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시대의 아픔 이야기하고 싶었다”
상태바
“음악으로 시대의 아픔 이야기하고 싶었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8.11.22 09:24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암 투병 경험을 뉴스타트 운동으로 승화한 기타리스트 박종호 씨

클래식 기타를 잡은 건 대학교 1학년 때다. 공주대 칸타빌레 고전기타연구회를 창립한 이가 바로 박종호(64)씨다. 사범대를 졸업하고 교편을 잡았지만 시대의 아픔을 외면할 수 없었던 그는 지금의 김병우 충북교육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함께 충북에서 국어교사 모임을 만든다. 이 모임은 이후 전교조 충북지부의 전신이 된다. 그는 해직교사 복직운동을 하다가 92년 학교를 떠나게 됐다. 다시 99년에 복직했지만 또다시 해직됐다. 그 후 그는 더 이상 학교로 돌아갈 수 없었다. 논술학원을 운영하면서 생계를 꾸렸다. 그에겐 기타는 늘 ‘위로를 건네는’ 좋은 친구였다.

2007년 박 씨는 ‘고목에 피는 꽃’을 주제로 첫 연주회를 개최한다. 이후 두 번째 기타 연주회를 앞두고 그에게 또다시 시련이 닥친다. 2010년 5월 18일 교통사고가 났고, 이 사고로 신장암이 발견돼 수술을 받은 것이다. 투병생활을 이어가던 중 2011년 방광암이 또 발견됐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긴 투병생활을 마치고 그는 다시 기타를 잡았고, 삶을 노래했다.

2016년 고목에 피는 꽃 두 번째 공연을 열었고, 올해 세 번째 공연을 가졌다. 11월 20일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독주 6곡과 협연 10곡을 들려줬다. 도종환의 시 ‘앉은뱅이 민들레’, 김희식의 시 ‘무심천’에 곡을 붙인 것도 선보였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첫 연주회를 열 때 ‘고목’은 바로 나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아직도 고목이 되지 않았다.”

그는 이번 공연의 주제가 ‘목마름’이라고 말한다. “음악에 대한 목마름을 늘 갖고 살았다. 기타음악을 하면서도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온 몸으로 시대를 관통한 박 씨는 사람들과 많은 것을 나누며 살고 싶다고 말한다. 오창에 전원주택을 짓고 암투병을 하는 이들에게 ‘건강기별’을 전하는 것도 그의 다짐 때문이다. “먹거리, 마인드, 생활습관 등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뉴스타트’운동을 통해 건강을 회복했다. 질병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건 하나님께 받은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기타를 잡고 오늘도 행복하게 웃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종호 2018-12-06 10:07:43
이제야 기사를 보았어요. 나를 객관화시켜 볼 수 있어서 새롭군요. 참 굴곡 많은 인생..

김겅열 2018-11-25 20:23:56
멋지십니다.
항상응원하고 기도 하겠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