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여, 기성세대의 틀을 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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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여, 기성세대의 틀을 깨라
  • 충청리뷰
  • 승인 2018.11.1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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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수 충북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지난주에는 중학교에 교생실습을 나간 지도대상 학생들이 있어서 실습현장에 잠깐 다녀왔다. 교생실습생들 만나서 현장의 모습을 보고 듣는 시간을 가졌다. 실습생들의 이런 저런 의견이나 경험을 듣는 과정에서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 있어 지나가는 생각을 적어 본다.

실습기간동안 느낀 바를 듣는 자리에서 한 실습생이 “교사들이 학생들의 교과를 가르치는 것 이외에 다른 업무가 많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하여 교육청 관계자는 그런 것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의 일부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 관계자가 “왜 그런 느낌을 받았죠?”라거나 “어떤 부분이 그래요?”라는 질문을 통해 교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더 들어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게는 그가 교생들의 소감에 대하여 “이렇게 생각하세요”라고 강요하는 말로 들렸다. 내가 너무 민감한 탓이었을까?

기성세대의 교육에 관한 문제점이 제기된 것은 하루 이틀 사이에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국가의 교육관련 부서가 없어져야 대한민국의 교육이 잘될 것이라는 말이 떠도는 사실도 기성세대에게는 야릇하게 슬픈 이야기이다. 교육은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한다. 시대에 적응하여 변화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다른 시대는 다른 인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에는 잘 되었던 프로그램도 지금의 세대에는 타당성을 잃을 수도 있다.

나는 유신교육의 세대이지만, 지금은 우리가 받은 교육의 형태가 현재 교육프로그램에 적용되기 어렵다는 것을 아주 잘 느끼고 있다. 시대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지불식간에 내가 받은 교육의 결과는 나의 고집과 생각의 형태로 불쑥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튀어나올 수 있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가끔 내가 지도하는 학생들에게 생각의 강요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랄 때가 있다.

생각을 재단하는 것이 선생의 역할이 아니라고 본다. 나의 생각의 틀에 다른 사람의 생각을 가두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범죄이다. 모든 조직에는 그러한 존재가 항상 있다. 본인이 암세포 인지도 모르고 모든 것을 자기마음대로 하려고 한다. 그리고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자기중심적인 정신병자의 본색을 드러낸다. 인간의 본성 중 어두운 부분이다.

회사 간부는 부하직원을 자신의 영달을 위한 도구로 보고, 육체적인 폭행과 언어적인 폭력을 사용하여 제압하려 한다. 이러한 폭력에 대하여 알면서도 현실적으로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복지부동의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왕따를 피하는 복지부동. 참 오랜만에 들어보니 실소가 나온다. 튀는 놈이 살아갈 수 없는 세상에서 복지부동이란 단어가 우리들의 모습과 같아서 참 우습고 슬프다. 이렇게 생각의 자유나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없는 세상에서는 삶이 피폐한 노예로 전락하게 한다. 생각을 제어하는 것은 이렇듯 살인행위이다. 모든 희망과 영혼을 앗아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편하게 생각하는 공학교육도 생각하는 방법을 깨우치게 하는 살아 있는 존재이다. 공학적인 이론은 다양한 질문에 대한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답을 제공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생각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다만 전제되어야 하는 조건은 보다 더 큰 틀에서 ‘왜?’라는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해서는 ‘생각의 자유와 힘’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은 현재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새로운 것은 현재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그러나 생각하는 힘과 자유가 있는 한, 언젠가는 얻을 수 있는 것이 또한 새로운 것으로의 변화이다. 지식은 사유의 결과이다. 사유, 즉 지식을 얻는 생각의 방법을 깨우치면 지식의 양과 질은 부가적으로 얻어지는 산물이라고 본다.

빠르게 가다보면 영혼이 따라오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는 교육에서 진정 중요한 것을 잊고 스스로 짠 계획을 다시 수정하느라 바쁜 것은 아닐까? 대개의 실망은 현실과 차이나는 기대로부터 온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현실적인 생각에 바탕을 둔다면 실망으로 인한 좌절이나 불행을 겪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있던 다음세대의 선생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걸어 본다. 기성세대의 틀에 머물지 않기를, 그리고 그들만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육의 장을 열어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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