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 눈에 띄게 감소 특단의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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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수 눈에 띄게 감소 특단의 대책 필요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8.10.1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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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청주에 초교 7개 늘고, 초등생 2만명 줄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05명을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가임여성 1명당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수. 매번 바닥을 기록해 올해는 합계출산율 1명도 위태롭다. 아이들 감소로 교육현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매년 5만명씩 학령인구가 줄기 때문에 폐교하는 학교들이 급속도로 증가할 전망”라고 말했다.

청주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체 초등학교 학령인구는 2004년에 정점을 찍고 점차 감소세로 돌아섰다. 2004년 6만9831명에서 2010년 5만9834명 그리고 올해 4만9823명이다. 그런데 학교 수는 되레 늘었다. 2004년 87개(통합청주기준)였던 학교는 올해 94개다. 인구가 이동하면서 수요에 따라 학교가 늘다보니 발생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한산한 방과 후 우암초 모습. 현재 학생수는 259명이다. / 육성준 기자 eyeman2523@naver.com

교육부는 이를 막기 위해 학교신설보다 통폐합을 장려한다. 하지만 어려움이 적지 않다. 그런 와중에 약 1만 4000가구가 새롭게 조성되는 동남지구가 이슈로 떠올랐다. 시공사들은 너도나도 신설학교를 마케팅의 일환으로 삼았다.

하지만 확정된 사항은 아니었다. 이에 대해 청주지원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학교 신설은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인구의 수평이동에 따른 현상이라 학교신설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기존 학교 이전을 추진해야 하는데 이 또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런 가운데 동남지구는 입주민 카페를 중심으로 초등학교 신설이 무산됐다는 루머가 돌면서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한 입주예정자는 “단지 앞에 학교가 조성된다는 말에 계약했다. 학교가 들어서지 않는다면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일부 예정자들이 항의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신설이 지연되면서 인근 운동초나 용성초로 학생을 수용한다는 계획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는 동남지구에 초등학교 설립을 승인했다. 가칭 동남초등학교는 2020년 9월 개교예정이다.

학생 없는 학교들의 위기
학교의 설립은 집값을 좌우하고 동네 공동체를 들썩이게 하는 중요 이슈다. 인구가 빠져나가는 지역은 초등학교를 잡기 위해 애쓰는 곳도 적지 않다. 그래서 학생 수가 감소하는 학교들은 늘 위기다.

과거 2000명 이상 학생들이 다니던 학교 가운데 200여명 남짓의 학생 수를 유지하는 곳도 적지 않다. 청주 도심에 위치한 주성초가 대표적. 1907년 영동에 개교한 주성초는 우암초, 석교초, 청남초 등과 함께 청주에서 손꼽히는 학생 많은 학교였다.

1985년 즈음에는 늘 2000명이 넘는 학생으로 북적였다. 그렇지만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학생이 꾸준히 감소했다. 현재는 학교주변 주택가가 공동화되며 193명이 학교를 다닌다. 그래서 주성초는 지난 2014년 대농지구로 이전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대농지구 인근에 아파트 단지들이 생기면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2011년 신설한 솔밭초만으로는 아이들을 수용하기 힘들었고 신설 학교의 필요성이 대두되던 차에 주성초 이전이 거론됐다. 하지만 지자체와 교육청의 입장차로 무산됐다.

이전이 무산되며 초중통합학교에 대한 방안이 제기됐지만 이 또한 지지부진한 상황.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승인을 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차일피일 미뤄지는 가운데 주민들은 불만이다.

대농지구 인근 아파트 주민 이은경 씨는 “4학년 아이가 솔밭초에 다닌다. 아이들이 많아 학교시설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 엄마들이 콩나물운동장이라고 아우성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단지 내 예비 초등학생을 둔 주민 가운데는 솔밭초에 배정받지 못하고 1km정도 떨어진 직지초로 가면 어쩌나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교육부는 지방교육청이 지자체와 협의해 해결하라는 입장이다. 신설 초등학교는 되도록 안 짓겠다는 것. 방침은 소규모 학교 통폐합이다. 그래서 솔밭초 문제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서 몇 번 반려됐다.

그런가하면 청주 교동초등학교와 중앙초등학교는 기존의 위치에서 새로운 곳으로 이전했다. 1933년 수동에 설립한 교동초등학교는 한때 2000명이 넘는 인원이 학교를 다녔지만 1987년엔 1000명 이하로 감소했다. 그러다가 1995년 새롭게 조성된 용암동 택지지구로 이전했다.

이전해서 활기 찾은 학교들
그 배경에는 총동문회의 지원이 있었다. 이지훈(66) 동문은 “당시 동문들 사이에서 이전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결정은 교육청에서 하는 일이지만 인근에서 생업을 하던 사람들이 우려를 표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당시 개교한지 60년이 넘은 뿌리 깊은 학교였지만 학교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의견서를 교육청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용암동에 자리잡은 교동초는 한 때 2000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했다. 이후 용암·원봉·운동초 로 구역을 분산하면서 올해 학생수는 845명이다. 청주시 학교당 평균 학생수 530명과 비교해 높은 수치다.(2018년 기준 청주시내 학교 94개 학생수 4만9823명). 교동초의 이전은 성공적이었다.

그래서 도내에서 초등학교 이전 문제가 발생하면 교동초 사례가 회자된다. 2015년 중심가에 있던 중앙초가 율량동으로 이전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1946년 설립한 중앙초는 충북도청 뒤에 위치한 입지로 인해 각종 시범사업을 많이 한 학교였다.

그렇지만 도심공동화로 2010년 학생수가 240명까지 감소했다. 그래서 교육청, 지자체, 학교, 동문회등 이해관계자 모두가 이전에 합의, 2015년 이전한 후 현재 1684명의 학생이 중앙초를 다닌다.

좋은 사례들이 있지만 전국의 많은 교육청들이 쉽사리 학교를 이전하지 못한다. 대안으로 초중통합학교가 거론되지만 신통치 않다.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시간만 흐른다. 이슈가 대두되고 10여년. 교육통계자료에 따르면 그 사이 학교는 2개, 교원은 약 200명 늘었다. 그리고 학생은 약 1만5000명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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