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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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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들
  • 충청리뷰
  • 승인 2019.02.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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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 희 충북여성정책포럼 대표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세계가 감동한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해이기도 하고 시대의 요구에 모든 것을 던진 사람들의 함성이 들불처럼 온 누리를 가득채운 해이기도 하다.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올해 각계각층에서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많은 활동들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천주교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담화문을 내고 일제강점기 천주교의 잘못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공개적으로 처음으로 과거사를 참회하고 사과했다. 반가운 일이다.

“한국천주교회는 시대의 징표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채 민족의 고통과 아픔을 외면하고 저버린 잘못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성찰하며 반성한다”며 ”당시 교회지도자들의 침묵과 제재에도, 개인의 양심과 정의에 따라 그리스도인의 이름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한 천주교인들도 기억하고자 한다. 시대의 아픔과 좌절에도 쓰러지지 않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했던 그들을 본받고 따르기 위함“이라고 했다.

1909년10월 26일 하얼빈 역에서 안중근(토마스)은 초대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했다. 이 의거는 국내·외 뿐만 아니라 서구 열강이 주목한 국제적인 사건이었으나 의거 직후 당시 프랑스 선교사였던 뮈텔 주교는 안중근의 천주교 신자자격을 박탈하였으며 지난 1993년에야 비로소 복권되었다. 오늘 다시 그 분, 민족의 영웅 안중근 의사를 기억한다.

3·1운동의 경험은 한국여성사에 있어서도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알려지지 않은 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고 조국을 위해 희생하였다. 독립운동사 기록에 올라가지 못한 여성들, 이제 역사 속에서 그분들을 살려내고 기리는 일은 우리 후손들의 몫이 되었다. 여성 독립유공자는 2018년 기준 357명이다. 전체 유공자 15,180명의 2.4%에 불과하다.

인도의 민족지도자 네루는 그의 딸에게 옥중에서 196통의 편지를 보냈다. “한국의 젊은 남녀들이 이상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싸웠다. 그 투쟁에서 학교를 갓 나온 소녀들이 중요한 일을 했다는 사실을 알면 너도 마음이 끌릴 것이다.” 그는 딸 인디라가 위대한 민족의식을 가지도록 독려하기 위해 3·1만세운동에 참가했던 우리나라 여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했다.

영국의 저널리스트 프레데릭 아서 매캔지는 3·1운동의 현장에서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의 독립운동 Korea's Fight for Freedom』에서 3.1운동에서 여성들, 특히 10대 여성들의 역할이 두드러졌다고 적고 있다. 매캔지는 당시 어디서도 쉽게 만나기 어려웠던 여성들을 3·1운동이 벌어진 그 거리에서 만날 수 있었음을 기록한 것이다.

‘3·1여성동지회“가 조사·기록한 「전국시도별로 거행된 여성들의 만세운동」보고서에는 구체적으로 그 거리에 뛰쳐나온 여성들의 이름이 있다. 서울경성여고보의 최은희, 배화여고보의 김정애, 숙명여고보의 황현순, 이화여학교의 신마실라, 정신여학교의 김마리아, 진명여학교의 나혜석, 대구의 이순애,... 이렇게 한 줄의 기록으로 남은 10대 여학생들은 3·1운동을 조직화낸 주역이었다. 평남도청에 폭탄을 투척한 안경신, 김구의 어머니 곽낙원 ,안중근의 어머니 조성녀 마리아, 춘천의 여성의병장 윤희순, 여성광복군 1호 신정숙 등 많은 대한의 여성들이 독립운동 전선에서 치열하게 일제에 저항하다 산화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이름들, 잊혀진 이름들을 기억하고 되살려야 한다. 최근 나라를 위해, 정의를 위해 싸웠던 여성독립운동가와 여성독립운동사를 재조명하는 작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충청북도는 여성독립운동가의 흉상제작과 전시실을 마련하기로 하였다. 3·1운동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원동력이다. 우리의 영웅들을 기념하는 것은 그들의 용기를 기억하기 위함이다. 그분들로 인해 오늘의 우리가 있음이다.

이 순 희
충북여성정책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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