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집 분위기, 좋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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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집 분위기, 좋잖아요”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03.0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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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표 ‘보름’ 대표

‘보름’은 지난 1월 충북도청 앞 레스토랑 ‘오월’ 2층에 문을 열었다. 홍경표(60) 대표는 “사람들과 가정집에서 밥한 끼 나눠먹자는 마음으로 가게를 열었다”고 말했다. 청주 토박이인 그는 올해로 33년차 사업가다. 설계를 전공했지만 우연한 기회에 장사를 시작했고, 이후 트렌드를 한발 앞서며 변화를 꾀해 성공을 거듭했다.

몇몇 브랜드를 성공시키며 의류업계에서는 꽤 유명한 장사꾼으로 통했다. 그가 몇 해 전 갑작스럽게 외식업에 도전했다. 홍 대표는 “상가를 운영하며 점점 밀려오는 대기업 매장들 앞에 의류매장이 설 곳이 좁아졌다. 이들과 맞서 자립하기 위해서는 돌파구가 필요했고 가족들이 함께 고민하다가 음식점을 차리게 됐다”고 말했다.

가게 이름에는 한자로 보존할 ‘보(保)’에 곳간집 ‘름(凜)’을 써서 마음을 채우는 아름다운 공간이 되라는 의미를 담았다. 그는 “공간을 통해 사람들에게 가정집에서 밥을 먹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식탁도 일부러 스크래치가 남은 제품을 골랐다. 사람들이 실수로 만든 스크래치마저도 언젠가 다시 찾았을 때 추억으로 남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문을 연지 한 달여 밖에 안됐지만 ‘보름’의 식탁에는 벌써 사람들이 새긴 기억들이 남아 있다. ‘보름’은 한마디로 퓨전 경양식 집이다. 다소 낯선 도전이지만 홍 대표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성공을 확신한다. 한 이웃은 “홍 대표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사람이다. 30년 전부터 지금까지 제일먼저 출근해서 자신의 점포와 인근 길거리까지 청소한다. 모든 일에 솔선수범한다. 인생 절반을 넘어 시작한 새로운 도전이지만 성실함으로 결국 성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웃들의 평가에 대해 그는 “직원들에게 일을 지시하기 전에 사장부터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직원보다 먼저 출근하고 늘 청소를 해둔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켜온 철학이다. 이를 지키지 않았으면 벌써 망했을 것이다”며 멋쩍게 말했다.

누구나 쉴 수 있는 공간을 꿈꾸는 ‘보름’에는 젊은 사람들로 붐빈다. 덕분에 거리에 머물 공간이 생겼고 인근에는 젊은이들이 운영하는 꽃집, 커피숍들이 들어섰다. 그의 공간으로 인해 거리가 변하고 있다. 홍 대표는 “성안길에는 대형 몰에서 볼 수 없는 개성 있는 공간들이 많다. 이런 공간이 모여 문화가 생긴다. 변화의 시작은 사소한 것부터다. 우선 ‘보름’이 누구나 와서 사진 찍고 싶은 장소가 될 수 있도록 공간을 아름답게 가꿔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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