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망은 ‘함께’ ‘相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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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망은 ‘함께’ ‘相生’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01.0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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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이런 충북에서 살고 싶다
조혜경·최성욱·양희수·김진환 씨의 ‘한마디’

“말보다 행동이 앞선 청주가 되었으면”

조혜경 성인지정책연구소 모든 대표

조혜경 대표는 ‘성인지정책연구소 모든’의 대표를 맡고 있다. ‘성인지정책연구소 모든’은 여성정책들에서 성 인지적 관점이 있는지, 없다면 어떻게 개선해 가야 하는 지를 논의하는 곳이다. 지난해에는 조 대표가 할 일이 특히 많았다. 연 초부터 직장 내 성희롱 문제들이 불어지고 위계에 의한 성폭력사건들이 터지면서 지방선거를 앞둔 출마예정자들 가운데 낙마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는 “청주의 시민사회가 일련의 상황을 겪으며 그동안 문제들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거의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시민사회에서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썼는데 터진 결과들은 하나같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한해를 저변에 깔린 문제들을 인식하는 단계였다고 평가했다. “오래 전부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2030의제를 통해 불평등해소, 성평등의 실현등을 중요한 사회 이슈로 논의해왔다. 이를 통해 성폭력 문제뿐 아니라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실행할 행동계획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지난해를 돌이켜 보면 문제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올해는 드러난 문제들을 하나씩 개선하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 구체적으로 새해에는 말하는 이보다 듣는 이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며 “충북은 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서 만들어진 곳이다. 새해에는 누군가 허투루 내뱉는 말조차 의미 있는 담론이 될 수 있는 충북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카드수수료 줄이는 청주페이 만들자”

최성욱 쌈주머니 율량점 대표

‘쌈주머니 율량점’은 문을 연지 딱 1년 됐다. 최성욱 대표는 인생의 3막을 청주에서 매장을 열며 시작했다. 이전에는 현대무용수로, 또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생활했다. 그는 인생의 전환점을 찾기 위해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선택했고 자영업이 힘들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지만 그럴 때 마다 마음을 굳게 먹고 더 많이 준비했다.

갓돌지난 초짜지만 동네에서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리며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어려움도 많았다. 그는 “불과 1년이지만 시작할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영업 사정이 많이 바뀌었다. 주변에 음식점이나 커피숍 등 매장이 3배 이상 늘었고 동종 경쟁업체들도 생겼다. 채소값은 오르고 직원 인건비도 해가 바뀌면서 크게 올랐다”고 토로했다.

최 대표는 “상권은 계속 생겨나는데 인구는 그대로다. 그러다보니 매출은 나눠먹기가 된다. 결국 주변에는 인건비를 아끼려고 고민하는 업체들이 많다. 그리고 매장을 크게 벌여 놓은 업체들 가운데는 전체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상권이 생기는 곳에 점포를 늘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그들은 스스로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고 말한다. 지출을 유지하기 위해 또 빚을 내가며 무리하게 버티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자영업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무리해가며 버텨야 하는 청주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동네 상권들이 적절한 규모로 형성돼 상생하길 기대한다”며 “서울에서 시행한 ‘서울페이’처럼 자영업자들을 위한 직접적인 혜택도 고민하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작아도 색깔있는 청년창업자들에게 관심을”

양희수 출판사 B6 대표

‘B6’는 2017년 2월에 대학생들이 모여 창업한 출판사다. 양희수 대표는 “학교 동아리에서 같이 활동하던 친구 넷이 출판물을 크라우드 펀딩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펀딩은 성공했고 그 과정을 통해 동료들이 출판에 재미를 붙였다. 그래서 함께한 친구 4명이 뜻을 모아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ISBN 코드 발급 등의 절차를 밟아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B6’는 지금까지 시집 2권과 그림책 1권을 출판했다. 1년에 책 6권 이상 출판하자는 목표를 세웠지만 지난해는 달성하지 못했다. 그는 “경기가 어려운 시기에 무엇보다 책을 꾸준히 내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최대한 무리하지 말자고 구성원들이 합의했다”며 “대신 출판한 책들이 기성 출판물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소규모 출판사가 갖고 있는 신선함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곳은 특이한 콘셉트의 출판물로 인해 지역에서 제법 이름이 알려졌다. 동네책방에는 B6의 출판물 한권정도는 꼭 비치돼 있다. 그는 “아직 규모가 작아서 책에 관심 있는 분들 가운데도 우리 출판물을 모르는 사람들이 상당수다. 새해에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출판물을 알아봤으면 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그는 “우리뿐만 아니라 지역에 창업한 청년들이 많다. 처음부터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투자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처럼 작은 곳들도 많다. 작다고 부족한 것은 아니다. 2019년에는 우리처럼 작지만 나름의 색깔을 갖고 있는 곳들이 관심 받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기업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세상을 꿈꾼다”

김진환 한벤머신 대표

‘한벤머신’은 자판기유통업체다. 김진환 대표는 기계설비관련 회사에서 일을 하며 자판기 구조와 유통경로를 배웠다. 이후 개인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퇴사해 1994년 한벤머신을 창업했다. 이후 김 대표는 군부대 중심의 영업망을 확충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갔다.

그러자 점차 내실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자판기유통업과 함께 그동안의 노하우를 살려 조달업무 대행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다. 그 사이 수많은 경쟁업체들이 시장에서 사라졌다. 자판기 종류가 다각화되며 먹거리부터 놀거리까지 다양한 제품이 등장했지만 상당수 부분은 대기업의 몫이었다.

김 대표는 “기존회사들은 공장과 기관 등에 입찰을 통해 영업을 확충해야 하는 데 지난해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상당수 공장들이 인원 감축을 했다. 특히 소규모 OEM회사들 가운데는 문을 닫는 곳이 꽤 있었고 때문에 여기에 납품하는 자판기업체들의 타격도 컸다”고 말했다.

그는 “30여년 산업현장에서 일했지만 최근 들어 모든 것들이 급속히 자동화 되면서 자본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실감한다. 대기업들의 시장잠식도 빠르게 진행된다”며 “대기업이 손을 대면 중소기업들은 버티기 어렵다. 그래서 새해에는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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