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과 연극이 된 어느 카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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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연극이 된 어느 카페 이야기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9.03.07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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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향교 앞 핸드드립 카페 ‘이상’의 박재홍 대표
카페 ‘이상’의 박재홍 대표

청주향교 앞 로스팅 카페인 ‘이상’의 이야기가 책과 연극으로 만들어져 화제다. ‘이상’의 단골손님이었던 김선영 소설가가 이곳의 이야기를 담아 장편소설 <내일은 내일에게>를 지난해 펴냈고, 또 이를 원작삼아 만들어진 연극 <내일은 내일에게>가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 중이다. 공연은 파랑시어터에서 3월 31일까지 열린다.

‘이상’의 대표 박재홍 씨(38)는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2013년 청주 무심천변에 처음 카페를 열었다. 당초에는 있는 돈을 다 까먹을 때까지 그냥 가게 문을 열겠다고 생각했다. 커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큰 욕심이 없었다. 그냥 좀 쉰다는 개념으로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상’을 열면서 그는 커피머신도 사지 않았다. 커피도 따로 배우지 않았다. 오롯이 혼자 로스팅 하면서 감각을 익혔다. 지금도 핸드드립으로만 커피를 내린다. 직접 원두를 고르고 로스팅한다. 장독대에 미리 받아놓은 물을 사용하고, 가스불로만 물을 끓이는 등 그는 자신만의 비법으로 커피를 제조한다.

박재홍 씨 부부가 대학로 파랑시어터에서 열리는 <내일은 내일에게>공연을 보고 난 뒤 배우들과 찍은 사진.

그런데 금세 망할 것 같던 커피숍은 오히려 손님이 하나 둘 늘어났다. 사실 요리를 전공했던 박 대표는 커피숍을 1년 정도 하다 서울로 가서 야식집을 차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대로라면 평생 가게를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한다.

‘이상’에선 예상치 못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길고양이는 이곳의 마스코트가 됐고 프랑스로 입양갔다 청주에 살고 있는 부모를 찾는 김미진 씨의 사연이 ‘이상’을 통해 공유됐다. “원래 작은 가게엔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들게 된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서 서로 나눌 수 있는 따스함이 있다.”

그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 아내 또한 단골손님 중 한명이었다. ‘이상’은 2017년 향교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일요일은 쉬고 평일엔 오전 12시부터 밤 10시까지 문을 연다. 그는 가게 안에 ‘이보다 더 맛있는 커피는 외계인이 와도 만들지 못할 것’이라는 문구를 새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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