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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들다 망했지만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온라인 책방 ‘남편취미’ 서점지기 정재홍 씨

‘남편취미’는 온라인과 플리마켓을 통해 책을 판매하는 곳이다. 서점지기 정재홍(55) 씨는 “출판업계에 종사하며 직접 출판한 책과 증정 받은 책들을 3000여권 소장하고 있다. 출판일을 접으며 책을 정리하다보니 갖고 있기에는 짐스럽고 버리기 아까운 도서들이 많았다”며 온라인 서점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어릴 적부터 수필가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책에 둘러싸여 성장했다. 그는 “스스로 책을 좋아했고 책 읽을 때 가장 행복했다. 그래서 국문학과에 진학했지만 시대상황으로 제대 후 복학할 수 없었다”고 기억했다.

  • 이어 “방황하던 시절에 지인의 추천으로 윤광조 도예가의 도제로 5~6년을 배웠다. 백자·청자 등 다양한 장르를 배웠지만 결국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책과 관련된 일이라는 결심만 굳히게 됐다”고 말했다.

    도제생활을 정리한 그는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에 입사해 10여년을 근무했다. 그리고 2003년부터 2016년까지 출판사 ‘운디네’를 운영했다. 주로 인문·사회학 서적을 출판하며 나름 업계에서는 입소문이 났지만 대형 서점과 공급률로 인해 한바탕 다툼을 벌이면서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 씨는 “대형 서점이 출판사들에게 책을 공급받는 조건으로 값을 싸게 요구하는 것은 업계를 망가뜨리는 일이라고 항의했다. 그래서 대형 서점이 제안하는 바를 거부했다. 그러자 대형 서점들이 거래를 끊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참 겁없는 행동이었던 것 같다. 이 일을 계기로 결국 출판사는 폐업했다”며 멋쩍게 말했다.

    그는 아픔을 겪었지만 이 일이 전국의 작은 출판사와 서점들에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몇 년간은 이들과 함께 일했다. 하지만 뜻처럼 쉽게 일이 풀리지 않았고 결국 책과 관련된 일을 접고 다른 분야의 회사에 취직했다. 그리고 지난 8월 부인의 근무지 이동을 따라 청주로 이사왔고 새 둥지를 틀었다. 지금은 청주 인근의 한 회사에서 근무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책이 생업이 될 날을 꿈꾼다. 그는 “지난 1년여 간 보유하고 있던 장서의 반 정도를 판매했다. 이 책들이 다 팔릴 무렵에는 꼭 책방을 다시 열고 싶다”며 “책이 좋아 일을 시작했고 나름 사업에 성공하며 한때는 오만하고 거만했다. 이후 어려운 과정을 겪어보니 책의 소중함을 더 깨닫게 됐다. 제가 느낀 감정을 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권영석 기자  softkw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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