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비빌 언덕이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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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비빌 언덕이 있어야지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8.11.15 09:2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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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 최근 경질, 충북출신 청와대 고위급 없어
2017 정부부처 공무원 약 1300명…동향끼리 교류 안 하는 편

지난해 6월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로 발탁됐던 김동연 부총리가 최근 경질됐고, 노영민 주중대사가 문재인 대통령 차기 비서실장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김 부총리는 충북 음성이 고향이고 덕수상고와 국제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박근혜 정부 때 국무조정실장과 아주대 총장을 역임했다. 부총리 발탁시 ‘흙수저’ 신화의 주인공으로 널리 알려졌다. 한동안 김 부총리는 충북출신 중 최고위급 자리를 지켰으나 ‘화무십일홍’ 이젠 역사가 됐다. 노영민 주중대사는 청주 출신으로 청주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더민주당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럼 문 정부에서 활동하는 충북사람들은 누구일까. 우선 청와대나 공기업에 들어간 사람들이 있다. 김형근 전 충북도의장이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정균영 전 더민주당 정책위부의장은 한국조폐공사 상임감사, 이광희 전 도의원은 한국관광공사 비상임 감사가 됐다. 또 송재봉 전 충북시민재단 상임이사는 지난 1일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사회조정비서관 4급 행정관으로 들어갔다. 김 사장과 이 감사는 충북대, 정 감사는 중앙대, 송 행정관은 청주대를 졸업했다. 김 사장과 정 감사는 청주 출신이고, 이 감사와 송 행정관은 충북에서 태어나지 않았으나 오랫동안 충북에서 활동했다.

 

장관급은 도종환·피우진 2명
 

정부부처 주요 인사들도 있다. 장·차관급으로는 도종환 문체부장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김용진 기재부 2차관, 이원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박춘섭 조달청장, 정길영 감사원 감사위원 등 6명이 있다. 더민주당 재선 국회의원인 도 장관과 육군 중령으로 전역하고 국가인권위 전문위원을 역임한 피 처장은 청주가 고향이다. 도 장관은 충북대 국어교육과, 피 처장은 청주대 체육학과를 졸업했다. 국가보훈처장은 문 정부 들어 장관급으로 격상됐다.

음성 출신인 김용진 차관은 성균관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기재부 사회예산심의관을 지냈다. 충주가 고향인 이원재 청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국토부 정책국장과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을 역임했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박춘섭 청장은 기재부 예산실장, 서울대 불문학과를 졸업한 정길영 감사위원은 감사원 기획관리실장을 지냈다. 박 청장은 단양, 정 위원은 영동이 고향이다. 4명 모두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1급 상당 고위 공무원으로는 10명이 있다. 이종성 국무조정실 정부업무평가실장, 김갑수 문체부 종무실장, 고규창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 김경욱 국토부 교통물류실장, 홍정기 환경부 4대강사업조사평가단장, 이수영 고용노동위 중앙노동위 상임위원, 김용범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 등이다. 이들 중 김용범 공직감찰본부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행정고시파이다.

또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 유대종 주 세르비아 대사, 유정현 주 이란대사는 외무고시를 거쳐 공직에 발을 들여놓았다. 대사로는 정범구 주 독일대사도 있다. 그는 외교부 출신 공무원이 아니고 정무직이다. 정 대사는 음성이 고향이고 더민주당 재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종성 실장은 충북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국무총리실 정무실장을 지냈다. 김갑수 실장은 고려대 행정학과 출신으로 문체부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했다. 그리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를 나온 고규창 실장은 충북도 행정부지사를 지냈다. 모두 청주가 고향이다.

김경욱 실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새만금개발청 차장을 역임했고, 연세대 행정학과를 나온 홍정기 단장은 환경부 자연환경정책실장을 지냈다. 김 실장은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으나 유년시절을 주로 충주에서 보냈다고 한다. 홍 단장은 충주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음성이 고향인 이수영 위원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노동부 직업능력정책국장을 역임했다. 같은 음성 출신인 김용범 본부장은 경희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고 감사원 지방행정감사2국장을 지냈다.

 

“충북출신들 고향 얘기 잘 안해”
 

외교부 공무원으로는 서울대 외교학과 출신으로 주 라오스 대사를 지낸 윤강현 조정관,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외교부 국제기구국장을 역임한 유대종 대사,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남아시아태평양국장을 지낸 유정현 대사가 활동하고 있다. 청주 출신의 김창규 주 아제르바이잔 대사도 있었으나 얼마전 퇴직했다. 윤강현 조정관과 유정현 대사는 청주, 유대종 대사는 충주가 고향이다.

2급 상당의 고위 공무원은 최복수 행안부 재난관리정책관 등 60명 가량 된다. 최 정책관은 단양 출신으로 한양대 행정학과를 나왔다. 지난 8월 고규창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 후임으로 물망에 올랐으나 행정고시 기수가 더 빠른 한창섭 현 부지사 뒤로 밀렸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사업 예산을 따기 위해 정부청사를 부지런히 드나든다. 그런데 충북출신 중앙부처 공무원들 중에는 자신이 충북출신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때문에 지자체에서 올라가 ‘비빌 언덕’을 찾으려고 해도 못 찾는다는 것.

이에 대해 한 공무원은 “충북은 도세가 약하고 잘 뭉치지 않는 성격이라 그런지 충북출신임을 내세우지 않는 경향이 있다. 고향과의 유대는 고사하고 중앙부처내 충북출신들끼리도 서로 얼굴을 모른다. 부처별로 몇 군데 모이기는 하나 전체가 함께하는 모임이 없어 존재마저 모르고 지낸다. 그에 반해 영남과 호남은 지역이기주의로 비칠 정도로 단결력이 강하다. 우리도 교류의 장이 필요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현재 도내 지자체는 국비가 필요할 때 장·차관이나 실·국장들을 만나 현안사업을 설명하고 예산확보를 요청하는 식으로 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것보다는 평소 교류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충북에서 열리는 대규모 행사 때 중앙부처 공무원들을 초청해 자연스레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충북도 서울세종본부 세종사무소가 파악한 지난해 충북출신 중앙부처 공무원은 1263명이다. 지난 2016년은 1231명, 2015년은 1291명으로 나타났다. 올해 자료는 현재 취합 중. 더러 빠진 사람이 있어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적은 편이라고 한다. 충북도의 한 공무원은 “그래서 인재양성이 꼭 필요하다. 충북에서 인재를 육성해 중앙무대에서 경험을 쌓도록 하고 그 인재들이 지역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역을 살리는 것은 인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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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충북인 2019-01-04 13:45:51
충북협회 라는 게 있습니다. 충북인들의 모금으로 서울 퇴계로의 빌딩을 샀고, 매달 나오는 그 수익금으로 충북인들의 발전을 위해 쓰라고 만든 모임이라지요. 그런데 이 충북협회가 각 시군을 대표하는 소수의 임원들에 의해 운용되면서 충북발전에 별다른 도움이 안된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인지요? 이 점을 한번 부각시켜 조사해 보심이....

독자 2018-11-16 10:39:45
아무리 지역언론이라지만 지역주의를 지적해도 모자랄 판에 지역출신 고위급 없다는 기사를 쓰다니...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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