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양봉업자를 꿈꾼다
상태바
디자이너 양봉업자를 꿈꾼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8.11.22 0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심에서 벌을 키우겠다는 김진규 우영디자인 대표

청주시 수동에 위치한 우영디자인은 인쇄물 전문 업체다. 2006년 사업을 시작한 김진규(40) 대표는 “인쇄물이나 명함 등 인쇄와 관련된 웬만한 일은 다 한다”고 멋쩍게 회사를 소개했다. 그렇지만 우영디자인은 그간 굵직한 일들을 해왔다. 소주회사, 청주의료원 등과 거래하며 실력을 쌓았다.

김 대표는 15년차 디자이너다. 대학을 졸업하고 판교 인근에서 3D, 캐드 관련 일을 하다가 고향인 청주로 돌아왔다. “짧은 서울생활이었지만 복잡하고 서로 경쟁하고 상처 주는 일들이 싫었다. 그래서 이웃사람들과 좋아하는 디자인 일을 하며 살고 싶어 귀향했다”고 말했다. 그는 12년간 디자인 업체를 운영하며 남들과 되도록 경쟁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익을 따져가며 회사를 운영하는 보통의 모습과는 다른 행보가 오히려 주변에 신뢰를 얻었다. 김 대표는 “거래처의 금전사정에 맞춰서 일을 진행한다. 그리고 되도록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거래처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 그러다보니 거래처 사람들과 친해졌고 그들이 일거리를 소개해주어 지금까지 회사를 꾸려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성실함도 사람들의 신뢰를 사는데 한 몫 했다. 그는 급하게 현수막 한 장을 주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요즘도 새벽에 청주에서 괴산까지 달려가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 덕에 급격하게 매출이 성장한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늘었다.

이제 13년차를 맞는 그에게는 한가지 꿈이 있다. “우선 그동안 이래저래 벌여왔던 회사를 좀 더 안정적으로 체계잡을 계획이다. 그리고 아직은 막연하지만 디자이너 양봉업자로 일을 추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디자이너이자 6년차 양봉인이기도 하다. “자연에 있는 것이 좋아 시작한 일인데 하다 보니 일주일에 한번, 봄철에는 2~3일에 한 번씩 벌통 옆에서 산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농사에서 가장 소중한 자원인 벌을 키우는 보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홍콩에는 도시양봉을 하며 빌딩숲에서 벌을 키우는 디자이너(마이클 륭)가 있다. 그는 벌이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리려 애쓴다. 이를 벤치마킹해 저도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자원인 벌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