육이 어떤 것인지 경험삼아 온 사람, 그리고 나중에 학교 방과 후 수업교사를 해볼까하는 마음에 참여한 사람 등 다양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행복교육지구 교육공동체 조직은 생각지도 않았다. 행복교육공동체 사업은 선생님들에게 어떤 이득이 돌아가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박 대표는 현재 아이 키우기 취약한 봉명동을 새롭게 바꿔나가자고 설득해 공감을 끌어냈다.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교육공동체에 봉명동 엄마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신청자가 줄을 섰다. 그렇지만 운영은 생각만큼 순탄치 않았다. 신 사무국장은 “엄마들이 마을 공동체 경험이 적어 일을 조직적으로 하는 것에 서툴렀다. 일하는 엄마들의 생각과 요구도 다양해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것도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런 가운데 박 대표와 원년멤버 엄마들 5명이 중심을 잡았다. 멤버의 대부분은 워킹맘. 업무에 시달리며 힘든 하루를 보내고도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교육공동체 모임방에 모여 회의를 진행했다. 김현정 선생님은 “매번 회의를 한다. 전에는 아예 없던 공동체가 생기는 것이다 보니 모르는 게 많다”며 “관공서등의 협조를 받고 있지만 구축된 인프라가 없어 맨땅에 헤딩하는 일도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어려운 가운데도 노력하는 엄마들 덕에 참여하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다. 교육공동체를 알고 도움을 주겠다는 학교들, 함께 참여하겠다는 기관들, 그리고 아이들을 초청하는 곳들도 있다.

배경에는 엄마들의 숨은 노력이 있다. 특히 신 사무국장이 애썼다. 처음에 잘 모르고 신청했던 예산안도 전면 수정했다. 그 사이 담당 공무원을 설득해 복잡한 예산변경 서류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건 신 사무국장과 엄마들의 몫이었다. 그래서 한때는 직장 생활하랴 공동체 일하랴 내년에는 하지말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매번 힘을 얻는다.

 

호응 좋은 ‘어린이기자단 수업’

‘직지마을의 행복한 아이들’에서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2개다.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하는 ‘전래놀이’와 ‘어린이기자단 수업’. 수업은 한 달에 한번 진행한다. 그리고 쉬는 날이면 모여 아이들과 마을을 탐방한다. 지난 9일 한글날에는 동네에서 열리는 직지코리아페스티벌에 참여했다.

박 대표는 “동네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축제를 아이들과 함께 경험하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들과 축제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보려 했다”며 “수업을 계획한 것은 불과 1주일 전이었지만 엄마들의 지원 덕에 수업을 무사히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마을어린이기자단 수업’에 특히 엄마들 호응이 좋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수업을 통해 아이들과 마을을 걷고 역사에 대해 배운다. 길을 걸으며 불법 현수막이나 막힌 배수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배워간다.

생활밀착형 수업에 아이들의 참여는 늘어간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은다. 박대표는 “아이들과 취재한 것을 신문으로 만드는 과정을 진행하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아직 역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마을 어린이신문을 만들고 있는 다른 공동체는 주변의 경험있는 어른들에게 신문제작에 도움을 받는다. 반면 아직 봉명동 교육공동체는 그런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다. 그래서 내년에는 신문제작을 목표로 다시 행복교육공동체를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공동체를 통해 청주시의 오래된 주택가 봉명동은 변하고 있다. 엄마들의 말처럼 아직 갈 길은 멀다. 그렇지만 도서관이나 학교 위주로 진행하던 교육에서 엄마들, 마을 어른들이 직접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해 아이들과 소통하는 모습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마을을 걸으며 마을을 배워가는 봉명동의 어린이 기자단과 이를 운영하기 위해 바쁜 시간 쪼개가며 희생하는 엄마들의 노고가 숨어 있다. ‘직지마을의 행복한 아이들’의 발걸음은 봉명동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권영석 기자  softkw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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