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테크노폴리스에 부는 바람, 순풍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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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테크노폴리스에 부는 바람, 순풍인가?
  • 충청리뷰
  • 승인 2018.10.2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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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 서원대 융합보안학과 교수

지난 10월4일,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테크노폴리스에서 신규 반도체 공장 'M15'의 준공식을 개최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 날 준공식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하여 "SK하이닉스의 청주 공장 준공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충북 지역경제 활성화와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계기가 마련됐다"며 "공장 건설 과정에서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한 만큼 앞으로도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사회와 기업이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한다" 고 말했다.

청주테크노폴리스에는 SK하이닉스 뿐만 아니라, LG생활건강과 그 외 다수 기업이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 기업의 입주와 더불어 상권과 주거지의 개발도 가속도를 내고 있는 모양새다. 청주시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 흐름과 지역 특성에 맞춰 경제구조와 산업기반을 변화시켜 청주의 100년 먹거리를 든든히 준비하겠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대부분은 정보기술(IT), 생명산업(BT)에서 나오는 만큼, 관련기업 연구개발(R&D) 활성화와 바이오헬스 R&D 확대 등을 통해 오송 바이오, 오창 IT, 청주테크노폴리스를 첨단 미래 산업의 중심으로 적극 키우겠다는 것이다.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는 지역경제와 청주시민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필자는 문득 미국 서부의 실리콘밸리가 생각났다. 실리콘밸리도 처음에 반도체 생산회사들이 들어서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는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 남쪽 산타 클라라 일대의 첨단 기술 단지를 가리킨다.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과 산타 클라라 ‘계곡(밸리)’이 합쳐진 이름이고, 1970년대부터 전 세계 유수의 반도체 기업이 몰려들며 첨단산업 기지로 성장했다.

실리콘 밸리는 캘리포니아 주 전체 면적의 1.22%에 불과한 작은 땅이지만 주 전체 일자리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핵심 경제 단지이기도 하다. 지금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미국의 첨단산업, 특히 IT 산업과 벤처기업들의 요람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단순 IT 산업의 중심지를 넘어 4차 산업 혁명을 선도하는 곳이 된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가치는 유명기업들의 본거지가 모여 있다는 것뿐만은 아니다. 허름한 '창고형 사무실'에서 젊은 엔지니어들이 머리를 맞대며 혁신을 꿈꾼 곳이다. 이들은 인근의 스탠퍼드 대학 학생들이 대다수였고, 이 젊고 열정적인 인재들은 스타트업으로 회사를 시작했다. 태생이 혁신과 새로운 시도를 표방하는 만큼, 실리콘밸리에는 고유한 문화가 존재한다. 혁신과 창의정신을 기반으로 한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사옥배경에 녹지를 조성하는 것을 시도했다. 업무효율성에도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건물들은 유독 낮은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 고층빌딩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것은 그들이 강조하는 '공유가치' 때문이다.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하는 특성상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구글 본사의 경우 '구글 캠퍼스'라는 애칭이 있다.

수많은 직원들이 마치 캠퍼스의 학생들처럼 여러 건물과 공간을 이동하고 공유한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낮고 수평적인 공간은 서로의 소통을 보다 친밀하고 편안하게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실리콘밸리는 ‘혁신’이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고유의 문화와 색깔을 발전시켰다.

청주 테크노폴리스도 앞으로 혁신과 도전의 요람이 될 수 있을까?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는 경부와 중부고속도로를 접하고 있는 교통의 중심지며 반경 30Km 이내에 30여개의 산업 및 농공단지가 포진되어, 산업간 연계가 뛰어나 최적의 기업경영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테크노폴리스에 33만㎡ 규모의 외국인 투자지역 조성에 대한 협약식도 있었다고 한다.청주시민단체나 시민들, 혹은 이해관계가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테크노폴리스 개발에 대한 호불호의 의견들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이 시점에서 양팔 저울의 어느 쪽이 맞는지를 가늠하기 보다는 우리에게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을 지역사회와 주민들이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청주 테크노폴리스는 변화의 출발선에 있다. 우리에게 불어 닥친 훈풍일지 역풍일지 모르는 이 바람을 미리 판단하기 이전에, 변화에 적응하며 바람의 방향을 수정해 나가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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