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사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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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2.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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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사이로 Ed.15+3AP/ 180×43cm/ 油性木版 2004년작

나무들 사이로 봄이 왔다. 대지는 푸르고 만물은 소생했다. 지난 2월 24일부터 부쩍 봄이 온 느낌이다. 봄빛이 짙어지면 이 작품 속 풍경이 펼쳐질 것이다. 봄이 온 것은 좋은데 그 놈의 미세먼지 때문에 걱정이다. 이렇게 맑은 풍경을 보는 게 소원이다. 미세먼지 걱정은 그만하고 시 한 수 읽자.

봄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 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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