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달리고, 영세상인 넘어지고
상태바
대기업 달리고, 영세상인 넘어지고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8.12.27 0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기업 반도체실적이 충북경제성과 견인했지만 낙수효과는 미비
소상공인 폐업증가, 대형쇼핑몰 입점, 중주고속도로 확장난항

#충북경제 이끈 반도체산업 #영세업자들의 폐업 #대형쇼핑몰 입점논란

#청주공항 새로운 도약 계획 차질 #중부고속도로 확장난항

 

올해 충북의 경제 키워드는 충북경제를 이끈 반도체산업, 계속되는 영세자영업자들의 폐업, 무분별한 대형쇼핑몰 입점논란으로 반발하는 지역상권, 청주공항의 새로운 도약 계획 차질, 중부고속도로 확장 난항 등으로 요악된다.

우선 올 한해 충북의 전체 실적은 반도체산업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반도체는 충북 전체 수출의 40%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는 세계 시장의 반도체 호황으로 사상 최대 수출실적을 올렸다. 한국은행 충북본부에 따르면 11월까지 90억 6449억만 달러를 수출하며 전년 동기대비 23.2% 성장했다.

지난 10월 4일 SK하이닉스 M15 신규 반도체 공장의 준공식이 개최됐다.

또한 10월에는 SK하이닉스가 청주테크노폴리스산업단지 내에 M15 반도체 공장을 준공하며 더 멀리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2조 2000억원이 투입된 공장에서는 차세대 주력 품목인 낸드플래시가 생산된다. 낸드플레시의 가장 큰 특징은 전원이 끊겨도 지워지지 않고 10년을 버틴다는 점과 크기를 작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2020년까지는 투자단계여서 큰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이후 약 20만명의 고용창출과 70조원 이상의 생산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1차·2차 벤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대기업이 앞에서 끌고 뒤에서 중소기업들이 미는 형국으로 충북산업이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편의점은 수익악화

대기업이 주도해서 성장했지만 낙수효과는 미비했다. 영세자영업자들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소비심리위축, 금리인상 등으로 20년 넘은 음식점들도 여럿 폐업했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창업지원책을 내놓았다. 충북에서는 상당수는 프랜차이즈를 통한 생계형 창업이 이뤄졌다.

특히 커피숍, 음식점, 편의점, 빵집 등의 창업은 여전했다. 하지만 수익구조는 그만큼 악화됐다. 한국편의점협회 관계자는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올해 운영상 수지타산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점원을 줄이고 가족이 운영하는 점포가 늘었고 영업시간을 24시간에서 19시간으로 줄이는 점포도 상당수 늘었다. 월평균 수익이 30만 원대까지 하락했다”고 말했다.

상권에 따라 매출의 차이는 더 두드러졌다. B카드사의 자료에 따르면 구도심 상권들의 매출은 약 20% 감소한 반면 하복대, 율량동 등 신도심을 중심으로 쇼핑몰, 유흥가의 매출은 소폭 증가세를 기록했다. 상권이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 중심에는 외부 자본이 대거 투입된 대형 유통시설들이 있었다. 곳곳에서는 무분별한 대형쇼핑몰 입점논란이 문제가 됐다. 그런 가운데 청주시는 대규모 점포 조례 개정을 추진해 논란을 샀다.

충북청주경실련을 비롯한 ‘유통재벌 입점저지 충북도민대책위원회’의 반대성명으로 사안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지만 여전히 미결과제로 남아있다. 아직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가운데 현재 청주에만 입점이 논의됐거나 입점을 추진하고 있는 쇼핑몰만 상당구, 청원구, 흥덕구에 총 5개로 알려져 있다.

쇼핑몰이 계속 건립되려는 배경에는 청주시의 인구계획도 맞물려 있다. 이에 따라 청주시 예산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2017년 2조원을 돌파했고 내년에는 2조 3354억 원으로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계획만큼 현실은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1월까지 인구는 83만 7000여명이었다. 2014년 통합하고 83만 1500여명을 기록한 이후 크게 늘지 않았다. 그래도 100만 청주시 정책은 진행 중이다.

 

청주 한 대학가 인근의 1층 상가를 도배한 임대문의 광고들

전략적 SOC사업들 주춤

올해 청주국제공항은 중국 전문공항으로 발돋움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한·중 관계가 회복되면서 사드 보복 조치가 해제되며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면세점을 추진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한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의 국제항공운송 면허 발급이 지연되면서 삐걱대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는 청주공항 거점 LCC인 에어로케이의 국제항공운송면허에 대한 심사를 보류하면서 항공산업 체질 개선, 국적사간 과당경쟁 등을 이유로 삼았다. 몇가지 보완을 거쳐 내년 3월쯤에는 최종 면허 발급 여부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에어로케이는 청주공항을 살려보겠다는 충북도의 중점사업이었다. 청주공항은 이용객 90%가 넘는 유커들이 사라지면서 좀처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연간 이용객이 2007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선 후 꾸준히 증가했지만 사드 사태에 발목이 잡혀 지난해 연간 이용객이 257만1551명을 기록했다. 2016년 273만2755명의 94.1% 수준이다. 그 사이 국내선 이용객은 238만5611명으로 전년보다 12.6%(26만6916명)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제선 이용객은 18만5940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공항활성화 사업과 함께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도 지지부진했다. 경제성이 확보된 서청주나들목에서 증평나들목 구간만 사업이 진행되고 나머지 구간 사업은 비용편익률이 나오지 않는다. 충북도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러 상황들을 고려하면 2018년의 충북경제 전체 성적표는 ‘선방’이다. 하지만 낙관해서는 안 된다. 나머지 현상들은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아직 견인차 역할을 할 부분들이 있다. 이를 통해 충북전체가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