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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너무 긴 의원님들회기일수 최소 90일도 맞추지 못하는 시군의회
“그렇게 적으냐, 정확히 몰랐다”답하는 군의장도

시의원, 얼마나 일하고 있나요
회기일수 살펴보니


흔히 시의원의 발목을 잡는 세 가지는 △소규모 재량사업비 △해외연수 △의정비라고 말한다. 이 세 가지 사안들로 시의원들은 시민들과 시민단체로부터 늘 비판을 받는다. 이를 둘러싼 갈등은 해마다 반복된다. 애매한 규정 때문이다.

청주시 재선의원 모 씨는 “의원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집행부를 감시하는 활동을 어떻게 하느냐인데, 정작 이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거의 대부분 이 세 가지 내용만 기사화된다. 우리사회가 의원들에게 대한 불신이 강한 것 같다. 의원입장에선 억울한 점도 많다.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제도를 만들어주고 열심히 뛰라고 해주면 좋겠다. 이에 대한 평가도 냉정히 받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법에서는 1년에 정례회, 임시회를 포함해 회기일수를 90일내로 해야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도내 시군의회는 대부분 이에 미달됐다.

지난달 29일 충북 시·군의장단협의회는 청주시의회에 모여 의정비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충북도내 11개 시·군 의회는 이날 5급 공무원 20년차 수준으로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이럴 경우 평균 47.4%가 올라야 한다.

5급 20호봉의 월 본봉은 423만원으로, 4급(서기관) 12호봉, 3급(부이사관) 10호봉, 2급(이사관) 7호봉, 1급(관리관) 4호봉과 같다. 도내 11개 시·군의회 의원들의 의정비는 2018년을 기준월평균 287만원으로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따라서 올 연말 의정비 인상을 놓고 논란이 예고된다. 4년마다 인상폭을 정하고 있다. 시의원 모 씨는 “인상이란 말보단 현실화라는 말을 썼으면 좋겠다. 솔직히 전업 정치인에겐 의정비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시의원의 자격은 부단체장 급으로 돼 있는데 월급은 공무원 6급 수준에 머무른다. 의회에 대한 불신이 걷히고 좀 더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시민들과 교감하기 어려운 구조

 

문제는 의원들의 활동에 대해 시민들이 잘 모른다는 점이다. 지자체별로 의회 홈페이지가 따로 있고, 의정활동 내용이 자세히 공개돼 있다. 초선들 몇몇이 개인 SNS를 통해 5분 발언 내용, 의정일기, 해외연수 일지 등을 써내려가고 있지만 시민들과의 거리감은 여전히 크다. 또한 시군 의회의 의정활동을 비교해 봐도 ‘일수’자체가 적은 곳이 너무 많다.

지방자치법에서는 1년에 정례회, 임시회를 포함해 회기일수를 90일내로 해야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도내 시군의회는 대부분 이에 미달됐다. 전직 의원 모 씨는 “의원들 스스로 회기가 며칠 인지 알지도 못하고 있다. 회기가 일종의 출근일인데 일반 직장인에 비해 방학이 너무 길다. 도의회의 경우 회기 일수는 115일까지 늘렸다. 시군의회도 회기 일수를 늘려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회기 일수가 며칠인지도 몰라

 

회기일수는 시군의회별로 차이가 난다. 청주시는 75일, 제천시는 81일, 증평은 85일, 음성군은 63일, 진천군은 95일, 단양군은 74일이었다.

음성군 의회 조천희 의장은 전화통화에서 “회기일수가 그렇게 적은지 몰랐다. 아마 선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다른 지역과 그렇게 차이가 나냐. 내년에는 면밀히 검토해보겠다”라고 답변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음성군 의회 관계자는 “작년에 70일이었는데 올해는 선거가 있어서 선거 두 달 전부터 회기를 열지 않았다. 4년 전에도 회기일이 그 정도 밖에 안됐다. 음성군의회는 한 달에 간담회를 2번 이상 한다. 의회일정이 바쁘게 돌아가는 데 회기일수만 갖고 따지는 건 좀 억울하다”라고 답했다.

도내 시군의회 가운데는 진천군 의회만 90일을 넘겨 운영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회원 모씨는 “회기일수가 며칠인지도 파악하지 못하는 의회라는 게 실망스럽다. 공식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기간이 기준보다 적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지 않느냐”라고 비판했다.

회기일수는 의회사무국에서 정한다. 정례회와 임시회를 포함한 숫자다. 이와 달리 수시로 여는 간담회는 포함되지 않으며 기록으로 남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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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의 ‘확실한’과외선생이 되고 싶다”

충북의정지원센터 이광희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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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정지원센터의 활동가들이다. 사진 왼쪽부터 한재학, 손은성, 이광희 씨.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는 사람들이 바로 시군의원들이다. 의원들이 무슨 활동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고, 일단 의원이 되면 공부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적다. 의원들에게 소위 집단 지성이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다. 개별적으로 혼자 뛰라고 해서는 안 된다. 연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가 필요하다. 그게 제도일수도 있고, 또 의원들을 돕는 우리 같은 기관이 될 수도 있다.”

전직 도의원이자 청주시장에 출마했다가 낙마한 이광희 씨는 올해 충북의정지원센터를 만들었다. 현재 그는 이사를 맡고 있다. 손은성, 한재학 씨가 함께 일하고 있다.

충북의정지원센터에서는 의원들을 돕는다. 의원이 해야 할 5분 발언, 도정질문, 시정질문에 대한 자료조사도 해주고, 토론회 및 보도자료 작성, 행정사무감사 의제 발굴 등 정책전반에 대한 전문가 인력 풀을 구성해 지원한다. 예비 정치인을 위한 포럼 및 강좌도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일종의 ‘과외’를 해주는 셈이다. “타 지역에 비슷한 형태로 돈벌이를 위해 운영하는 곳도 있다. 충북의정지원센터는 회원제로 운영한다. 국회에서 보좌관 생활도 했고, 전국 의원들을 대상으로 지방자치아카데미를 개최한 경험도 있다. 지방의회와 관련한 책도 썼다. 지방의회가 바꿀 수 있는 게 정말 많다. 시민의 권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가 필요하다.”

당장 대전시만 해도 의원들이 토론회를 열 수 있는 비용 150만원이 개인에게 책정돼 있다. 만약 A의원이 ‘직지축제’의 사후평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면 관련 토론회를 열 수 있는 것이다. 도내 11개 시군 의회의 경우 의원토론회는 전혀 없고, 의원 연구비가 책정된 곳도 청주시의회뿐이다. 청주시의 경우 의원연구비는 상임위원회별로 300만원 씩 총 1800만원이 잡혀있다.

이 이사는 “시민단체들도 의원들을 비판하기에 앞서 의원들이 제대로 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소영 기자   argg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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