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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카메라 만진 지 50년김락희 ‘명성카메라’ 대표

‘사진들이 사라지고 있어요. 더 이상 가족 앨범은 없고 인화된 사진도 없어요. 손으로 만지거나 흔들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제야 사람들은 그런 경험을 그리워하기 시작했지요’ 

-아날로그의 반격- 중

디지털의 공격적인 시대 흐름 속에서도 필름, 레코드판, 인쇄물 등 인간의 원초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아날로그의 반격이 서서히 생성되고 있다.


명성카메라 김락희(83) 씨가 라이트 상자 위에 놓인 필름을 루페(확대경)로 들여다본다. 50년 아날로그 카메라 수리경력을 말해주듯 진열장 안에는 옛 필름 카메라가 가득 차 있다.


이곳은 청주에서 유일하게 남은 수동 필름 카메라 수리점이다. 50년 세월로 녹슬 법한데도 그의 수리능력은 아날로그를 다시 찾는 젊은이들로 인해 다시 기름칠되기 시작했다.


장롱 속에 감춰져 있던 엄마의 니콘 FM2를 들고 온 딸부터 일회용 필름 카메라로 여행 사진을 인화하러 온 직장인까지 디지털의 익숙함을 버리고 생전 처음 보고, 만져보는 데에 신기함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친구와의 미국 여행사진을 일회용 필름 카메라로 담은 이진주(26) 씨는 “스마트 폰으로 찍으면 편리하지만 사진으로 뽑지 않게 돼 이번 여행은 일부러 필름 카메라로 담아 사진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김린(21)씨는 “엄마가 예전에 쓰던 카메라를 우연히 장롱속에서 보고 이 곳에 수리를 맡겼다가 찾아오는 길인데 필름을 넣어 태엽을 감고 셔터를 누르는 소리가 너무 신기하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시금 찾아오는 필름카메라 열풍으로 명성카메라 출입문에 달린 종은 인터뷰 내내 울려댔다.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하여 올리는 즉시 늦어도 이틀 안이면 판매된다.


수백 번 분해 조립하며 설계도면처럼 꿰뚫어 독학으로 터득한 그는 월남파병 참전군인이 가져온 고장 난 카메라를 수리했고 서민들의 재산목록 1호인 고장난 카메라도 멀쩡하게 정상으로 돌려놓았다.


그는 가장 아끼는 금장 롤라리플랙스 이안리플랙스 카메라를 금고 안에서 꺼내 보이며 “언젠가 이것도 세상에서 빛을 볼 날이 있을 거야”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육성준 기자  eyeman@ccre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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