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얼마나 떨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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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얼마나 떨어졌어요?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8.12.1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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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아파트 평균시세 평당 516만원. 큰 평수는 거래도 안돼

최근 청주 용암동의 한 아파트는 전용면적 134㎡가 2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청주시의 아파트 가격이 마지막 최고점을 찍은 2015년에 비해 약 1억원이나 하락한 것. 지난해와 비교해도 4000만원 넘게 떨어졌다.

인근의 한 부동산업자는 “방서지구로 사람들이 빠져나가면서 아파트 매물이 꾸준히 나온다. 수요가 받쳐주지 못해 값이 떨어져 32평형대 아파트는 하락폭이 2000~3000만 원 선, 40평형대 아파트들은 거래 자체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분평동의 한 부동산 앞. 매매 물건이 많지만 거래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육성준 기자

이어 “매물로 내놨다가 철회하는 경우도 많다. 전세로 돌리는 집도 있고, 아예 이사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분양계약을 포기하면 보통 2000만 원 정도 위약금 손실을 보는데 팔리지 않으니 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중소건설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진석 대표는 “2014년 규제완화 이후 2015년 너무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당시 금리까지 낮아 빚내서 집사는 분위기가 조성됐는데 지금은 반대 상황이다. 금리가 오르고 대출은 막혀 신규주택 가운데는 잔금을 치르지 못하는 세대가 늘었다. 전국적으로 비슷한 상황인 가운데 최근 경남 지역의 한 건설사는 자금난을 겪다 부도를 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무주택자들도 값이 더 떨어질까 매매를 관망하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집값은 계속 하락세. 일단 팔아야 이사를 가는데 이게 안 되다 보니 입주를 포기하는 집이 늘고 있다. 최근 입주를 앞둔 상당구의 한 아파트는 2015년부터 입주를 했지만 아직 600여 세대 중 150여 세대가 비어 있다.

그래서 신규 아파트 가운데는 분양에서 임대방식으로 전환하는 곳들도 많다. 청주시에서는 올해 계획된 1만 세대 아파트 중 4000여 세대가 분양에서 임대로 전환했다. 건설사들에게는 쉽지 않은 선택. 김 대표는 “건설사는 분양가격의 약 30%에 달하는 잔금이 들어오면서 현금유동성을 확보한다. 잔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 부도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임대는 정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월 청주의 아파트시세는 평당 516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541만원보다 약 5% 감소한 것. 32평으로 환산하면 약 1천만원 가격이 하락한 셈이다. 하지만 몇몇 지역은 하락 체감이 더 크다.

분평동 신00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방서지구가 11월부터 입주를 시작하면서 이를 앞두고 물량들이 많이 나왔다. 흥덕구나 다른 지역에 비해 방서지구와 가까운 서원구, 상당구 부동산 시장의 시세 하락폭이 더 컸다. 현재 분평동은 곳곳에 아직 팔리지 않은 빈집들이 있다. 이를 중심으로 가격하락세를 부추길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신규공급지역 인근은 초토화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분평동의 아파트 시세는 평당 508만원. 지난달 기준 실거래가는 480만원이다. 인근 산남,수곡,모충동도 사정은 비슷하다. 산남동은 평당 시세 766만원에 실거래가 715만원. 수곡동은 평당 시세 416만원에 실거래가 362만원. 모충동은 평당 시세 425만원에 실거래가 334만원이다.

실거래가는 기존 거래에 급매물 가격을 산술적으로 평균을 낸 수치다. 실거래가격이 낮다는 것은 급매물이 많다는 반증이다. 이런 현상은 신규주택 분양을 앞둔 시점에서 많이 나타난다. 청주시는 2021년까지 꾸준히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청주시에 따르면 건설허가 난 아파트 공급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1만 6247세대. 이 중 75%가 미준공인 가운데 10월부터 방서지구의 3095세대가 입주 중이다. 청주테크노폴리스지구도 1871세대가 현재 입주를 진행하고 있다.

하락세 심리에 거래가 멈춰서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0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74.8%를 기록했다. 충북은 딱 평균. 입주율은 입주하는 단지 가운데 잔금을 납부한 호수의 비중을 말한다. 10채중 3채는 잔금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 이유로 ‘기존 주택 매각 지연’, ‘세입자 미확보’ 등을 꼽았다. 연구원은 청주지역을 향후 눈여겨볼 지역으로 꼽았다. 장기 미분양 관리지역인 가운데 11월과 12월 1470세대의 신규 물량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20년 넘게 사직동에서 사무실을 운영한 공인중개사 김00 씨는 몇 달째 거래가 없어 내년에는 사무실을 접을 계획까지 세웠다. 그는 “불과 1년 전 이맘때만도 한 달에 두세 건은 거래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11월까지 석달째 거래가 전무하다. 이는 비단 우리 사무실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청주지역은 당분간 관망세와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리고 동남지구등 주요 공급물량이 소진될 때까지 최소 3년 이상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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