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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사업장을 꿈꾸며
원 정 훈 충북대 안전공학과 교수

지난해 12월 28일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일명 ‘김용균법’ 또는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이라고도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법률이 28년 만에 전면 개정되는 것으로 국내 산업안전의 역사에 있어서 큰 획을 긋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의 핵심 내용은 법의 보호대상 확대, 유해·위험 작업에 대한 사내 도급 금지, 원청 사업장 내에서 작업하는 하청 노동자 재해 예방조치에 대한 원청의 책임 강화,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에 대한 사업주와 도급인의 처벌 수준 강화, 물질안전보건자료 대상물질에 대한 근로자의 알권리 보장, 건설공사 발주자의 안전보건조치 의무 등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이 지난 연말에 통과될 수 있었던 것은 김용균씨 사망사고의 영향이 컸다. 위험의 외주화라고 불리는 원청의 위험 작업 외주화 문제와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원청의 책임을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산업안전보건법으로 물을 수 없다는 문제점이 연일 이슈화 되었으며, 국민적 관심은 결국 산업안전보건법의 전부 개정이 통과되는 데에 큰 힘이 되었다.


2016년 5월 비정규직 김모군이 서울 구의역 안전문을 수리하다 끼어 죽은 사고 이후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원청의 사업장 내 책임을 지우는 장소가 22개로 확대되는 것 외에는 변한 것이 없었다. 현실을 잘 아는 전문가들은 원청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사업장 내에서의 하청 근로자 안전보건은 원청의 사업자가 책임질 수 있어야 하청 근로자들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하였지만, 번번히 규제란 장벽을 통과하지 못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의 개정 중 일반인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과 논란이 된 것은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것일 것이다. 정확한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은 왜 하청업체의 사고를 원청이 책임지냐고 묻기도 했다. 개정안에서 얘기하고 있는 위험의 외주화는 원청의 사업장 내에서 일하는 하청 근로자들의 안전·보건에 대한 것이다. 원청 사업주가 위험한 작업은 하청을 주고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하면서, 안전에 대한 것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청 업체의 시설 개선과 같은 작업환경의 개선을 하청 업체가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고 김용균 씨 덕분에 국회를 통과한 산업안전보건법이 제2의 김용균을 막지 못한다는 말은 절반의 사실이다”라고 말한다. 김용균씨가 했던 업무를 외주화하는 것을 금지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대한 책임은 외주화할 수 없다고 명시한 것이다. 고용 시장은 위험을 하청으로 쪼개서 전가할 수 있도록 오래 전부터 변했는데, 근로자를 보호해야 할 산업안전보건법은 이제야 고용 시장에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7일은 김용균씨가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로 세상을 떠난지 49일째 되는 날이다. 우리 모두는 적어도 근로자들은 김용균씨한테 빚을 졌다고 말하고 싶다. 2017년도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적용을 받는 근로자는 모두 1856만명이며, 이중에서 약 2000명이 사고와 질병으로 사망하였다. 금번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사업주들의 근로자 안전·보건에 대한 책임과 인식은 서서히 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근로자라면 얼마든지 사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근로자 자신이 될 수 있고, 주변의 가족 또는 지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위험에 노출된 정도만 다를 뿐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법률은 1월 15일에 공포되었으며, 1년 뒤인 2020년 1월 16일부터 시행된다. 하위 법령을 위한 후속 조치가 올해에 있을 것이다. 제2의, 제3의 김용균씨가 나오지 않도록 우리 모두는 후속 조치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하청업체라는 표현이 일반인들한테 익숙해서 하청업체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나, 협력업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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