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직선노선 필요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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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직선노선 필요하다고요?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8.11.0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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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KTX 세종역 넘어 호남 단거리 노선까지 내놔 ‘경악’
충북 냉정하게 사태추이 지켜봐, 국회의원들 ‘반대’ 의견일치
KTX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역인 오송역은 2010년 11월 1일 개통됐다. 개통이후 정치권에 의해 종종 바람을 타고 있으나 오송역은 세종시 관문역이다. 사진/육성준 기자

KTX 세종역 논란 또 다시
지금 충북 정치권

KTX 세종역 신설 논란이 충북을 넘어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당초에는 세종과 충북간 갈등에 그쳤으나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호남권 의원들의 가세로 논란이 확산됐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은 지난 14일 “KTX 세종역을 신설하자는 이해찬 대표의 주장을 지지한다. 서울~호남 KTX 단거리 노선을 개설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이득”이라며 호남권 의원 중 세종역 신설 문제를 처음으로 입에 올렸다.

이후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전주병)과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여수을) 등이 가세했다. 호남권 의원들은 천안아산~오송~공주~익산 등으로 휘어지는 노선이 아니라 천안아산~세종~익산을 직선으로 잇는 노선을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부터 충북에는 비상이 걸렸다. 충북권 국회의원들도 나섰다. 국회 국토교통위 의원들은 지난 10월 29일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이와 관련된 질의를 했고, 30일에는 여야의원들이 조찬간담회를 열었다. 의원들은 한결같이 KTX 세종역 신설을 끝까지 반대하자고 주장했다.

이 날 간담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더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세종역 신설 문제를 꾸준히 꺼낸 것을 거론하며 더민주당에 서운함을 표시했다. 그러자 더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표가 대표되기 전부터 지역구 의원으로 꺼낸 것이지 당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결론은 오송역은 세종시 관문역이고, 세종역 신설은 이미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타당성이 없다고 나온데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맞지 않아 반대한다는 것으로 내려졌다.

국토교통부 종합감사에서 자유한국당 박덕흠 국회의원의 세종역 관련 질의에 김현미 장관은 “정부에서는 사전타당성조사를 거치며 세종역을 신설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얻지 못했다. 현재 세종역을 신설한다고 말하기에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또 더민주당 변재일·오제세·이후삼 의원은 같은 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KTX 세종역 설치를 검토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변 의원은 김 장관에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세종역 신설, 천안~서세종~공주간 호남선 KTX 단거리 노선 요구에 대해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국토균형발전을 도모하고자 오송역을 KTX분기역이자 세종시의 관문역으로 결정한 2005년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근본부터 뒤집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김 장관은 “현재 KDI에서 진행하고 있는 KTX 평택~오송구간 복복선화 사업 예비타당성조사는 초기 어려움이 있었지만 잘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며 “일부에서 주장하는 천안~공주간 호남선 KTX 노선은 비용도 많이 들고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충북도민들은 정치인들의 힘겨루기 속에서 도세가 약한 충북이 밀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세종역 논란은 구체적인 계획속에서 진행된 게 아니고 정치적 공방속에서 확산됐다. 김현미 국토부장관 말대로 행정적으로 진행되거나 검토된 것은 없다.

세종시는 국토균형발전과 주변도시와의 상생을 전제로 탄생했다. 이해찬 세종시 의원의 세종역 신설과 호남권 의원들의 서울~호남 KTX 단거리 노선 주장은 세종시의 설립 목적을 무시하는 처사다. 세종시와 호남쪽 언론들은 충북을 고립시키고 세종역 신설을 주장하고 있으나 역 신설은 경제성 등을 치밀하게 따져봐야지 간단하게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는 “냉정하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4개 시·도 단체장 합의에 따르겠다고 한 것과 국토부가 세종역 신설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한 것은 믿을 만한 말이다. 우선은 충북선철도고속화사업에 도민 역량을 결집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호남권 국회의원들은 10월 31일 국회 회동을 갖고 다시 한 번 KTX 단거리 노선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의 정치권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KTX 오송역 앞에 가면 언제든지 세종시로 가는 BRT버스를 탈 수 있다.

오송~세종간 BRT버스는 어쩌고
BRT도로 개설하고 택시비 인하한 게 얼마전 일

 

청주 오송~세종간 대중교통은 많이 개선됐다. 청주시는 지난해 2월 20일 KTX 오송역~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간 택시요금을 인하했다. 오송~정부청사는 구간 할증요금이 많이 붙어 2만원인데 정부청사~오송은 이보다 적게 붙어 1만6000원 이었다. 오송쪽이 할증이 적용되는 구간이 더 길기 때문에 생긴 것. 그래서 청주시는 택시업계와 협의해 양 쪽을 오갈 때는 동일하게 1만6000원을 받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동안 심하게 나왔던 오송~세종간 택시요금 과다 불만은 사그라들었다.

또 오송~세종간에는 현재 시내버스와 BRT버스가 다닌다. 청주시 관계자는 “오송역이 세종시 관문역, 청주공항이 관문공항 역할을 하기 위해 이 일대 버스를 많이 증회했다”며 “청주시내~조치원행 시내버스는 오송역을 경유하도록 했고, 청주국제공항~오송역 급행버스는 1일 34회 운행된다. 또 오송역~정부세종청사 BRT 버스는 1일 129회, 오송역~정부청사~대전역은 73회 다닌다”고 말했다.

그는 “청주국제공항~세종시간 BRT버스도 추진 중에 있다. KTX 오송역~정부세종청사간 대중교통은 10분 간격으로 다니기 때문에 전혀 불편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에서 KTX를 타고 오송역에 내려 정부청사까지 가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송역~정부세종청사는 BRT버스가 다닐 수 있도록 BRT도로를 개설했다.

BRT(Bus Rapid Transit)는 간선급행버스체계를 말하는 것으로 버스 전용차로를 설치해 급행으로 갈 수 있게 했다. 만일 KTX 세종역이 생기면 이런 노력은 빛도 못보고 물거품이 될 것이다. 돈은 수십, 수백억원이 들어갔으나 조변석개하는 정책 때문에 무용지물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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