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을 주목하라, 즐거운 일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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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주목하라, 즐거운 일이 생긴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9.01.1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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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 청주 석교동지점장 &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장
김종렬 청주 석교동지점장. 사진/육성준 기자

“고객만족, 육거리시장 활성화 이 손에”
■ 김종렬 충북농협 첫 여성지점장 취임

충북도내 제1금융권 중 점포수가 가장 많은 곳은 NH농협이다. 농협은 도내에 군지부 11개, 지점 16개, 출장소 22개가 있다. 여기서 근무하는 직원만 해도 상당히 많다. 올해 충북농협 역사상 첫 여성지점장이 탄생했다. 충북농협의 역사나 여직원들의 숫자를 볼 때 첫 여성지점장 배출은 매우 늦다. 다른 지역에서는 벌써 여성지점장이 나왔는데 유독 충북에서는 늦은 편이다. 그 만큼 충북이 보수적이라는 얘기다. 21세기에 아직도 여성들이 들어가지 못한 미답지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지난 1일 도내 첫 여성지점장 역사를 쓴 주인공은 김종렬(51) 청주 석교동지점장과 안광숙(52) 충북혁신도시지점장이다. 김 지점장은 지난 1988년 고향인 충남 서산의 농협중앙회 서산시지부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한 이래 결혼 뒤 시가가 있는 충북 보은군지부로 옮겼다. 이후 충북지역본부, 충북도청출장소, 다시 보은군지부, 음성군지부를 거쳐 최근까지 충북도청출장소장을 지냈다. 도청출장소에서는 세 번이나 근무했다.

김 지점장은 영업과 술 실력에서는 남들에게 지지 않는다. 특유의 친화력과 배짱도 탁월하다. 그가 보은군지부 팀장, 음성군지부 부지부장일 때 소속 영업장은 전국그룹별 업적평가에서 1위를 했다. 1위를 하는데 큰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음성군지부 부지부장일 때는 금융업무를 총괄했다. 그래서 가는 곳마다 화제를 낳는다. 도청출장소장을 떠나올 때는 이시종 도지사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농협 석교동지점은 육거리시장 입구에 있다. 이 지점은 지난 1973년 6월에 개설됐다. 약 36년의 역사를 가진 오래된 곳이다. 김 지점장은 “주 고객은 육거리시장 상인들과 인근 주택가의 어르신들이다. 그러다보니 인터넷 보다는 창구를 이용하고, 젊은층에 비해 안정적인 거래를 많이 한다. 은행은 수익을 내고, 고객들은 만족하고, 육거리시장은 활성화 되는 상품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점 문 앞에는 과일, 생선, 채소, 두부 등을 파는 난전이 열을 지어 있다. 사람들이 간신히 지나다닐 정도의 공간만 남긴 채 점령한 먹을거리들은 눈으로 봐도 화려하다. 이 곳은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석교동지점은 청주시내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을 끼고 있다는 뚜렷한 특징을 갖고 있어 그 만큼 할 일도 많다. 육거리시장에는 육거리종합시장상인연합회 소속 상인회가 12개나 있다. 상인회 활동도 활발하다.

그래서 김 지점장은 이 곳이 자신에게 맞는다며 의욕을 보였다. 그는 “취임한 뒤 바로 육거리시장 상인들에게 인사하러 갔다. 많은 여성 상인들이 손을 잡으며 ‘여성지점장이 와서 좋다. 고맙다’며 반겨줬다. 큰 책임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또 “은행측에서 나를 이 곳으로 보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상인들이 원하는 것을 충분히 들어주면서 상생하는 방법을 모색하려고 한다. 자신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방송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충북대 법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판매사 2급, 생명보험중개사, 펀드투자상담사, 변액보험판매관리사 등의 자격증도 갖고 있다. 김 지점장은 “앞으로는 여성지점장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농협내 여성리더그룹 모임을 만들어 선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1월 인사에서는 이경희 청주시청출장소장 등 여성 리더들이 탄생해 농협이 조금씩 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장

“답은 현장에…애로사항 살피고 도와줄 것”
■ 연경환 민간인 1호 충북기업진흥원장

은행원 경력 30년의 연경환(56) 전 신한은행 충북본부장이 직업을 바꿨다. 그는 지난 1일 충북기업진흥원장에 취임했다. 연 원장은 민간인 출신 1호 원장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 2001년 설립된 충북기업진흥원은 충북도 출연기관으로 18년 동안 퇴임을 앞둔 고위 공무원들이 원장을 맡아왔다.

진천 출신의 연 원장은 충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충북은행에 입사해 금융권에 발을 들여놓은 후 조흥은행 충청본부 부부장, 신한은행 대전롯데지점장·제천금융센터장·충북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 2017년 퇴임했다. 유일한 지역은행이었던 충북은행은 조흥은행, 신한은행과 합병했다.

이 과정에서 연 원장은 1호 역사를 두 번이나 썼다. 충북은행 출신 첫 신한은행 지점장, 첫 충북본부장이 그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 “발로 뛰는 영업을 한 덕분이다. 현장에 가보면 뭐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연 원장은 취임사에서도 현장성을 강조했다. 충북기업진흥원은 도내 1만1000개 중소 제조업체를 지원하는 업무를 하는 곳이다. 연 원장은 지난 2일 취임식에서 “답은 현장에 있다. 현장에 자주 나가서 중소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살피고 그것을 적극 도와주자”고 역설했다.

그는 은행에 있을 때도 중소기업 지원 업무를 했기 때문에 지금 하는 일이 영 생소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은행에서는 영업을 위해 했지만 이제는 도민 세금으로 도와줄 수 있게 됐다. 제조업체는 산업의 뿌리라고 불릴 정도로 근간을 담당하지만 한편으로는 경기를 잘 타 하루아침에도 문을 닫을 수 있다. 때문에 충북기업진흥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연 원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이시종 지사 후원회장을 맡았다. 그러나 원장 공모에서 최종 선정되자 원장 역할을 할 만한 사람이라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성격이 서글서글하고 대인관계가 넓다는 게 주변 사람들 말이다. 연 원장은 취임 후 원장실에 있던 TV를 치우고, 쇼파를 회의용 의자와 탁자로 교체했다. 직원들이 아연 긴장한다는 얘기가 돌자 “회의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을 뿐”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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