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 표현하기 위해 카메라를 뒤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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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 표현하기 위해 카메라를 뒤흔들었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8.10.3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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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공무원 김경호 씨의 5번째 개인전
김경호 작 '춤추는 부부 소나무'

“허상의 개념을 작품에 담고 싶었다. 일부러 카메라 렌즈를 돌려 흔들리는 모습을 나타냈다. 의도대로 상을 만들어보자는 계산이 있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김경호 충북지회장은 충북예술제 기간에 5번째 개인전을 청주예술의전당에서 10월 27일부터 31일까지 열었다. 5번째 사진집 또한 발간했다.

청주시 공무원이었던 그는 32년 전 처음 카메라를 잡게 됐다. “1975년 당시만 해도 새마을 분과가 따로 있어 사업 내용을 기록하는 업무가 있었다. 어느 날 과장님이 사진이 영 엉터리라고 호통을 치시더라. 보은에서 근무할 시기였는데, 그 때 마침 보은에 사진 동호회가 생겼다. 처음엔 공무를 잘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지금까지 오게 됐다.”

개인전을 할 때마다 사진집을 낸 것도 ‘기록’에 대한 애착 때문이다. “사진전을 해도 전시기간이 끝나면 작품이 사라지는데 작품집을 내면 영원히 남지 않겠는가. 사진과 함께 글도 써 넣었다.”

그는 청주시의회 전문위원으로 2015년 6월에 퇴직했다. “아무래도 퇴직이후 여유가 더 생겼다. 예전에는 주말에만 사진을 찍으러 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틈틈이 떠날 수 있다.”

작품의 주제 ‘허상’에 대해서도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허상의 개념을 촬영의 순간적 묘사력으로 빛의 증감과 셔터속도를 가감하여 표현하고자 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잃는 것과 얻는 것의 철학적 개념을 기하학적 패턴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무의식의 세계와 환상적인 분위기를 담고 싶었다.”

이번 사진전은 그가 최근 4년 동안 작업한 결과물이다. 청주 일원에서 촬영됐지만 사진의 풍경은 몽환적이고 낯설기만 하다. 김 씨는 “사진예술에서 비움도 내려놓음도 결국은 허상이란 것을 깨달았다. 꺼내놓고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진정한 예술이다. ‘빛 그림’이란 고집으로 이번 전시회를 열게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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