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모인다, 지식산업센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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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모인다, 지식산업센터로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8.11.21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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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한곳에 모여 협업하는 지식산업센터 열풍
청주는 이제 시작단계 현재 2곳 완공 3곳 건설 중

성안길 가구골목,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육거리 전집골목은 같은 업종끼리 모여 있다. 뿐만 아니라 길을 가다보면 먹거리는 먹거리끼리 옷가게는 옷가게끼리 모여 영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마르크스는 이를 집적효과라고 표현했다. 모일수록 시너지효과가 발생한다는 것. 이를 통해 노동생산성도 향상되고 잉여가치도 증가한다고 설명한다.

직지대로를 중심으로 S타워 세중테크노밸리, T1타워 HS비즈타워 등 지식산업센터들이 위치해 있다./ 육성준 기자

실제 효과가 커 근래에도 ‘콜라보’, ‘협업’의 형식으로 자주 사용하는 경영방법이다. 업체들은 서로 모여 상생의 길을 찾는다. 모여서 활동하면 인력, 물류, 연구개발 등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부수적으로 관련 2차 업종들도 발전한다.

이런 목적으로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산업체들을 한데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집적효과는 더 강해졌다. 외곽에 한 두 곳씩 떨어져 있던 조립식 패널 건축물들은 경쟁력을 잃었다.

가경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5~6년 전만해도 외곽지역에 창고형 공장을 찾는 사람이 종종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수요가 거의 없다. 공장을 찾는 사람보다 지식산업센터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업체들이 서로 모여서 원스톱 업무를 볼 수 있고 외곽에 위치하는 것에 비해 교통이 편리한 것이 장점이다”고 말했다.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서는 지식산업센터를 6개 이상의 공장이 입주할 수 있는 건축물로 정의한다. 기존에는 ‘아파트형공장’이라고 불렀지만 첨단산업의 입주가 증가하는 현실을 반영해 법이 개정되고 지식산업센터로 이름을 바꿨다. 여기에는 제조업, 벤처기업등 생산시설과 이를 지원하는 금융,보험,기숙사,근린생활시설 등이 입주한다.

그래서 지식산업센터를 4차 산업혁명 전초기지로 육성하는 방안들이 꾸준히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이 흐름에 가장 먼저 몸을 맡긴 지자체는 성남시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IT붐에 힘입어 판교 테크노밸리라는 이름을 알렸다. 이후 올해까지 성남 하이테크밸리, 야탑 밸리, 위례지구 메디바이오단지, 대장지구 신재생에너지단지, 동원동 일반사업단지 등의 특화 산업단지들을 만들었다.

 

지식산업센터 in 청주

기업들이 한 곳에 모이자 기존 제조·조립·판매 위주의 제조업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요즘 IT창업은 제조업과 IOT를 결합하는 사업구조가 많다. 그래서 지식산업센터에는 대부분 IT업종들이 입주해 있다. 성남시에 따르면 6월말 기준으로 등록된 벤처업체는 1387개다. 이들 업체는 지식산업센터가 위치한 곳에 포진해 있다. 이와 더불어 약 1만 5천여개의 기업들이 인근에 모여 있다.

조용근 충북대학교 창업지원단 교수는 “성남의 장점은 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파생기업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배경에는 파생기업들이 만들어질 환경이 충족돼 있고 지식산업센터 같은 소규모 공간들이 많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평균적으로 1개 반도체 공장을 중심으로 5~6개의 1차 벤더, 10개 이상의 2차 벤더, 그리고 이를 보조하는 수십개의 IT, IOT 창업기업들이 생겨난다. 판교 태크노밸리가 워낙 IT집적효과가 크다보니 업계에서는 ‘말은 제주도로 사업은 성남으로’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한다.

성남과 더불어 서울 구로공단도 지식산업센터 효과를 본 지역이다. 지금 구로디지털단지는 패션산업의 메카다. 과거 봉재, 가발, 인쇄산업으로 성장한 구로공단은 1990년대 쇠퇴기를 맞았다. 이후 2000년대 초 오래된 공장을 중심으로 창고가 필요한 의류업체들이 들어서면서 변화를 맞았다. 이와 함께 인근에 지식산업센터들이 생기면서 벤처기업들과 패션관련 업체들이 입주했다.

지금 청주도 이같은 변화의 시기에 서 있다. 생산·업무·연구·교육 등을 모두 포함한 산업공간인 지식산업센터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2곳은 완공됐고 3곳은 공사 중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들은 산업단지 내에 입주해야 한다. 현재 청주산업단지 관리공단 측과 입주계약을 하고 청주시에서는 건축물 허가를 통해 지식산업센터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청주의 지식산업센터들은 SK하이닉스, 하복대를 중심으로 생긴다. 주로 인근 넓은 공장부지를 매입해서 짓는 경우가 많다. 최근 완공을 눈앞에 둔 곳은 과거 전자기기 공장 부지에 건설했다. 한창 기반작업중인 한 지식산업센터는 도자기공장 부지에 건설 중이다.

인근의 공인중개사는 “정부가 노후산업단지 재생사업을 추진한다. 충북에서는 청주산업단지가 유일하게 선정됐다. 이로 인해 기업할 수 있는 인프라가 보강된다. 최근 짓고 있는 지식산업센터 바로 앞에는 소방서 시설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가 공장을 증설하면서 청주로 이전하는 협력업체들도 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들로 들어오는 업체도 상당수다. 이자 지원 등의 정부 혜택도 있어 청주는 지금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하기 딱 좋은 시기다”고 말했다.

 

임영숙 지엘모아 대표

“저희도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해요”

임영숙 지엘모아 대표

 

지엘모아는 충북에서 생산되는 쌀을 주 원료로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주로 누룽지를 만든다. 최근 ‘더주세요 라이스 맘’(더맘)이라는 상표로 홈쇼핑 판매를 통해 대박을 쳤다. 온라인 판매로 운영하며 내년에 오프라인 코너들도 확충할 계획이다. 현재 사무실은 서원대학교 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해 있다.

지엘모아는 내년 청주의 한 지식산업센터(이하 센터)에 입주할 계획을 갖고 있다. 임영숙 대표는 “산학협력단은 입주를 하고 일정기간을 채우면 졸업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필요한 공장을 찾았는데, 센터가 입주하기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청주시 홍보행사를 통해 지식산업센터를 알게 됐다. “저희 직원들은 모두 여성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직원도 있는데, 센터에 입주하면 출퇴근시간도 단축되고 교통이 편리해 개인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쓸 것이라고 판단했다. 타 지역 미팅이 많은데 대중교통 활용도 용이할 것이다”고 센터 입주의 장점을 설명했다.

부수적으로 법인세, 재산세 할인혜택과 청주시 이자보존도 장점이다. 지엘모아는 누룽지 제작기계, 곡물을 볶는 볶음기, 그리고 제품을 포장하는 스틱포장기와 캔포장기 등의 설비를 갖추고 있다. 크지 않은 규모로 지식산업센터 입주에 딱 적합한 업체다.

임 대표는 “센터에 입주하면 세미나실, 식당, 기숙사등 일반적인 관리비 부담이 적다. 그래서 우리 같은 기업에게는 장점이 많다. 규모가 더 커지면 공장이 더 필요하겠지만 그전까지는 센터가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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