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덕초 이전해야 직지특구 완성
상태바
흥덕초 이전해야 직지특구 완성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8.10.17 17: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구부지 청주예술의전당~흥덕초 앞, 학교부지 매입은 숙원사업
충북도교육감과 청주시장간 정책간담회에서 심도있게 논의해야
청주 흥덕초(사진 오른쪽 끝)는 직지특구안에 포함돼 있어 언제인가는 이전을 해야 한다. 최근에는 학생수가 급속하게 줄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육성준 기자

직지특구와 청주 흥덕초
청주시의 입장

청주시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인쇄한 도시이다. 이를 기념해 청주고인쇄박물관을 건립했고, 이 주변을 직지특구로 지정했다. 청주시는 5억원의 예산을 들여 조촐하게 해오던 직지축제를 지난 2016년부터 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이라는 국제행사로 격상시켰다. 오는 21일까지 열리는 2018 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 예산은 60억원이나 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9월 멕시코 국립공과대학에서 열린 국제도서전의 주빈국이었다. 세계인을 상대로 자국의 문화를 홍보하는 이 자리에서 한국이 내놓은 것은 직지였다. 황정하 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연구실장과 임인호 금속활자장은 이 행사에 참석해 우리나라 금속활자인쇄술의 우수성을 보여줬다. 직지는 청주의 자랑을 넘어 대한민국의 자랑으로 자리매김 해가고 있다.

이런 행사와 별개로 중요한 것이 직지특구 조성이다. 청주시는 지난 2007년 고인쇄박물관 주변을 직지특구로 지정했다. 특구는 역사문화와 관광을 연계한 특화사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자 시작됐다. 고인쇄박물관 관계자는 “특구조성은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누어 추진하는 만큼 오래 걸린다. 금속활자인쇄술과 관련된 전시관, 체험관, 공예관, 판매시설을 유치해서 고인쇄박물관 및 부대전시관을 중심으로 도심속의 전통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리고 차없는 거리를 만들어 관광객들이 거리를 활보할 수 있게 하고 먹을거리, 즐길거리, 볼거리를 갖춘 지역상권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직지특구에 들어설 건물 많아
 

그러나 직지특구는 고인쇄박물관 인근의 청주 흥덕초가 이전하지 않으면 완성되지 않는다. 직지특구는 청주예술의전당~흥덕초 구간 13만1288㎡이다. 청주시는 1단계 사업으로 2007~2010년에 특구기반 조성, 2단계 사업으로 2011~2014년에 금속활자주조전수관과 근현대인쇄전시관 준공 등을 완수했다. 올해 1월부터는 고인쇄박물관 주차장 입구~흥덕초 앞 차없는 거리를 만든다. 앞으로 흥덕초 부지를 매입해 전통문화학교, 기록문화연구소, 민속박물관, 장인전수교육장, 전통체험숙소 등을 조성하는 과제가 남았다.

이 외에도 유네스코기록유산센터를 이 쪽에 조성하려면 많은 부지가 필요하다. 청주시·유네스코위원회·문화재청·국가기록원이 추진하는 유네스코기록유산센터 건립 부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청주시는 직지특구와 옛 국정원 부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유네스코위원회·문화재청·국가기록원은 청주시 결정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후문이다. 청주시민들 사이에서는 직지와 관련있는 이 센터를 직지특구에 집적화 하는 것이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또 한범덕 시장은 최근 고인쇄박물관 명칭을 한국인쇄박물관으로 확장된 개념을 사용하고 고인쇄박물관을 고인쇄관, 현 근현대인쇄전시관을 근현대관으로 개편하고 미래관을 짓는 방안에 대해 연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지난 1992년 건립된 고인쇄박물관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는 것. 이에 따라 박물관 측은 연구용역을 발주해 이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직지특구에 또 다른 부지가 필요한 것이다.

청주시는 그동안 이 일대 부지 확보를 못해 몇 가지 사업을 포기한 사례가 있다. 지난 2013년 직지전통어울관, 2017년 지식정보미디어산업 전시관은 인근 사유지를 사지 못해 문체부로부터 부적정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따라서 앞으로 직지특구 완성을 위해 흥덕초 이전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흥덕초 재학생 수는 지난 2006년 45학급 1666명이었으나 학생수가 지속적으로 줄어 올해 9월 현재 20학급 442명이 됐다. 흥덕초는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주택가에 자리잡아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학생수 증가 요인이 없다. 때문에 학생수가 대폭 감소한 청주시내 구도심 초등학교가 고육지책으로 이전 혹은 통폐합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흥덕초 역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올 것이다.
 

직지특구 조감도. 흥덕초가 이전해야 특구가 완성됨을 보여주고 있다. 자료 제공=청주시

 

양보내지 상생 위해 결단 필요

 

고인쇄박물관과 도교육청간의 흥덕초 이전 협의는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 성과는 없다. 박물관 직지특구 담당자와 청주교육지원청 관리담당자는 지난해 흥덕초 통학구역 조정과 학교이전 등에 대해 협의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흥덕초 학생 중 거리상 운천초로 갈 수 있는 학생의 학군을 조정하는 방안, 대농부지 솔밭2초 부지와 흥덕초 교환 등에 대해 상의했으나 교육청 측은 학부모들의 민원 발생이 우려된다며 부정적으로 답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주시를 역사문화도시로 가꾸기 위해 학부모들과 교육청의 양보 내지 상생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많다.

그래서 이 문제는 충북도교육감과 청주시장이 만나 심도있게 논의해야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다. 마침 김병우 충북도교육감과 한범덕 청주시장은 업무협의를 위한 대화를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8일 청주교육지원청에서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김 교육감은 도내 시·군과 교육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8월 충주시를 시작으로 지역별 간담회를 열고 있다.

흥덕초 이전 문제 역시 이 정책간담회에 의제로 올려 논의해볼만한 주제다. 청주시 관계자는 “시장께서도 흥덕초가 이전해야 직지특구에 예정된 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부지확보는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직지특구 완성은 청주시 숙원사업이다. 도교육청과 협의해 좋은 방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범덕 시장은 직지특구에 차없는 거리 조성, 사유지 매입, 세계기록유산 전시관 운영, 근대인쇄 활판공방 유치 및 체험관 운영, 직지 문화공간 조성, 특색있는 테마상가 조성, 한국공예관 개편 등을 공약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