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휴양 관광지 축사 허가 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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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휴양 관광지 축사 허가 웬말?”
  • 윤상훈 기자
  • 승인 2019.02.1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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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 봉양읍 명암리 주민들 거세게 반발
제천시가 가축 축사를 허가한 제천시 봉양읍 명암리 일대. 주민들은 청정 지역인 이곳에 축사를 허가해준 제천시의 처사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시가 허가를 취소할 때까지 반대운동을 전개한다는 입장이다.

청정 휴양도시 제천에서도 가장 친환경적인 지역 중 한 곳으로 불리며 한방특화마을로 각광받고 있는 봉양읍 명암리가 난데없는 환경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제천시는 지난 1월 21일 천년 고찰 백련사 바로 아래에 축사 신축을 허가했는데, 이를 놓고 주민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주민들은 “명암리는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백련사와 함께 사시사철 전국에서 찾아오는 감악산 등산객을 맞이하는 고장으로서 제천시를 홍보하는 대표적 관광 축”이라며 “이런 청정마을에 혐오시설인 축사를 허가했다는 사실을 납득할 수 없다”고 시를 질타했다. 이들은 “축사 신축 예정부지는 천년 고찰 백련사 바로 아래로서 마을로 볼 때에는 관문에 해당한다”며 “이곳에 축사가 들어오면 수질오염, 해충 창궐, 악취 등 재앙에 가까운 환경 문제가 발생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명암리는 마을 주민들이 식수를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어 축사가 들어설 경우 가축 분뇨로 인한 식수원 오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축사 예정지는 마을로 바람이 불어오는 이른바 ‘바람골’에 위치해 악취는 물론 모기, 파리 등 병해충 창궐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주민들의 우려다.

뿐만 아니라 이곳은 해마다 수많은 등산객들이 방문하는 감악산 자락에 위치해 있고, 백련사와도 지척 거리여서 실제 축사가 들어서면 주민의 환경권은 물론 지역 관광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제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명암리는 마을 전체면적의 95%가 산림으로 구성돼 산채와 약초 등 다양한 임산물이 자생하고, 봄이면 취나물, 고사리, 두릅, 곰취, 곤드레 등이 채취되는 한방특화마을”이라며 “이런 곳에 축사가 들어서면 제천에 얼마 남지 않은 청정자연지역 중 하나인 명암리와 감악산 주변 환경에도 적잖은 피해가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명암리가 자리 잡은 감악산 주변에는 민간신앙과 천주교, 불교 관련 유적지들이 산재한데다 2014년 조성된 명암산촌마을까지 운영 중이어서 축사로 인한 지역 관광산업 피해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며 “시가 너무 경솔하게 판단한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처럼 명암리 축사 허가 건에 대한 각계의 우려가 잇따르는 가운데 주민들은 최근 이상천 제천시장에게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사업 취소를 위한 대응에 나섰다.

주민 A씨는 “축사를 신청한 이는 이미 제천 곳곳에서 가축을 사육 중인 지역의 대표적 축산업자임에도 환경 혐오시설인 축사를 청정 지역인 명암리에 추가로 건립하겠다는 것은 돈만 쫓는 몰염치한 행각”이라며 “시가 공익을 최우선 판단기준으로 삼아 축사 허가를 취소할 때까지 주민 생존권 차원에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경 대응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제천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관련 법규에 저촉이 없는 상황에서 축사를 불허할 도리가 없다”면서 “축사의 설계와 건축 때 주민과 주변 환경에 피해가 없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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