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빠르게 이동한다고 행복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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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빠르게 이동한다고 행복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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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1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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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수 충북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인간은 참으로 특이한 동물이다. 빠르게 이동하고자 별의 별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다. 웃자는 소리로 인간이 날개가 없어서 그렇다는 말도 있다.

어찌 되었든 이동을 위해 인간이란 동물은 다른 동물을 이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증기기관차 및 전기 기관차를 만들어 회전체인 바퀴를 굴리는 동력을 얻어냈다.

바퀴의 역사는 구르는 형태의 에너지를 활용한 것에 관한 역사이다. 구르는 회전체의 원리로서 방향을 변화시켜가며 땅에 착 붙어서 마찰력을 이용하여 이동하는 형태의 이동체이다. 뿐만 아니라, 하늘의 공간이동을 위하여 제트엔진이라는 기관을 개발하여 하늘을 나는 비행기에 적용하였다.

이렇듯 인간은 이동하는 물체가 중력을 극복해야 하는 한계성을 나름 잘 극복하고 있다. 물론 미래에 중력을 극복한 이동 수단의 대두가 된다면, 또 다른 인류사의 혁명이 될 것이다. 그러한 경우에는 소량의 에너지를 가지고 3차원 공간을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이동하는 날이 도래할 것이라 본다.

이렇게 변화하는 미래의 시대에는 많은 것들이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사회 전반에 변화를 가져 올 것이 자명하다. 아마도 그런 시절이 도래하면, 지구가 인류를 더 이상 지구에 묶어둘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이라는 지구의 생명체는 더 이상 중력의 굴레에서 한계성을 갖고 있지 않을 것이다.

개체의 물리적인 이동은 사회에 변혁을 가져 온다. 말을 타고 달리는 시대와 비교하여 자동차 시대의 하루의 생활권이 더 넓어지고 다양화되었다. 이렇듯 문명의 이기가 더 정교하고 획기적인 발전을 할수록 더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것은 인간의 행복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삶만 더 복잡해지고 난해해지고 있다. 저 길 위에 널부러진 자동차와 사람들의 마음은 느려지는 자동차의 속도에 반비례하여 행복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역설적으로 인간의 한계성은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의 행복을 보장하는 조건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의 한계성은 한정된 조건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가능성을 인간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동의 수단이 아무리 빨라져도, 그 사회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은 인간에 대한 다른 차원의 이해를 필요로 한다.

이렇듯 신은 분명 인간에게 한계성이라는 제약조건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제약은 어쩌면 작은 행복에서 만족하는 존재로서의 의미를 인간에게 부여한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특성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사회의 변화와 과학의 발전은 분명 인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피해 갈 수는 없다.

현대의 바쁘게 돌아가는 환경에서, 공간의 이동에서 시간을 극복하는 것이 현재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이동의 수단이다.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은 인간에게 있어서 많은 부분이 상대적이다. 아무리 오랜 시간을 걸어도 지루하고 힘들지 않을 수도 있고, 그 반대 일 수도 있다. 시간과 공간에서의 인간의 한계성을 다시 인간 중심으로 되새김질해야 하는 부분이 변화와 발전의 과정에 필연적으로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추석에 도로 위의 사람들은 행복이라는 마음을 싣고 갔다. 그들의 고향으로, 또는 그들이 행복해 질 수 있는 곳으로, 차, 비행기, 배등의 이동 수단에 몸을 싣고 시공간을 이동했다. 물론 행복은 정신적인 산물이다. 결코 시공간에 얽매여 있는 절대적인 존재는 아니다.

길은 우리가 걸어가고 오는 반복으로 생겨난 결과물이고, 그것 또한 인간이 행복하고자 하는 방향을 향한다. 그 길은 물리적인 존재로서 인간의 한계성을 잘 드러낸 모습이고, 그 위에 묻어 있는 흔적들은 무엇인가 고민하며 지나가는 존재로서 행복하고자 하는 몸부림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라고 하는데, 시공간을 빠르게 이동하는 것과 인간의 생각과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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