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이화, 춤추는 숲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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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이화, 춤추는 숲에 서서
  • 충청리뷰
  • 승인 2018.11.2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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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치유업 종사자들의 감정디톡스 캠프 춤테라피

무위이화(無爲而化)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진다.

노자(老子) 57장에 나오는 말이다. 노자는 “금지하는 일이 많으면 백성들이 가난해집니다. 편리한 문명의 도구가 많을수록 나라는 혼미해집니다. 지혜와 기술이 향상될수록 도적이 많아진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인위의 폐해를 지적하며 자연의 순리에 따르라는 의미이다.

국립산림치유원 문필마을 산림치유문화센터에서 11월 23~24일 1박 2일 산림치유업 종사자 감정디톡스 캠프가 진행되었다. 20여 명의 산림치유 종사자들이 함께 춤을 추며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산림치유업 종사자의 감정디톡스 캠프의 프로그램으로 춤테라피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우리는 사시나무 잎처럼 몸을 팔랑팔랑 움직이며 나다운 자연스러움을 회복하기 위해 춤을 추었다.

“내 몸에 귀를 귀울여라”
사시나무는 잎이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잘 움직인다고 하여 ‘팔랑나무’ 또는 ‘파드득 나무’라고도 불린다. 사시나무는 생장이 매우 빨라서 많은 양의 물을 뿌리에서 위로 빨아 올린다. 많은 양의 수분을 잎을 통해 공기 중으로 방출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사시나무는 잎을 마구 떨어대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잎 표면에 있는 기공을 통해 수분을 쉽게 내보낼 수 있어서 사시나무는 바람이 없는 날에도 이파리를 팔랑거리며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와는 다르게 양지를 좋아하는 나무이지만 추운지방에서 주로 자생하므로 여름철 한낮의 높은 온도를 식히기 위하여 일종의 부채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설도 있다. 내 몸이 움직이는 것을 허락하고, 우리의 몸속에 정체되어 있는 부정적인 감정을 자연스러운 자신의 움직임을 통해 내어 보냈다. 생존을 위해 팔랑팔랑 잎을 움직이는 사시나무처럼 우리도 우리의 자유로움과 자기다움을 회복하기 위해서 춤을 췄다.

춤테라피를 지도해 주신 최보결 박사는 실력 있는 현대무용가이다. 최 박사는 '발바닥을 바닥에 입맞춤하듯 디뎌보라'고 했다. 자신의 리듬을 타며 걷는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사뿐사뿐 리듬을 타며 걸었을 뿐인데 자연스러운 춤이 된다.

“니체는 ‘춤꾼은 발바닥에 귀를 달고 다닌다’라고 말했습니다. 내 몸에 귀를 기울이라는 얘기입니다. 감각이 깨어나면 의식이 깨어납니다. 춤을 추면 권력자들의 말을 잘 안 들어요. 로마 이래 권력자들은 사람들에게 즐거운 춤을 추지 못하게 했습니다. 황제만 췄고 지금은 예술가만 춥니다. 지금도 원시부족들은 일상적으로 춤을 춥니다. 춤은 인류 모두의 것이었습니다. 40년 전 우리 시골의 들녘에서는 노래와 춤판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자연의 리듬을 회복하기 위해, 자연스러움을 회복하기 위해 춤을 춰야 합니다. 우리가 자연에 감동하는 것은 놀라운 생동감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생동감에 감동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회복할 때, 저절로 이루어지는 자신의 삶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자연성을 회복하기 위해 춤을 춰야 합니다.”

우리도 자연이다
2016년 충북대학교 대학원 산림치유학과 치유식물학 시간에 조별로 자연물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고, 몸으로 표현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수업에 참여했던 한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자연과 하나가 되는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자연물로 작품을 표현할 때 자유로움을 느꼈습니다. 작품을 만들며 순간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감동적이었던 것은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며 우리 안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조력이 우리 모두를 즐겁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서로의 작품에 공감하고 말로 몸으로 재해석하며 표현할 때, 각자의 작품을 표현할 때, 제2의 창조의 순간이 일어났습니다. 예술은 예술가만의 영역으로만 생각했습니다. 자연스러움을 회복할 때, 나의 삶도 예술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 다른 학생은 “제가 그림을 그리다니요. 제가 몸으로 저 자신을 표현하다니요. 기적 같은 일입니다.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이 제 작품을 보고 몸으로 표현해 주었을 때, 눈물이 났습니다. 공감받고 있다는 느낌 때문일 것입니다. 숲속을 걸을 때 저는 숲의 생명체로부터 공감받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깊은 숲속을 걸을 때, 나를 위로해 주는 나무를 만나기도 합니다. 그 순간 평화로움과 함께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는 “나는 자연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놀랄만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 순간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을 믿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그림은 마치 꿈처럼 다가온다. 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예술은 없다고 생각한다. 될 수 있는 한 많은 것을 사랑하라. 사랑에 진실의 힘이 깃든다”라고 했다. 우리도 자연이다. 자연스러운 자신의 움직임을 느낄 때 우리는 아름다운 순간을 만나게 될 것이다.

최보결의 춤의 학교
http://facebook.com/bogyeolchum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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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락 2018-12-15 07:08:25
글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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