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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폐기물,국가직접관리가 옳지 않나?
김천수 충주·진천·음성 취재국장

지난 24일 오전 박연재 원주지방환경청장이 갑자기 음성 감곡IC 인근 국도변에 나타났다. 급하게 나오느라 명함도 챙기지 못했다는 걸 보니 다급하긴 했나보다. 이곳에선 앞서 나와 있던 원주환경청 직원 몇명이 다소 격앙돼 있는 수십 명의 화물차 기사들과 입씨름을 하던 차였다.
화물차 기사들은 환경청에 화물 운송료 지급보증을 요구했고, 환경청은 이날 오후 3시까지 군산 지정폐기물공공처리장으로 이송을 마쳐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박 청장의 “조치에 따르지 않으면 고발조치 할 수도 있다”는 말에 기사들은 “협박이다. 우리도 알지도 못하고 싣고 왔다가 자진해서 신고했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의 25톤 화물트럭은 지정폐기물인 정체불명의 액상 또는 슬러지(오니) 화물이 잔뜩 실려 있는 상태로 며칠째 도로변에 주차돼 있었다. 지정폐기물이란 특정시설에서 발생되는 폐합성 고분자화합물, 오니류, 폐농약, 폐산, 폐페인트, 폐유독물질, 의료폐기물 등 주변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킬 수 있는 고위험 물질이다.


지정폐기물을 일반화물처럼 실은 차량이 전복 사고라도 냈다면 어찌됐을까. 이번 사태는 인천에서 음성으로, 다시 원주로 갔다가 군산으로 이동하는 위험천만한 곡예 주행이나 마찬가지였다. 이것이 폐기물관리법에 따른 정상적인 과정이었는지 꼼꼼히 짚어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지정폐기물공공처리시설(공공처리장)의 민영화 정책과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닐까. 환경부는 2001년 그동안 환경관리공단이 운영하던 지정폐기물공공처리장을 민간기업에 위탁관리 한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IMF 체제에서 공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한 ‘정부출연 위탁기관 경영혁신계획(1998.8.20)’에 따른 조치였다.


공공처리장은 1987년 10월 화성처리장 개소이후 우리나라 지정폐기물처리의 근간을 이루어 왔지만 민간업체의 처리능력 향상으로 그 역할이 감소되었고, 민간과 경쟁하는 관계로 대다수 처리장이 재정 적자에 허덕여 왔다는 게 당시 환경부의 판단이었다.


당시 공공처리장은 경기화성 외에 전북군산, 전남광양, 경남창원, 울산온산 등 5곳이었다. 지금은 군산 시설만이 위탁 운영되고 모두 민영화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와 환경공단이 공동으로 2017년 발표한 ‘지정폐기물 처리 및 발생현황’에 따르면 매년 지정폐기물 발생량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2013년 453만2106톤, 2014년 480만9744톤, 2015년 489만4793톤, 2016년 503만4948톤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자료를 보면 사업장폐기물과 의료폐기물의 증가가 눈에 띄고 있다.


최근 통신과 철도, 발전 시설에서의 연이은 대형사고들이 인건비 등을 줄이는 적자해소 정책에 따른 예고된 인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위험 물질인 지정폐기물 처리도 이젠 국가가 직접 나서야 하지 않을까? 경제 논리로만 입안된 2000년 전후의 환경정책 기조를 되짚어 봐야 할 때다. 재앙은 경제논리로 준비되고 있는지 모른다

김천수 기자  cskim3665@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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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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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호 2019-02-13 08:22:09

    민영화라는 명목하에 공공부분이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해서 위험 천만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수종말 처리장 쓰레기 소가장등
    공공부분 민영화를 다시 국가가 관리하는것이
    그나마 후대에 깨끗한 나라를 물려주는
    일이될거라 생각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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