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가 기독교대학 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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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가 기독교대학 입니까?”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8.11.20 19: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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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기 서원학원 이사장 2013년부터 서원대에서 ‘서원대학 교회’ 운영
별도 로고 만들고 담임목사는 객원교수로 강의도, 구성원들 불만 제기
지난 5월 9일 목민관 2층 대강당에서 열린 서원 크리스천 컨퍼런스. .  사진 서원대학 교회 홈페이지

손용기 서원학원 이사장이 서원대학내에서 교회를 운영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교비가 교회쪽에 부당하게 쓰였는지 여부도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서원대학교회’는 목민관 2층 강당에서 일요일 낮과 수요일 저녁에 예배를 해오고 있다. 미래창조관·목민관 등 학내 곳곳에는 ‘서원대학교회‘를 홍보하는 홍보판과 포스터가 붙어 있다.

교회는 손 이사장이 학원을 인수한 뒤부터 운영돼 왔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고 장로다. 서원대학교회는 파란색 바탕에 ‘S'자를 넣은 서원대 로고에 십자가를 첨부한 별도 로고까지 만들었다. 그러자 일부 구성원들은 ‘서원대학이 기독교대학이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학생 모 씨는 “이사장이 기독교 신자라고 마음대로 대학내에 교회를 운영해도 되는가. 정 하고 싶으면 학교 밖에 교회를 세웠어야 했다. 학교 구성원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학내에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서원대 로고에 십자가를 넣은 서원대학교회 로고를 보고 깜짝 놀랐다. 대다수 학생들은 이런 로고가 있는지조차 모른다”고 흥분했다.

 

2013년 4월 7일 창립예배
 

손 이사장은 지난 2012년 3월 30일 제20대 서원학원 이사장으로 취임했고 바로 다음 날은 아들인 손석민 서원대 총장이 취임했다. 서원대학교회 홈페이지에는 예배당이 목민관 2층 강당이고 작은 기도실·친교실·작은 카페도 있다고 올라와 있다. 작은 기도실과 카페가 있는 장소는 김형규 담임목사의 방 번호와 일치한다. 때문에 같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원학원은 최근 목양실과 작은기도실을 리모델링했다.

서원대 로고

손 이사장과 교수 등 11인은 지난 2013년 1월 22일 서원교회 창립과 서원학원의 미션스쿨을 이루기 위한 기도모임을 열었다. 이것이 오늘날의 교회 시작이다. 서원교회는 같은 해 4월 7일 창립예배 행사를 했고 2016년 8월 7일에는 서원대학교회로 개명한다. 이 때문에 손 이사장의 꿈이 기독교대학을 운영하는 것이라는 말도 떠다닌다. 실제 교회 신자 모 씨는 이런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학교관계자에 따르면 이 교회 일요일 예배에는 서원대와 산하학원 교직원·일반인 등 60여명, 수요일 저녁 예배에는 주로 학생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교직원 중에는 이사장 측근들이 많다고 알려졌다고 모 씨는 말했다. 또 모 씨는 학내에 “승진하고 싶으면 교회다녀라”라는 말이 떠돌아다닌다고 전했다.

서원대학 교회 로고

지난 10월 7일 목민관 앞에는 임직감사예배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시무장로·명예장로·권사·명예권사·안수집사·서리집사 등을 받은 신자들의 명단이 들어 있었다. 임직(任職)이란 교회가 신자들에게 장로·집사·권사 등 직책을 맡기는 것을 말한다. 이들을 분석해보니 서원대 교수, 대학 직원, 서원학원 법인 직원, 산하학교장 부부, 외부인 등이었다. 학교에 이런 플래카드가 걸린 것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다고 한다.

목민관은 지난 2015년 3월 1일 개관했다. 손 이사장의 호가 목민(牧民)이라고 한다. 이 곳 1~3층은 강의실과 학회실, 휴게실, 편의시설 등으로 쓰고 있고 4~10층에는 기숙사가 있다. 이 중 208호는 대강당이다. 대강당을 사용하려면 사용료를 내야 한다. 기본 회당 50만원에 냉난방료 10만원, 피아노 사용시 5만원이 첨가된다.

