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허브센터 제대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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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허브센터 제대로 하자”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01.0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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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 들여 싹 고쳤는데 또 4억5000만원 들이는 리모델링계획
예산부족 탓 말고 80만 청주시에 걸맞는 청년허브센터 만들어야

청주시는 7일까지 청년허브센터(가칭)의 민간 위탁공모를 진행했다. 마감일까지 한 개 팀이 지원한 가운데 이 사업은 이달 말 위탁사업자를 선정하고 업무협약을 통해 출범할 계획이다. 청년허브센터는 지난해 행정안전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공모에 선정돼 서문동 옛 상권활성화재단 건물(상당구 상당로 59번길 59)에 조성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청주시는 4억 5000만원을 들여 건물을 리모델링한다. 이곳에서 청년의 취·창업 지원, 청년역량강화 및 문화창작 지원, 청년커뮤니티 활성화 지원, 온라인플랫폼 제작 및 운영 등의 업무를 추진한다.

하지만 시작부터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 무엇보다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다. 장애청년이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또한 구조를 변경한지 얼마 되지 않은 건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13일 청년정당 우리미래는 청주성안길상인회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리미래 제공

리모델링한지 불과 6년

2012년 중기청은 청주시와 함께 총 8억 원의 예산을 들여 이 건물을 전면 개조했다. 당시 사업명은 ‘고객지원센터 리모델링공사’로 설계를 추진했던 K씨는 “낡은 건물을 개보수 하는 것보다 새로 짓는 게 비용적으로 더 저렴할 정도였다”고 기억했다.

“계단을 오르는데 밑에 깔린 화강암을 빼고는 모두 교체했다. 건물을 고객센터로 활용하고 주차장과 연계하기 위해 1층에 나무난간(데크)을 만드는 등 신경을 썼다. 그리고 지하에 무대를 만들기 위해 건물 전체에 전기배선을 새롭게 깔았다”고 말했다.

건물은 현재 외관상으로나 내부적으로도 사용에 전혀 문제가 없다. 오히려 처음 계획보다 사용규모가 축소돼 설비가 남는 실정이다. 고객들을 위해 준비한 지하 무대는 현재는 에어로빅 강좌를 열 때만 쓰이고 있다.

청주시는 사업자가 선정되는 것에 맞춰 설계를 마무리하고 리모델링을 할 계획이다. 리모델링 관련 사업계획이 추진되는 가운데 이재헌 활동가는 꾸준히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시장면담도 요청했지만 거절됐다. 그래서 현재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고 밝혔다.

주변 상인들은 이런 상황을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박종명 성안길 상인회 이사는 “처음에 입지가 논의될 당시 이 건물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이 없었다. 만약 일을 추진하더라도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알리는 게 순서일 것이다. 하지만 청주시는 건물 사용을 결정하고 난 뒤 공문 한 장 달랑 보낸 게 전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년정책네트워크 관계자는 “청년일자리공모사업 일환으로 정부 사업비를 받고 지난해 말까지 사업비를 써야했다. 시간에 쫒겨 주변 의견을 물을 새도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공모사업자 역시 지원할 곳이 몇 군데 되지 않았고 결국 한곳 밖에 지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목적에 맞게 공간을 활용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층마다 불과 30평 남짓의 사무실뿐이다. 지금도 멀쩡한 사무실을 고친다고 하는데 뭐가 달라지냐”며 “당초 목적대로 청년창업을 활성화하고 청년역량강화와 청년커뮤니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턱없이 좁은 공간이다”고 말했다.

 

“기왕 할 거면 제대로 하자”

이재헌 활동가는 “문제를 지적했을 때 예산이 부족해 이런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차선책으로 센터를 잘 운영하기 위해 몇몇 단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중에 신중하게 선택해 잘 운영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결과는 한 군데 단체에서만 지원했고 이마저도 잘 운영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결국 명목뿐인 청년허브센터를 만들게 아니라 기왕 하는 거 제대로 하자는 지적이 나온다. 인근 성안길 상인회에서는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활용하자고 주장한다. 지난달 말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대형유통업체들로 인해 주춤하는 전통 상권을 위해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상권의 특색이 들어간 경관을 만들고 쇼핑과 청년창업 등이 한 곳에서 이뤄질 수 있는 장소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대구, 전남 강진, 경기 수원에서 시범적으로 시작했고 성과가 좋아 올해는 전국 13곳으로 확대한다. 구역당 5년간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총 80억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정부의 자영업성장 혁신대책의 일환으로 나온 방침이다.

사업을 추진하는 중소기업벤처기업부 담당자는 “전국 자치단체들로부터 문의가 오는 가운데 주로 복합청년몰과 시설현대화에 대한 문의들이 많다“며 ”1월중 세부적인 내용을 발표하고 공모절차를 밟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유재근 성안길상인회 부회장은 “지금 청년허브센터를 짓는데 공간이 협소하다. 엘리베이터를 설치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기왕 청년센터 짓는 거 이런 사업과 연계하면 훨씬 시너지가 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주 도심에도 국책사업으로 추진할만한 몇 몇 곳이 있다. 청주 외곽으로 쇼핑몰이 생기면서 유동인구가 많이 줄었지만 최근 중앙동과 성안길을 중심으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점포들이 늘어나고 있다. 구도심을 중심으로 트램에 대한 계획도 나오는 마당에 인근의 몇몇 공간을 활용하는 청년창업몰, 청년허브센터를 만들면 더욱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도 주장했다.

현재 성안길 도심상권에는 청주APM이나 로데오스트리트가 몇 년째 주인을 찾고 있다. 로데오스트리트의 경우 서울의 인사동 쌈짓길을 모티브로 만들었고 사업성을 인정받아 2017년 L사에서 유통몰을 추진했지만 도중에 좌절되며 현재는 비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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