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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TP "문화재 보존이 급선무"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공사중지 주장
지금까지는 보존보다 개발 우선, 앞으로 행보는?

미호천은 청주, 진천, 음성, 괴산, 세종, 안성, 천안 등을 잇는 방대한 하천이다. 중부권 교통의 요충지로 예부터 미호천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 그래서 인근에서는 세계 최고(最古) 소로리 볍씨화석, 형체를 원형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정북동토성 등 문화유산들이 발견된다.

학계 관계자는 “미호천은 과거 고속도로와 같은 기능을 담당했던 수로다. 석기시대부터 미호천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가 꽃피웠고 이 일대에서는 농업과 산업이 발달했다. 인근에서 출토되는 다양한 유물·유적들이 그 증거이다”고 말했다.

소로리 볍시, 정북토성 뿐 아니라 근처에 위치한 청주신봉동백제고분군은 백제권역 최대의 무덤 밀집지역으로 1982년부터 6차례 발굴조사를 통해 3기의 석실분, 300여기의 토광묘와 목관묘, 그리고 다양한 부장품이 발견됐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을 찍은 곳인 흥덕사지도 이 근방에 위치한다. 그리고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청주테크노폴리스(이하 청주TP) 개발부지도 이 유적들과 맞닿아 있다. 적지 않은 유구·유물들이 발견되고 있어 이 지역을 개발하는 게 합당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청주테크노폴리스 지구에서 진행한 발굴조사 현장 /육성준 기자

 

삼국시대 ‘포스코’ 청주TP

현재 청주TP 일반산업단지 확장부지 내 문암동 30-27번지 일원은 문화재발굴조사가 한창이다. 충북문화재연구원이 조사기관으로 참여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약 51,570㎡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한다.

지난 22일 이곳에서 (주)청주TP관계자, 발굴기관관계자,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문화재현장점검이 있었다. 조사기관 측 관계자는 “발견된 구상유구(도랑)들은 인위적으로 형성된 것들로 제련로, 공방 등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진천 석장리, 충주 탄금대와 더불어 청주TP 발굴조사 부지에서도 야철지가 상당수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야철지는 제련소, 공방등 철 생산관련 유적을 말하며 철기문화의 변화상을 알려주는 중요한 고고학지표로 생산과 주거가 결합한 형태다.

한 발굴조사기관 관계자는 “해안가나 도성 주변에 위치한 초기의 야철지는 후대에 철광산으로 그 위치를 옮겨간다”며 “송절동 등에서 발견되는 규모이면 초기국가의 산업기반시설이 총집합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사료들을 살펴봐도 청주는 예부터 농업·산업의 중심지였다. 송절동 등의 유적을 연구하는 것은 이를 규명할 다시없을 기회가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청주TP 2차 문화재 발굴조사를 진행하는 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은 조심스럽다. 충북도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문화재청 허가를 받고 발굴을 진행한다. 조사기관은 나온 유물·유구들을 가지고 수차례 학술자문회의를 거친다. 이후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하면 문화재청에서 최종적으로 보존할 것인지 발굴할 것인지 결정한다”고 밝혔다.

 

1월 22일 진행한 청주TP 일반산업단지 확장부지 내 문화재발굴조사지 현장답사

결정은 누구의 몫인가

현행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발견된 문화재는 국고 귀속이 원칙이다. 이에 따르면 판단도 전적으로 문화재청에 달려 있다. 그렇지만 발굴기관에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현장점검을 나왔을 때 발굴조사기관 그리고 지역민들이 요구하는 바를 적극 수용한다. 청주시청사 보존도 주민들의 의지로 진행됐다. 지역민들의 판단이 중요하다. 결정이 전적으로 문화재청의 의지에만 달려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발굴조사기관 관계자 L씨도 “조사기관에서 의견을 적극 개진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조사기관들이 학술자문회의를 핑계로 의견을 내려하지 않는다. 자문회의는 조사기관들에게 일종의 책임회피수단으로도 활용된다”며 “결과의 대부분은 일거리를 준 개발기관의 의지대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선 (주)청주TP 자산관리 측은 발굴문화재에 대해 전시관을 조성하겠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또한 문화재청의 지적에 따라 문화재가 대량 발견될 것 같은 네 곳의 부지는 녹지로 보존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안성기 (주)청주TP 자산관리 대표이사는 “당초 계획되지 않았던 부지를 녹지로 조성해 청주시에 기부채납키로 했다. 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해 전국에서도 가장 큰 비율이며 법적으로 제시하는 녹지비율도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이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황 소장은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녹지를 설정하는 것은 문화재청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대책이다. 발굴된 문화재로 전시관을 만들고 개발을 진행하겠다는 것은 장님 코끼리만지는 격이다. 이 지역은 공사를 중지하고 지역 전체의 역사적 가치를 판단해 보존하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보존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가운데 청주TP 측은 이제 부지확장을 고시하고 더 넓은 부지에 대한 개발을 앞두고 있다.

 

 

권영석 기자  softkw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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