그러나 학교측 관계자는 서원대학교회가 월 10만원씩 냈다고 한다. 시설물 사용료 책정 조항에는 학교홍보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행사라고 판단될 때에는 총장의 허가를 얻어 사용료를 할인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돼 있으나 문제를 제기하는 구성원들은 특혜라고 주장한다. 교회가 학교홍보와는 관계가 없고, 회당 최대 65만원까지 내야 하는 사용료를 월 10만원으로 해결한다면 특혜라는 것이다. 또 이들은 예배시간과 학생들의 대강당 사용 시간이 중복될 때는 예배를 우선시한다는 얘기도 했다.

 

최근 교육부, 교회관련 소명자료 요구
 

며칠 전 대강당에 가보니 학생들이 졸업작품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앙무대에는 예배 때 쓰는 꽃꽂이가 그대로 있고 왼쪽 구석에는 ‘서원교회’라는 작은 입간판이 놓여있었다. 또 오른쪽 구석 잠긴 문 사이로는 커다란 십자가가 보였다. 예배가 있을 때마다 꺼내 쓰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대강당 무대 한 쪽에 놓여있는 서원교회 입간판

담임목사는 여러 차례 바뀌었고 현 김형규 목사가 네 번째다. 그런데 김 목사의 신분은 객원교수다. 학교 홈페이지에는 김 목사가 목회학 박사이며 전공분야는 ‘리더십’이라고 표기돼 있다. 그는 올해 1학기 때는 ‘청년리더코칭’, 2학기 현재는 ‘현대사회와 종교’라는 교양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두 과목 모두 올해 신설됐다. 김 목사 방은 인문사회관 지하 1층에 있고, 방에는 교수라는 직함이 붙어 있다.

모 씨는 “김 목사는 교회로부터 연 4000여만원의 연봉을 받고, 학교에서 시간당 강사료 5만5000원을 따로 받는다고 한다. 목사가 학생들 수업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원대학교회 홈페이지에는 김 목사가 ‘현대사회와 종교’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청주양관을 방문한 사진이 올라와 있다.

한편 기자는 이 문제를 취재하는 도중 서원학원이 교육부로부터 소명자료를 요구받았다는 사실을 접했다. 교육부는 국민제안센터에 서원학원 문제가 접수됐다며 소명자료를 내라는 공문을 서원학원 측에 보냈다. 여러 가지 건 중 서원대학교회와 관련된 사항이 2건 들어있었다. 1) 지급근거 없이 담임목사에게 급여지급 의혹 2) 대학내 목민관 대강당 예배실 운영 부당 등이다.

교육부는 1)번과 관련해 김형규 담임목사에게 지급한 급여 출처 확인과 객원교수로서 의무이행 여부, 객원교수 신분에 맞는 보수지급이 이뤄졌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2)번에 대해서는 예배실 운영을 위한 기도실 등의 경비 교비회계 집행 의혹을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서원학원 법인 관계자는 교회 문제와 관련해 “손 이사장은 교회가 학교에 피해를 주지 말라는 말을 자주 하신다. 오히려 교회 신자들이 장학금을 만들어 중고생들에게 주고 있다. 교회에 들어가는 경비와 목사 월급 등은 교회 헌금으로 사용한다. 작은 기도실 리모델링도 교회 돈으로 했다. 담임목사가 자격이 되기 때문에 객원교수를 하는 것도 문제는 없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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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섭 2018-11-22 23:56:26
교회홈페이지에서 사진들을 모두 퍼가셨던데 어떠한 취재협조문이나 사진 및 기타자료 사용에 대한 요청을 받지 못했습니다. 교회나 목사님에 관한 의문점과 사용료등 금전에 대한 부분들은 모두 소명했으며 기자의 취재도 한쪽의 제보만 편협하게 내보내고 확인없는 서원대학교회의 성도들 모두를 순수한 신앙과 상관없이 승진과 보직에 교회를 이용하는것처럼 비춰질수 있는점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학교내 보직자가 아닌 성도로서 모욕감을 느끼며 법적조치를 검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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