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특구 안 흥덕초, 어디로 가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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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특구 안 흥덕초, 어디로 가오리까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8.10.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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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흥덕초 부지 확보하면 직지사업 탄력 받을 수 있어”
교육청 “학부모 동의 60%이상 필요, 이후 통폐합 논의해야”

직지특구와 흥덕초
충북도교육청의 입장

직지특구 안에 학교가 있다. 청주고인쇄박물관 옆에 위치한 흥덕초는 1988년 개교했다. 1985년 운천동 택지개발이 시작되면서 흥덕사지 터가 발견됐고, 이후 이 일대는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흥덕사지 터에 고인쇄박물관이 들어선다.

이후 2006년 청주시는 직지특구를 조성했다. 당시에도 직지특구 안에 흥덕초를 포함시켜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컸다. 현재 직지특구 안에 학교가 포함돼 있다. 청주시는 직지특구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흥덕초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청주시가 추진하는 직지특구 사업부지 안에 흥덕초가 있다. 면적이 1만 7816m²나 된다. 청주시 입장에선 흥덕초 매입이 절실하다. /사진=육성준 기자

‘알박기’처럼 돼버린 학교

 

청주시 관계자는 “흥덕초가 지도상으로 보면 일종의 ‘알박기’처럼 들어가 있다. 흥덕초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직지특구가 활성화될 계기가 마련된다. 이 공간에서 할 수 있는 게 많다. 전통문화체험관, 무형문화재전수관, 기록문화유산체험관 등등이 들어설 수 있다”며 “직지특구 조성을 위해 알다시피 주민들의 집과 토지를 매입하고 있는데 시일도 오래 걸리고 행정처리도 복잡하다. 학교 부지가 1만 7816m²나 된다. 공적인 영역에서 해법을 찾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청주시가 흥덕초 매입을 위해 2011년에는 감정평가를 따로 실시했다. 당시에는 매입가가 120억원 내외로 나왔다.

현재 흥덕초는 전학년이 442명이다. 올해 1학년은 2개반 50명의 학생이 입학했다. 지난 2006년엔 학생수가 1660명이었다. 12년 사이에 73.5%가 줄어 지금은 400명대다. 청주시 관계자는 “구도심 주택가 지역이기 때문에 학생 수가 해마다 줄고 있다. 물론 급격하게 줄지는 않겠지만 지역사회 차원에서 이 문제를 책임자들이 고민하고 답을 내주면 좋겠다. 2011년에 ‘직지특구의 미래상’이라는 용역을 실시했는데, 해법은 흥덕초 이전으로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동문회, 학부모 동의 얻어야

 

청주시 관계자는 “현재 흥덕초 학생들이 인근 운천초로 옮겨 다니거나 흥덕초가 이전할 경우 청주시 소유의 땅을 무상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라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교육청 적정규모육성단 관계자는 “일단 공식적으로 보고받은 바가 없다. 일반적으로 학교를 신설이전 또는 통폐합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동의가 60%이상 이어야 한다. 동문회나 지역사회 의견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운천초는 현재 인원이 500여명이고, 흥덕초는 400여명이다. 숫자상으로 볼 때 통폐합 위기에 놓인 학교라고 볼 수 없다. 학교 이전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데 최소 1~2년이 걸린다. 중앙초가 율량 2지구로 옮겨가면서 역사성을 이어간 것은 동문회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교동초, 주성중도 마찬가지 이유로 구도심지역에서 택지개발 지역으로 신설대체이전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전교생이 240명 이하인 학교에 한해 이전 및 통폐합을 권고하고 있다. 청주시내에는 주성초(193명), 내곡초(50명), 서촌초(45명), 동화초(78명), 신송초(53명)가 이에 해당된다. 내곡초는 청주테크노폴리스 택지개발 지구로 신설대체 이전할 계획이다. 주성초는 구도심 내 동 지역의 유일한 통폐합 대상 학교다. 나머지 서촌초, 동화초, 신송초는 옛 청원군 지역 학교들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통폐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교육 여건이 개선될 수 있는가이다. 학생수만 따지는 기계적인 통합을 추진하지 않고, 학교여건에 맞는 발전계획을 세우고 전체적인 교육방향을 잡는 게 중요하다. 구도심 내 학교들이 인원이 줄고 있는 건 알지만 학부모를 비롯한 지역사회 공감대가 형성돼야 이전 및 통폐합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흥덕초 이전 언제 성사될까

 

흥덕초 이전 문제는 지역사회에서 번번이 거론됐다. 한 때 청주시가 갖고 있는 대농지구 일원의 땅과 흥덕초 부지를 맞교환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대농지구의 학교 과밀화 때문에 이러한 안이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솔밭초와 솔밭중은 다른 부지를 확정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이전을 할 경우 학부모의 저항이 강하다. 조심스러운 문제다”라고 말했다.

청주시는 지금 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을 청주예술의전당 일원에서 벌이고 있다. 축제 관계자는 “흥덕초 운동장을 주차장으로 개방하기로 당초 약속했지만 학부모 민원이 들어와 지금은 금요일과 주말만 문을 열고 있다. 지역사회가 양보하는 모습도 필요한데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 같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청주시 문화기획자 모 씨는 “직지축제가 열려야 할 곳은 청주예술의전당이 아니라 고인쇄박물관 일원이다. 흥덕초가 정말 중요한 장소인데 왜 그곳에 학교를 내줬는지 모르겠다. 청주시가 땅을 확보하고 있다면 직지축제도 청주예술의전당으로 가서 구조물을 세우는 데 돈을 쓰지 않을 것이다. 이 문제는 지역사회가 서로의 이기심만 내세우지 말고 발전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해결된다. 지금은 학부모 무서워서 교육청도 청주시도 나서지 않는 형국이 아닌가. 학생수가 자연감소할때까지 기다리지만 말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2년 후에도 청주예술의전당에 구조물을 세워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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