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쇼핑몰 추진 ‘우리는 어찌 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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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쇼핑몰 추진 ‘우리는 어찌 살라고…’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8.11.2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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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음식점·영화관까지 입점 소식, 도심 상권 전전긍긍

충주시 달천동 옛 해피몰 부지에 대규모 복합 쇼핑몰 모다아울렛 충주점이 들어서는 것과 관련, 지역 상인들이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쇼핑몰과 함께 음식점, 영화관까지 입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심 상권이 들썩이고 있다.

충주시에 따르면 복합 쇼핑몰 사업자인 모다아울렛은 달천동 옛 해피몰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1만 8222㎡ 규모의 쇼핑몰을 건축 중이다. 해피몰 매장은 지난해 7월 말 계약이 만료돼 상가 곳곳이 문을 닫았다. 이에 해피몰 측은 아울렛 입점을 추진한 것.

모다아울렛 충주점 공사현장.

아울렛 사업자 측은 매장이 문을 열면 원주와 여주 등으로 발길을 돌렸던 고객들을 붙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충주 인근 음성과 괴산 주민 등이 방문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도심 상인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성서동을 중심으로 한 충주지역 14개 상인회는 아울렛 입점 추진에 결사반대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대형마트 진출로 현대타운상가가 붕괴되고 재래시장이 위축되는 것을 지켜본 경험이 있는 상인들은 이번 아울렛 입점을 이에 상응하는 전철로 보고 있다.

더욱이 성서동 내 500여개 점포 중 300여개가 의류매장이어서 아울렛이 입점할 경우 피해가 닥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상인들은 “전국적으로 많은 점포를 가진 유통공룡 모다아울렛이 들어온다. 경기침체와 상권분할로 인해 빈 가게만 늘어가고 매출은 내리막을 타고 있는데 이런 현실에서 모다아울렛이 들어오면 우리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구 20만의 소도시에 아울렛 매장이 들어서면 지역상인들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며 “모다아울렛 충주입점을 결사반대하고, 우리는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모다아울렛은 판매시설과 전시장으로만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설계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복합 영화관도 추가 유치할 예정이어서 도심 상권 상인들은 모다아울렛 개점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모다아울렛은 국내 최대 영화관 체인인 C그룹과도 유치 협의가 거의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 허가부서 관계자는 “건축주 쪽에서 조만간 영화관 입점을 위한 설계 변경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충주지역 상인들의 반발 집회 현장.

충주시 뾰족한 방법 찾지 못해
때문에 영화관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된 성서동 상인들은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성서동 상가 대부분이 모다아울렛과 겹치는 패션과 잡화를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문을 연 연수동 영화관도 식당과 패션 등 입점 업체를 찾지 못해 많은 상가가 공실로 남아 있어 연수동 상권까지 위협받는다는 지적이다.

이재갑 성서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대표는 “경기침체로 많은 상가가 공실로 남아 있는데 영화관까지 들어온다면 상권 전체에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충주시내 상권을 먼지하나 안 남기고 싹쓸이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주시는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과 함께 대책마련에 부심한 모습이지만 뾰족한 방법은 찾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달천에 영화관이 추가로 들어오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 보듯 뻔하고 특히 영세상인들은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시 입장에서는 반대하지만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했다.

모다아울렛은 국내 최대 패션 아울렛 전문업체다. 2002년 대구 본점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대전, 천안, 경주, 진주, 인천, 남양주 등 전국에 15개 점포를 냈다. 지난해 모다아울렛은 경주에 2호점을 추진하다 소상공인들의 강력 반발을 샀다. 경주 천북점이 영업 중인데도 불구, 보문 개점을 추진해서다.

경주의 경우 천북 모다아울렛 개점(2013년 12월) 이후 경주시 도심상가 내 많은 아웃도어 점포들이 폐점했고, 대다수 점포들이 천북점으로 인해 40% 이상 매출손실과 폐점위기에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15년 3월 발표한 ‘대형아울렛 입점에 따른 지역상권 영향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아울렛 입점 후 인근 패션업종 관련 중소자영업의 84.2%가 매출이 감소했고, 매출 감소량은 43.5%에 달했다.

유통 공룡 모다아울렛…전국적으로 시끌
전남 순천지역에 개장한 대형 아울렛은 시청에 등록한 것과 다른 상호로 문을 열어 편법 입점 논란이 일고 있다.

A회사가 순천 지역명이 들어간 ‘순천만 플라자’라는 고유 상호의 일반 매장으로 행정절차를 밟았고, 점포 등록 과정에서 ‘대형 할인마트로 업태를 변경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순천시에 제출했는데 결국 모다아울렛의 모기업인 모다이노칩과 경영제휴 계약을 체결, 아울렛 이름을 모아아울렛으로 바꿨다.

사업자 측은 기존 상호의 인지도가 낮아 입점 업주 모집에 한계가 있어 유명 업체와 경영제휴가 불가피했다고 하는데 지역상인들은 반감을 드러냈다.

모다아울렛은 시민 불편은 아랑곳 하지 않고 불법 영업을 해 비난을 듣고 있다. 모다아울렛 대구점은 인도에 가설건축물 수십여 개를 설치하고 연중행사를 하는 등 불법 영업을 반복해 이용고객 및 통행인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대구지역 언론들은 이 문제와 소방법 위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충주지역 상인들은 “모다아울렛은 전국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지역상권을 잠식하고 있다”면서 “포항시가 대형마트 영업허가를 7차례나 반려, 불허한 것처럼 지역상권 보호를 위해 충주시도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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