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욕구, 얼마나 실현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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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욕구, 얼마나 실현하려나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8.10.1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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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건설위원회, 의원들 사전연수회 및 사후 보고대회 개최
복지교육위원회 일본 연수 취소 “행감 준비 바빠서”

의원해외연수, 제대로 하라
청주시의회 사례 

 

초선의원들이 많아서일까. 아니면 그동안 관행처럼 이어진 외유성 해외연수에 대한 내부 비판이 일어서일까. 올해 청주시의회의 해외연수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엿보인다.

먼저 복지교육위원회는 해외연수 일정을 취소했다.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일본 오사카, 교토, 고베의 복지시설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의원들 몇몇이 11월에 있을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해외연수 일정이 너무 촉박하다고 지적해왔다. 초선인 정의당 이현주 의원이 '외유성 해외연수에는 불참한다'는 소속 정당의 당론에 따라 불참 입장을 내놓았고, 여기에 초선인 더불어민주당 이재숙·유영경 의원도 뜻을 같이 했다.

유영경 의원은 “말 그대로 행감이 눈앞에 있어 해외연수를 갈 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당초 나온 일정을 보고 새롭게 안을 짜기 위해 몇 차례 모여 의논했지만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3명의 의원들이 불참의사를 표하자 위원회 차원에서 이번에는 안 가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한 번 갈 때 지원금 262만원

 

청주시의원들은 1년에 1차례 해외연수를 떠난다. 지원금액은 262만원(유럽 기준)이다. 일본이나 동남아시아권으로 갈 경우엔 지원액이 줄어든다. 청주시는 올해 시의원 해외연수 비용으로 9975만원을 세웠다. 보통 유럽을 갈 경우 연수경비가 늘어나 지원금 외에도 의원들이 100~200만원 내외를 자부담해야 한다.

올해는 7월에 의회가 개원했고 11월에 행정사무감사가 예정돼 있다. 행정문화위원회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오스트리아와 체코, 독일을 방문한다.

이 위원회는 정범구 독일대사를 만날 예정이다. 남북교류 활성화에 대비해 독일 통일 전 이뤄진 동·서독 지방자치단체 간의 교류에 대해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초선인 변은영 의원은 “해외연수를 놓고 논의가 몇 번 있었다. 내용을 원하는 만큼 바꾸진 못했지만 논의를 하면서 바뀔 여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정범구 대사를 만나 일단 청주시 차원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고견을 듣고 올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경제환경위원회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3일 일본을 방문해 장애인·노인·여성· 청년 취업 지원 우수 공익재단과 법인, 전통시장, 환경 관련 재단을 방문하기로 했고, 농업정책위는 다음 달 1∼9일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의 일반 농가와 축산물판매장을 간다.

 

‘주제’ 갖고 해외 연수간다

 

도시건설위원회는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독일과 네덜란드를 방문한다. 이 위원회는 해외연수 전에 사전 연수를 이미 가졌다. 연수의 주제 또한 ‘도시재생’으로 정했다.

문재인정부에서 국책사업으로 진행할 뿐만 아니라 청주에서도 가장 큰 현안사업이기 때문이다. 청주 옛 연초제조창을 비롯한 우암동, 내덕동, 운천동에서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 중이다. 김용규 도시건설위원장은 “해외연수 전 도시재생 사례·연구논문을 사전에 공부하고 있다. 이미 연초제조창 및 중앙동 사례를 현장 방문해 지역의 상황을 의원들이 함께 파악했다. 재개발 지역문제를 다룬 토론회에도 참석해 대안을 논의했다. 재개발이 해제되지 않으면 도시재생 사업 또한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렸다. 연수를 다녀온 이후에도 사후 보고대회를 의회 내에서 가질 예정이다. 이미 몇몇 의원이 외국에서 직접 가이드 역할을 하며 현장에서 설명하고 토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루도 허투루 보내지 않을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연수에는 8명의 시의원 외에도 집행부의 실제 이 업무 담당자들이 2명 따라간다. 의회에서 제안했다. 기존의 관행을 깨는 연수를 기획하고 싶었다. 사후 보고 대회를 할 때 공개적으로 할 것이다. 그동안 시의원들이 발목 잡힌 주제는 늘 세 가지였다. 소규모재량사업비, 해외연수, 세비인상. 더 중요한 것은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인하는 역할이다. 더 이상 이러한 논란에 매몰되는 의회가 되지 않으면 좋겠다. 이번 연수를 정말 열심히 준비하는 것도 그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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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의 내용, 상임위원장이 바꿀 수 있다

형식적인 사전 연수 심의위원회 ‘문제’…퇴직자들이 모여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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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들의 해외연수는 상임위원장에게 절대적인 권한이 있다. 일정 및 내용에 대해 위원장이 안을 짠다. 해외연수를 갈 때는 보통 의원들 외에도 전문위원실, 의회사무국 직원들 3~4명이 동행한다. 이럴 때 공무원들은 해외 공무 연수 여비를 받아 간다.

연수가 진행되기 전 사전심의위원회가 열린다. ‘공무국외여행심의위원회’가 구성돼 있는데 현재 시의회 부의장이 의장으로 돼 있고, 8명의 위원들이 있다. 전직 교수 2명, 전직 공무원 2명, 전직 시의원 2명과 당연직으로 여성단체협의회장과 재향군인회장이 참여한다. 전직 시의원은 박봉순, 안혜자 씨다.

공무국외여행심의위원회는 2014년 7월 통합 청주시의회가 만들어지면서 꾸려졌고, 위원들은 위촉기간이 2년이지만 계속 연임했다. ‘연임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시의회 관계자는 “연수를 떠나기 전 심의위원회가 열릴 때 상임위원장이 와서 보고를 하면 ‘시의원 품위를 잃지 않게 잘 행동하라’라는 덕담을 주고받는다. 위원들 교체 여부는 잘 모르겠다. 사회적으로 덕망이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모 씨는 “해외연수와 관련해서 아무런 전문성도 없는 사람들이 왜 사전심의를 하는지 모르겠다. 보수단체 장들이 당연직으로 포함되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해외연수를 다녀와도 보고서는 위원회 별로 1개만 작성하면 된다. 쉽게 말해 팀별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무원들이 의원들 보고서 써주러 동행한다”는 비판이 공공연하게 나왔다.

초선인 박완희 의원은 최근 ‘시의원 해외연수, 어떻게 다녀와야 하나’를 SNS인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물었다. 시민들은 여전히 해외연수에 대해 불신하면서도 ‘사전에 공부하고,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대로 준비해서 다녀오라’라고 주문했다. 박완희 의원은 “해외연수를 가면서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당연한 건데 형식적인 절차만 있었던 것 같다. 해외연수를 떠나면 일정을 페이스북에 알릴 것이다. 위원회별로 어디를 가든지 사전에 보도자료도 내야 한다. 또 실제 연수의 성과가 정책이나 조례로 입법화 됐는지도 모니터링해야 한다. 갔다 오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의회가 이러한 절차를 제도화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제안할 예정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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