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앵님’이 알려주는 2020 대학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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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앵님’이 알려주는 2020 대학입시
  • 충청리뷰
  • 승인 2019.03.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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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로 2023년까지 대학 입학생 수 9만명 줄어
김 재 훈 청원고등학교 교사대입 진학 칼럼니스트‘ 대한민국 교사로 산다는 것’ 저자

대한민국 고3은 누구나 초보 수험생이다. 그래서 수험생과 학부모는 늘 불안하다. 그러나 그 불안감은 약간 막연한 불안감이다. 웬지 알짜 정보를 몰라 손해를 보고 있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는 것인데 사실 그럴 필요 없다. 학부모들의 그런 불안감을 부추기는 세력이 있다. 단언컨대 입시에 대하여 이러쿵 저러쿵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은 ‘사’자가 들어간 사람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조용히 탐색하면 정보는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 요즘이다. 그런 조용한 탐색에 길을 안내해주는 선생님들은 학교에 다 계신다. 괜히 요란 떨 일이 아니다.

오늘은 그러한 정보 공유 차원에서 2020학년도 대학입시의 주요 이슈를 정리해 보았다. 총 10가지이다. 첫 번째 화두는 뭐니 뭐니 해도 학령인구의 감소이다. 작년 고3에 비해 7만 9천명이 줄어든다. 교육부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2023년까지 모자란 대입 학생 수가 약 9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9만 명이면 1,000명씩 뽑는 대학 90개가 사라지는 것이다. 대학의 구조개혁이 아니라 대학의 괴멸이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올해 입시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 인구감소에 따른 지나친 안전지원은 낭패를 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천천히 여유있게 기다리는 자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정시 확대 및 재수생 증가
두 번째 화두는 서울시내 주요대학의 정시확대이다. 지난해 3월 당시 박춘란 교육부 차관이 대학에 전화를 걸어 2020학년도 입시에서 정시확대를 요구했고 대학이 이를 수용한 것이다. 주요 10개 대학의 정시인원이 약 14% 가량 늘었다. 정확히는 서울시내 10개 대학 정시모집 인원이 9,238명에서 10,552명으로 14.2% 증가하였다.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파괴력이 큰 숫자이므로 수시에서 납치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아마 정시모집이나 추가모집 때 가면 나보다 수능점수가 한참 낮은 애가 높은 대학에 가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다.

세 번째 화두는 재수생 증가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재수생이 계속 증가되어 왔다. 재수생이 증가한 이유는 학종의 전면적 확대에 따른 미스매칭 현상 때문이다. 농어촌 학교들은 분명히 농어촌 전형이 있는데 여기에 더하여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도 어느 정도 유리함을 안고 대학을 들어가니 도시의 아이들이 차고 들어갈 파이가 적어짐으로서 재수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재수생 증가 추세에 더하여 올해는 작년의 불수능 여파로 재수생이 늘어났다.

네 번째 화두는 수능의 난이도가 어떻게 될 것인가이다. 작년의 불수능 정도까지는 아닐지라도 어려운 수능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수능을 놓고 완전 절대평가를 주장하는 세력과 이를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 그런데 수능 절대평가를 수능 무력화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국가가 시행하는 시험에는 공정성이 첫 번째 덕목이므로 상대평가를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특히 수능 출제위원으로 들어가는 교수나 교사들의 생각이 더 그런 것 같다. 왜냐하면 그들은 ‘평가’에 방점을 두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유행한 드라마 SKY캐슬 이후 학종에 대한 불신과 맞물려 어려운 수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섯 번째 화두는 학생부 글자 수 축소에 따라 양보다는 질로 승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부 기록에서 창의적 체험활동이 3,000자에서 1,700자로 줄었고,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도 1,000자에서 500자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집약적이고 내실있는 기록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여섯 번째 화두는 여전히 높은 수시비중이다. 정시가 확대되었지만 수시비중은 77%로 역대 최고이다. 수시에서 논술을 축소하여 정시 쪽으로 이동시켰기 때문에 학종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다. 대학에서는 그만큼 학종에 대한 신뢰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일곱 번째 화두는 영어 절대평가에 따른 영어 유불리 문제이다. 대학별로 정시에서 영어를 반영할 때 감점과 가점을 반영하는 대학이 있고, 비율을 반영하는 대학이 있다. 올해 서울대 정시에서 영어4등급 학생이 합격한 사례가 있다. 그만큼 감점을 반영하는 서울대의 경우 영어 영향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고려대, 성대, 중앙대, 경희대들이 감점이나 가점을 반영하는 대학이다. 반면에 연세대를 비롯하여 서강대 시립대 이대 외대 한양대 등은 비율을 반영하기 때문에 영어영향력이 막대하다.

여덟 번째 화두는 이과 학생들의 수학 ‘가’의 어려움이다. 수능에서 등급이나 표준점수는 집단의 성격에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는다. 소위 깔아주는 애들이 있어야 등급이나 표준점수가 높게 나오는 구조이다. 그런데 수학 ‘가’의 경우 6월 모의수능 이후 급격하게 이과학생들이 수학 ‘나’로 이동하기 때문에 수학 ‘가’를 선택한 학생들의 등급 하락이 나타난다. 특히 빠져나가는 재학생들의 자리를 의대를 희망하는 재수생이나 반수생 수학 고수들이 채우기 때문에 수학 ‘가’에서 높은 등급을 맞는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

지방인재 특별채용제도
아홉 번째 화두는 대학졸업 후 지역인재 특별채용 제도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지방대학을 살리기 위한 일환으로 각 혁신도시에 들어선 공공기업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2023년까지 최대 30%까지 지역인재를 특별 채용하도록 한 것이다. 작년부터 의무적으로 18%를 채용하기 시작하여 올해도 순차적으로 늘려갈 것이다. 강원랜드 취업비리 이후 공개채용에 있어서 공정성이 한층 더 강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 ‘지역인재 특별채용 제도’는 자신이 수도권대학으로 진학할 것인지 지방 거점 국립대로 진학할 것인지를 결정할 때 하나의 선택요소가 될 수는 있다.

마지막 열 번째 화두는 학종의 공정성 문제이다. 교육부에서 매년 대학을 심사하여 내려보내는 돈이 있다. 이른바 고교교육정상화 기여대학을 선발하여 지원해주는 돈이다. 올해부터는 이 심사기준에 학종의 공정성 확보를 넣어 심사한다. 대학이 학생부 종합전형을 운영하면서 얼마만큼 공정하게 하였는지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학종의 확대에 방점을 두었다면 지금부터는 공정성에 방점을 두겠다는 의미이므로 학생들이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지원할 때 이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2020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주요 화두가 되는 10가지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누구나 초보 수험생이다. 자신의 페이스에 맞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원서를 넣는다면 하늘도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수험생의 길은 장기 레이스이다. 그렇기 때문에 컨디션 관리가 제일 중요하다. 마라톤 선수는 급하게 달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결코 걷는 일은 없다. 오버페이스 없이 꾸준히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해야 슬럼프 없는 수험생활을 할 수 있다. 모든 수험생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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