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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의 전문가회의 대표성 있나전문가회의에서 ‘국제기록유산센터 부지로 옛 국정원 적당’ 결론
고인쇄박물관 부지결정 수순에 들어가자 시민들 불만 제기
직지는 청주시를 대표하는 문화상품이면서 상징물이다. 직지가 있었기 때문에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도 유치할 수 있었다. 사진은 임인호 금속활자장이 복원한 직지. 사진/육성준 기자

청주시와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건립 부지에 쏠린 눈 1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건립 부지에 청주시민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청주시·국가기록원·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여러 후보지 중 직지특구와 옛 국정원 부지 두 군데로 집약하고 고심중이다. 직지특구는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청주고인쇄박물관 일대에 걸쳐 있고, 옛 국정원 부지는 서원구 사직2동에 위치해 있다.

직지특구는 청주예술의전당~흥덕초 구간이다. 이 곳에는 고인쇄박물관·금속활자주조전수관·근현대인쇄전시관 등 기록유산과 관련된 시설이 밀집해 있다. 그래서 기록유산센터가 이 곳으로 오면 관련시설과 집적화를 이뤄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사유지라 매입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비용이 발생한다. 그런가하면 옛 국정원 부지는 시유지로 현재 비어 있어 신속하게 건립할 수 있고 부지확보 비용이 들지 않으나 직지특구와 이원화돼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고인쇄박물관 측은 지난 11월 5일 센터 부지 선정을 위한 12인의 전문가회의를 열었다. 여기서 다수참석자들이 옛 국정원 부지가 적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 자리에는 연구원·교수·언론인·시의원·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2명은 불참. 그러자 박물관 측은 이를 토대로 옛 국정원 자리를 국제기록유산센터 건립 부지로 결정하기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

하지만 많은 청주시민들이 이 과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 문제를 왜 12명에 불과한 전문가회의에서 결정하고, 이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실제 전문가냐며 더 많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물관 측은 “관계부처 협의 및 정부간 협정을 앞두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부지 사전 결정이 필요했다”고 밝혀 이 회의에서 결론을 내려고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시민들도 모르는 사이에 몇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은 문제라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이 날 전문가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낸 의견을 간추리면 청주시가 유네스코에 낸 의향서에 오는 2020년까지 센터를 완공하겠다고 약속했으므로 빨리 착수할 수 있고, 직지특구와 8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며 향후 센터와 관련된 다른 건물을 지을 수도 있으므로 확장성이 있어 좋다는 것이다.

이는 박물관 측이 일관되게 설명해 온 주장과 일치한다. 때문에 전문가회의라고는 했지만 박물관 측과 의견이 같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회의 참석을 요청한 게 아닌가 의구심이 일고 있다. “청주시가 직지의 고장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직지특구에 유치하고 직지의 역사성을 부각시키는 계기로 삼자”고 말한 사람은 단 한 명에 불과하는 등 2명만 직지특구내 센터 건립을 주장해 의도성이 의심된다. 이는 특구내 집적화를 원하는 시민 다수의 의견과도 배치된다.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는 이승훈 전 청주시장 때 청주 유치가 결정됐다. 이 전 시장은 기록유산센터 청주 유치가 가시화됐을 때 옛 국정원 부지를 점찍었다고 한다. 언제든 건립이 가능해 성과를 바로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박물관 담당자들도 옛 국정원 부지가 적당하다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청주시가 유네스코에 2020년 건립을 제안했다. 직지특구내 사유지를 매입해 건물을 지으려면 3~5년 걸린다. 이렇게 지연되면 한국의 신뢰도가 추락할 것이다. 앞으로 센터 말고도 부속건물을 지을 수 있는데 특구는 부지가 없어 곤란하다. 옛 국정원 자리에 국제기록유산센터를 지으면 특구가 거기까지 확장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는 어떤 기관?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 기록물 관리·전시·보존·교육

 

청주시가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를 유치한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이는 세계최초 기록유산 관련 유네스코 국제기구다. 현존하는 세계 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인쇄한 청주시는 지난 2001년 직지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했고, 2004년 유네스코 직지상을 제정했다.

또 2007년에는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고인쇄박물관 일대를 직지특구로 지정했고, 2016년에는 직지축제를 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로 격상시켰다. 이렇게 청주시는 금속활자와 기록에 관한한 다양한 일을 해왔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까지 유치할 수 있었던 것.

국제기록유산센터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다. 청주시와 관계자들은 오래전부터 이 센터 필요성을 역설했고 유치를 위해 노력했다. 지난 2006년 직지축제 때 청주시는 예술의전당 대회의실에서 ‘기록유산센터 건립방안 모색을 위한 워크숍’을 열었다.

유네스코는 그동안 세계기록유산을 선정해 등재만 해왔고 사후관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따라서 향후 국제기록유산센터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 기록물을 관리·전시·보존·교육하는 기능을 갖는다. 재난·재해 등 각종 위협으로부터 기록물을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 보존할 국제기구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또 센터에서는 세계 각국의 기록유산 보호를 위한 국제적인 네트워크 중심지, 산학협동 연구 프로젝트 수행, 기록유산 관리 프로그램의 표준화 작업도 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청주시는 기록유산 보호에 관한 주도권을 갖고 가면서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기록유산과 관련된 문화재청·국가기록원·국립중앙도서관·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국영상자료원·한국기록관리학회 등과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기록유산 보호 관련 물품, 기구, 장비, 시설 등의 표준 규격을 제정하고 각종 기록유산의 품질 수준과 보존성을 향상 유지시키기 위한 연구사업들을 추진한다.

한편 청주시와 국가기록원은 국제기록유산센터를 유치할 때 △세계 기록유산의 보존 및 접근 정책 연구 및 개발 △저성장국가를 중심으로 기록유산 보존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세계기록유산 등재 후 지속적인 관리를 위한 모니터링 등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내용의 제안서를 총회에 제출했다. 유네스코는 1992년 인류의 기억을 보존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세계기록유산사업을 시작했다. ‘직지’ ‘조선왕조실록’ 등 16건의 기록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돼 있다.

 

홍강희 기자  tankhong@c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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