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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예방접종 가격 천차만별모든 백신 동일 균주로 제조, 금액 따른 차이 없으나 2∼4만원 제각각

가을이 깊어가면서 일교차가 심한 가운데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위해 병·의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독감 예방접종 가격이 병원마다 달라 접종자들이 그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충주시 교현동에 사는 김영훈(45) 씨는 최근 친구와 독감 예방접종 가격에 대해 얘기하다 놀랐다. 같은 ‘4가 독감 백신’을 접종 받았지만 가격은 2배 이상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독감 예방접종을 위해 충주시청 내에 줄선 모습.


김 씨는 “4만 원을 주고 독감 예방접종을 했다. 병원에서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백신이라 비쌀 수밖에 없다’고 설명해서 그런 줄 알았다. 혼자 비싸게 맞은 기분이 들어 씁쓸하다”고 말했다.


4가 독감 백신접종 비용이 같은 백신인데도 불구하고 병원마다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 독감백신은 인플루엔자 백신에 포함된 바이러스 종류의 개수에 따라 3가와 4가로 구분된다.


3가 백신은 A형 바이러스 2종류와 B형 바이러스 1종류가 포함되고, 4가는 추가로 B형 바이러스 1종이 더해진다. 세분화하면 3가는 A형 바이러스 2가지(H1N1, H3N2)에 B형 바이러스 중 야마가타와 빅토리아 중 한 가지를 접종하는 것이다.


4가는 A형 바이러스 두 가지와 B형 바이러스 두 가지 모두를 포함한다. 3가를 기본형이라고 한다면 4가는 일종의 프리미엄급인 셈. 접종자들이 혼란을 겪는 이유는 3가와 달리 4가의 독감 백신 접종 비용이 병원마다 달라서다.


충주지역 병·의원 20곳에 문의한 결과 4가 접종 비용은 평균 3만 5000원 선이다. 적게 받은 곳은 2만 원에서 많은 곳은 4만 원 가량이다. 여기에 보건소는 8000원을 받아 최대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3가 백신의 경우 12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나라에서 예방접종 비용을 지원해 무료로 맞을 수 있고, 무료접종에 대해 병원이 받을 수 있는 가격도 정해져 있다.


2016년까지만 해도 생후 12개월 미만 영유아와 65세 이상 노인이었던 독감백신 무료예방접종 대상은 지난해 생후 60개월 미만 어린이와 만 65세 이상 노인으로 그 범위를 확대했고, 올해는 만 12세 이하까지로 그 범위를 더욱 늘렸다.


하지만 4가 백신의 경우 무료접종이 없고, 예방접종 가격도 시장 자율로 결정되는 것이다.

독감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해마다 발표하는 표준 독감 바이러스를 공급받아 제조하기 때문에 회사마다 약품에 성분이 다르지 않다. 단지 4가 백신 접종은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로 병원이 원하는 대로 가격을 책정한다.


예방접종은 ‘비급여’, 가격은 병원에서 책정
국가에서 공급하는 3가 백신은 가격이 정해져 있지만 4가 백신은 12개 품목을 제약사들이 각자 가격을 책정해 공급한다. 제조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데다 비급여 항목이다 보니 병의원까지 가격경쟁에 가세하면서 4가 백신의 가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현재 녹십자, 동아ST 등 10개사가 백신을 직접 만들거나 수입해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 백신 공급 물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2015년과 2016년 국가출하승인 물량은 각각 2100만 명분, 2200만 명분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2500만 명분으로 늘었고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2500만 명분이 승인됐다. 국가출하승인 물량은 국내에 공급되는 백신 물량이라고 보면 된다.


A병원 원장은 “약품에 차이는 없는데 병원의 규모나 납품받은 제조사 등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독감 백신 가격 경쟁은 매년 있어왔지만 병원 자체적으로 판단하다보니 해결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때문에 4가 백신 가격이 어느 정도 맞춰지기 위해서는 예방접종 자체가 급여 항목으로 전환되거나 3가처럼 국가 예방접종용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충주시민연대 관계자는 “독감 백신의 선택지가 많아지는 것은 소비자에게 나쁜 일은 아니지만 가격에만 선택권이 있는 것은 부당하다. 내가 맞는 백신이 어떤 제품인지, 효과·부작용 등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여부조차 소비자들은 알 길이 없다”며 “백신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거나 명확한 가격 책정 기준이라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보건당국이 3가 독감 백신을 예방접종사업에 활용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가격이 천차만별한 4가 독감 백신을 무료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는 예산과 시행가능성 등을 검토해 4가 백신 국가 지원 전환을 시행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4가 백신의 국민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백신을 4가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국가지원 사업으로 정해진 범위 내에서는 일률적으로 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접종 대상자에게도 비용을 부담시키지 못한다”면서 “4가 백신이 국가지원 사업으로 정해질 경우 3가 백신처럼 어느 정도 비용이 맞춰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윤호노 기자  hono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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