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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의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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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의 정상화
  • 충청리뷰
  • 승인 2019.03.0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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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원 근 법무법인 ‘청주로’ 변호사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이 커다란 사건이지만,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정치의 속성과 이미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구속 선례 때문에 크게 충격적이진 않았다. 그런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은 다르다. 전례가 없을뿐더러 그가 시민들의 인권 보호를 사명으로 하는 사법부의 수장이었다는 점에서 그의 구속은 전 대통령들의 구속보다 훨씬 더 충격적이다.

난 양승태의 구속을 지켜보면서 특권의식에 빠져있던 법원이 이젠 정상화되는 중요한 계기를 맞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충격과 정상화의 물결은 변호사, 검사를 거쳐 이제는 판사의 영역까지 파고든 것이다. 이것은 당연히 사회 민주화의 결과다.

법조계 정상화의 단초는 변호사 자격시험 합격자의 다량 배출이었다. 1963년 치러진 제1회 사법시험 합격자는 41명이었고, 그 이후 대체로 80명 선을 유지하다가 전두환이 집권한 1980년 300명으로 대폭 늘렸다. 1996년 500명으로 늘어났고, 그 이후 매년 100명씩 늘어나 2004년에는 1009명이었다. 2012년 로스쿨 출신이 배출되면서부터는 매년 2,000명가량이 새로이 법조계에 뛰어들었다. 엄청난 증가 속도다.

합격자 수가 얼마 되지 않던 때에는 변호사가 1년만 일해도 평생 먹고 살 것을 번다고 했다. 의뢰인이 변호사를 만나기 힘들었고, 일의 대부분은 사무장이 하였다. 변호사, 검사, 판사의 숫자가 많지 않다 보니 서로 다 알고 지내면서 술자리나 운동 등을 같이 하였다. 그 비용은 당연히 변호사가 부담하였다. 변호사들은 명절이나 인사이동 때 떡값도 건넸다. 사정이 이러니 공정한 수사나 재판은 기대할 수 없었다. 극소수가 법조계를 독점한 폐해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변호사 자격시험의 합격자가 대폭 늘면서 위와 같은 폐해는 점차 사라졌다.

경쟁이 극대화된 오늘날 변호사업계에서 사무장 없이 일하는 변호사들도 많다. 대다수 변호사들은 직접 서면을 작성하고, 법정에서도 판사는 변호사 주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따져 묻는다. 의뢰인들도 인터넷을 통해 판례 등 법률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변호사들은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수임을 위해서는 변호사 비용도 적정하게 정해야만 한다. 검사나 판사를 따로 만나 술을 마시는 일도 거의 사라졌다. 그렇게 할 경제적 능력도 안 된다.

검사도 상명하복의 내부질서에 따른 통제와 법원의 재판을 통한 통제를 받으면서 점차 순화되어 왔다. 스스로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고문치사나 간첩조작 사건 등이 터지면서 어쩔 수 없이 정화될 수 있는 계기를 만났던 것이다.

마지막 남은 영역이 판사였다. 판사는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지고지순한 임무를 맡고 있어서 오염될 가능성이 적다는 사회 분위기와, 실질적인 통제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아주 오랜 기간 개혁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

국민참여재판이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었긴 하다. 재판을 법률전문가라는 판사가 아니라 건전한 상식을 가진 일반 시민들도 하게 된다면, 판사의 잘못된 권위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현행 국민참여재판은 배심원들의 평결에 기속력이 없고, 최종적으로 판사가 결정을 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효과는 나올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주요 사법사안과 관련하여 정권과 거래하고 개별재판에 조직적으로 관여하였다는 혐의로 구속되면서,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시민들은 더 이상 판사들을 인권보장의 최후 보루라고 보지 않게 되었다. 어떤 방법으로든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맞닥뜨린 것이다.

여러 개혁 방법 중, 난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의 평결에 기속력을 부여하는 것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의 신설을 아주 중요하게 본다. 그동안 국민참여재판의 사례를 보면, 배심원들이 토의를 통해 내린 결론에 판사가 그대로 따른 비율이 90%를 넘었다. 특별검찰청인 공수처의 존재는 판검사 등 고위공직자의 부패를 상당 부분 해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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