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동안 4번이나 바꾸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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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동안 4번이나 바꾸다니…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8.10.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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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감사원 감사 진행중

충주시민에 한해 무료 관람이 가능했던 충주라이트월드가 이달 다시 유료로 전환해 시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개장 직전부터 이달까지 6개월 동안 입장료에 대해 네 차례나 입장을 번복해 시민들을 우롱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충주세계무술공원 내에 위치한 라이트월드가 충주시민들에게만 무료로 했던 입장료를 이달 들어 또 다시 유료로 전환했다. 지난 7월 충주시와 협의를 거쳐 무료 관람을 허용한지 3개월 만이다.

당초 라이트월드는 4월 13일 개장 전 충주시민의 무료입장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방선거와 관련해 충주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해석을 내리자 충주시민들에게도 8000원의 입장료를 받았다.

이후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라이트월드는 시와 협의를 거쳐 7월 1일부터 충주시민에게만 무료관람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였다. 이달 라이트월드는 경영난을 이유로 무료입장이 가능했던 충주시민에게도 유료(1만 원)로 변경했다.

4월 개장 직전부터 이달까지 6개월 동안 무려 네 차례에 걸쳐 충주시민들에 대한 입장료를 번복한 것. 입장료 부과 방침이 수시로 바뀌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시민 이모(46·충주시 연수동) 씨는 “공원 내 복잡한 시설물과 불편한 입장 경로 때문에 불만이 컸었는데 입장료까지 이랬다 저랬다 하니 화가 난다”면서 “충주시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된 무술공원이 탁상행정으로 장사꾼에게 통째로 넘어간 것 같아 씁쓸하다”고 성토했다.

불편한 입장 경로 지적은 무료입장을 할 당시 시민이 이용하기 편리한 정문 출입문에서 100여m나 떨어진 곳으로 이동시킨 것을 의미한다.

시민 박모(39·충주시 용산동) 씨는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를 살리려는 시의 의도는 알겠는데 시민들이 공감하고 이해하도록 해야지 업체에 끌려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행정의 신뢰가 떨어진다”고 시를 질타했다.

임대료·건축이행강제금 수억 원 ‘체납’
라이트월드는 개장 이후 연 입장객이 300만 명에 육박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처럼 홍보하며 운영해 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관람객 수가 25만 명 수준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시에 납부해야 할 무술공원 토지사용임대료와 건축법 위반 이행강제금도 납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라이트월드 유한회사는 지난해 2월 충주시와 무술공원 내 14만㎡를 10년 간 임대(5년 경과 1회 연장)하고, 매년 3억 2000만 원의 임대료를 납부하기로 약정했다.

약정에 따라 라이트월드는 올해 토지사용 임대료 3억 2000만 원을 5월과 7월, 9월과 10월 등 총 4회에 걸쳐 분납하기로 했다. 그러나 라이트월드는 2500여만 원만 납부하고 나머지 금액은 체납한 채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충주시의회 조중근 의원은 “개장 이후 라이트월드 입장객 수로 추산하면 입장료 수입은 34억 원이나 되고, 무료 입장객을 고려해도 2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면서 왜 임대료를 납부하지 않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집행부가 라이트월드와 약정서 작성 시 이 업체의 재정능력을 제대로 파악했는지 여부에 의구심이 든다”면서 “라이트월드가 1회 차 임대료부터 체납하고 있음에도 집행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시민들로부터 특혜 의혹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시민들은 특혜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충주시민연대 관계자는 “시는 일반인이 세금을 체납하면 체납 독촉장 발부와 함께 재산압류까지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라이트월드가 큰 금액을 체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활성화란 명분을 내세워 ‘봐주기식 탁상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길형 시장 “문제 있으면 책임”
특혜의혹을 사는 것은 더 있다. 시는 처음 라이트월드와 작성한 약정서에서 입장객 수에 따라 입장료 수입의 5~10%를 받기로 했다가 지난 6월 29일 이 조항을 슬그머니 없앴다. 시가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라이트월드를 도와준 셈이어서 논란이다.

시 관계자는 “라이트월드가 충주시민들에게 입장료를 받는 것은 라이트월드 영업방침에 따른 조치로 안다”며 “임대료 체납은 영업이 잘 안 돼 발생한 것으로 안다. 수차례 체납 임대료 납부를 독촉했다”고 답변했다.

또 “라이트월드 측으로부터 조만간 체납 임대료를 납부하겠다는 약속을 받아 냈고, 납부 약속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수익채권(라이트월드 입장료)에 압류조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가 라이트월드에 어떠한 특혜도 제공한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라이트월드는 개장 6개월 만에 감사원 감사에 이어 검찰조사도 받을 전망이다.

감사원은 지난 7월 19일 충주지방분권 시민참여연대와 시민 417명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충주시청과 라이트월드에 대한 공익감사를 진행 중이다. 또 시민연대가 충주시와 라이트월드에 대해 청주지검 충주지청에 수사를 의뢰함에 따라 조만간 검찰조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조길형 시장은 최근 열린 제228회 충주시의회 제1차 본회의에서 라이트월드 논란에 대한 시정질문에 “개장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정치적, 도의적으로 책임지겠다”며 “라이트월드가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따뜻한 마음으로 도와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 시장은 라이트월드는 개장 전부터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왔고, 투자 기피로 이어지면서 경영이 어렵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라이트월드 측은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 라이트월드 관계자는 “수안보온천과 연계한 홈쇼핑 판매를 준비하고 있고 여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아직은 입장객이 기대에 못 미치지만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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